맛있는 게는 다 먹고 없어서
사진은 딴곳에서 옮긴 것이다 .
어젠 몸이 이상하게 안 좋아서 하루종일 누워 지냈다 .
온몸에서 기가 없어진듯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
습관처럼 아침에 막내 등교 시키고는 ( 등교 준비 하는데 1시간 걸린다 ) 다시 누워 있다가 11시넘어 늦게 일어나서
남편에게 베겔을 토스터에 구워 크림치즈를 발라 주고는 또 그대로 이층으로 올라와 누워지냈다 .
딱히 어디가 아픈것도 아닌데, 아무것도 할 수 없어지는 증세 ...
보통때는 8 ~10시면 아침으로 베겔을 주고, 점심을 12~1시쯤 주고, 저녁을 6시쯤 했었는데..
점심도 못해 준채 저녁은 남편밥을 굶길수가 없어서 나가 먹자고 했다 .
우리가 외식하게 되면 꼭 한국 음식점으로 가자던 남편이 , 자기가 보기에도 아픈사람 같던지 어제 저녁은 내가 좋아하는
월남 국수집으로 갔다.
얼큰하게 간 고추를 잔뜩 넣어 먹고 들어오는 길에, 막내 저녁은 맥도날드에서 사 가지고 왔다 .
푹 쉬어서 일까? 이제 정신이 조금 차려지기 시작하는 중이다.
무력감의 원인이 무엇 이었을까 ? 곰곰히생각 해 보니 Blue Crab(게) 때문이 아닐까?
몇일전 요리방에서 본 병애의 양념간장, 쯔유를 만들어 보려고 필요한 재료를 사기위해 한국 마켓 ,
한아름에 갔었다. 해산물쪽에 보니 살아 움직이는 게가 아주 실하게 보기 좋아서 집게로 봉투에 잡아 넣고 있는데
그곳에서 일하는 아저씨가 지금 쿠폰사용 할인 세일을 해서 파운드당 99c 한다는 것이다 .
7 마리 정도 사다가 게찌게를 하려다가 간장 게장도 하고 싶어서 18 마리나 사왔다 . 값이 $5.72 였다. 무지 싸다.
집에 오자마자 물을 끓여 큰그릇에 쏟아놓고 부어서 죽인다음 솔로 박박 겉을 닦아내고 냄비에
미소 된장 두스푼 넣고 물과 끓인 다음 순두부 넣고 파를 위에 얹고 게찌게를 끓인다.
생강, 파, 마늘 가늘게 채썰어 게장에 넣을것을 미리 준비해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 간장에 소금과 물을 넣어
끓이는 동안 게딱지에서 모래주머니를 떼어내고 아가미를 뜯고 손질하기 시작했다 .
세상에 !!! 게딱지 마다 노랗고 주홍색인 알이 가득가득 들어 있는거야 .
그날 저녁은 게찌게를 아주 맛있게 먹고 , 손질한 게를 다시 채곡채곡 큰 프라스틱 그릇에 담은 다음
어중간히 식은 간장을 부어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밤 11시 넘어 잠을 잤어 .
다음날 아침 냉장고에서 꺼낸 게장에서 간장을 따라내어 한번 더 끓여서 식혔다가, 전날 만든
생강, 파, 마늘등을 가늘게 채 썬것에 참기름, 볶은 통깨를 넣고 손으로 섞은다음 게딱지 마다 젓가락으로
양념 썬것을 조금씩 넣고 도로 게를 닫은 다음 그 위에 식은 간장을 부어서 냉장고에 넣었다가 먹기 시작했어 .
남편이 먹을때 마다 ' 아주 맛있다 '는 소리를 해 주니까 신바람이 나더라 . 막내까지 게알과 게살을 꾹 눌러짜서
밥을 비벼 주니까 밥 한톨 남기지 않으려고 열심히 먹고 ...
그러나 그 맛있던 게장도 3 일쯤 지나니 거의 없어지더라.
또 한아름에 가서 이번에는 두개의 큰 종이 봉투에 가득히 사왔지. 53 마리인데 $ 15.25 이 더라.
이번엔 김장 담글때 쓰는 큰 스텐양푼에 게를 모두 쏟아놓고 같은 방법으로 손질을 하고... 양념을 듬북히 썰어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간장을 끓이는 동안 모래 주머니를 따려고 게딱지를 뜯기 시작했어 .
맙소사 ! 정말 이럴수가 있는거야 !?
53 마리가 다 속이 텅~ 비어 있어 .
겨우 3 일만에 다시가서 샀는데 어떻게 이럴수가 있는거야 ?.
피곤해도 맛있게 먹어주던 남편과 막내를 생각하며, 그 많은 게를 손질 하느라, 손가락 몇군데를 찔려 피가 나도
아무렇지도 않았고 , 밤 12시가 다 되어 가는데도 열심히 게장을 담그느라 손질 했었는데 ...
파는 사람도 속이 비어 있다는 소리를 안 해주고, 어떻게 그것을 미리 알고 안 사올 수 있을까 ?
그렇게 게를 손질 해 놓고 나서 다음날 아침에 먹어보니 맛도 없고 ...
그리고는 이상하게 기운이 없어져서 어제는 하루종일 누워 지냈는데 ...
고놈의 BlueCrab 때문인것 같아 .
몸살이라는게 이런 증세인가봐 ... !!!
그래도 노란알이 들어 있다면 게를 더 사고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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