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장 인순에게

푸른하늘 파란하늘 2011. 10. 23. 03:00

                                                                                                                                           4월 30일 2011

인순아 잘있었어 ?                                                        

오늘 동창난에 들어가 미국왔을때 친구들이 찍은 사진을 들여다 보게되었어..네가 아픈사람 같더라..어디 아프니 ? 건강해라.

소식지도 열심히 보내 주었던 네게 감사해.

 

올 3월5일에 결혼한 큰딸아이의  상견례를 작년 10월초순경 California에서 했어. 물론 안갔다해도 내사정이 친구들 만나러갈 형편은 아니었겠지만,  아마도 지금 쯤이었으면 갈수도 있었을텐데..

왜냐고 ?  요즘 집에서 쉬게 된것이 한달이 넘었어.

 

내가 현관문만 열고 나오면 , 바로 거기에 위핑체리 나무가있는데 어미새가 알을 품고있다가 화들짝 놀라서 날아 오르곤 했었는데

, 요놈이 내가 자기를 해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지 문앞 벤치에 앉아 있는데도 꼼짝 안하고 있다.

연한 핑크꽃을 잔뜩 피웠었는데 핑크 눈송이를 화단이나 주변에 소복히 쌓이도록 떨어놓더니 이젠 파란잎이 가득달려있다.

그리고보니 오늘이 4월30일이니까  5월이 곧 오는구나.

 

하루종일 컴퓨터로 한국연속극도 보고, 연예프로그램도 보고, 신문도 보고, Daum 넷에 들어가 이것저것 보다가

집안에만 있고 싶지 않아서 벤치에 앉아 이렇게 편지쓴다.

 

손희자가 보내준 씨앗을 올해에는 여기저기 많이 뿌렸더니 다 나오는것 같은데 쑥갓이 안보이는것 같아 ..  좀더 기다려 봐야지..

다음주 수요일엔 L.A에가려고 해.. 이곳서 결혼식하고 피로연도 했는데 신랑쪽 식구들이 한번더 리셉션을 한다고해서 가보려고 ..

얘들은 같은 교회서 몇년 알고 지내다가 ( 사위는 U-penn에 공부하러 왔다가  우리딸을 알게 되었지) 사귀게되고 약혼하고

결혼하기까지 곁에서 지켜보면서 그저 하나님께 감사해..

둥지에 앉아있는 어미새의 앉은 자리가 자꾸 바뀌는것을 보니까  알을 품을때 골고루 따뜻하게 해주느라 그러는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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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1일 2011년

 

인순아 ! 우연히  "재미있는글"쪽을 보다가 네가 올렸던  "같은 주방기구찾기 게임"이 있더라.

그러기전엔  "같은색깔 공 맞추기" 게임을 열심히.. 아주 열심히해서 나때문에 조회수가 무척 올라갔단다.

남편이 "운영자가 컴퓨터 보면 당신이 지금 게임 하는것도 알게될꺼야, 종일 당신처럼 게임이나 하는사람이 몇이겠냐"고 하기에

 "난 상관않해. 내가 종일 게임을 하던말던 그런것에  신경 쓰는사람이 있던 말던..."  그렇게 했었는데  네것을 발견하고는

 며칠동안 새벽 1시~ 6시까지 정도로 했더니 이젠 지쳐버렸다.  난 컴퓨터 게임 쉬운것으로 찾아서 열심히 하는 편이야.

사실 지금은 남는것이 시간이니까.

 

오늘이 7월 1일 이라네.. 남편에게 조금전 오늘이 며칠이냐고 물어 봤거든..

아침 5시반에 마당에 나가서 잔디밭에 물을주고 들여다보고 30분 정도 있다가 들어왔다.

집옆쪽으로 작은밭을 만들고 거기심은 열무,갓,깻잎,고추,가지,호박등에 물을 주는데  오늘처음으로 호박꽃이 피었더라.

어느가을 스프링쿨러에 물기를 빼어 겨울을 나게되는데 ,갑자기 겨울처럼 11월중순경에 추위가와서 얼어터진후

고치지를 않아서 손으로 물을주고있어. .  남편은 물값 많이나온다고 못고치게한다 . 답답한 구석이 많은데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내가 포기하고 져 주는게 할수있는 일인것 같아서 그렇게 세월이 흘러.. .결혼한지 30년이 넘었구나.

 

우리동네는  스프링쿨러 없는집이없어. 다들 파란잔디가 보기 좋은데 우리집은 구석진곳이 노랗게 되어있어서

물주는일에 부지런 해야되.

 

산책을 하는 인도사람들이 많아.  그들에게는 내가 유명한 사람(?)인가봐.

어느날은 한 인도여자가 내 난초꽃(보라색)을 들여다보고 떠날생각을 않하기에 ' 왜?' 하고 물었더니 너무 예뻐서 그렇다는거야.  조금만 주었으면 좋겠데. 그래서 주겠다고 했더니  그다음날엔 두명의 인도여자가 들렀어. 보는자리에서 삽을들고 두덩어리를 파서각각 들려 보내려는데 ' 벨라'라는 여자가 보는 화초마다 욕심을 내는거야. 저거 작은것을 주면 잘 키울수 있다는거야 ,

그래서 내가물었지  " 너는 내게 무엇을 줄수 있는데 ? " 

그랬더니 처음왔던 여자가 눈섭을 치켜 뜨는거야. 그제서야 자기도 노란 난초꽃이 많이있으니까 가져오겠다고 하였지.

그리고 한참 시간걸려(한달이 지나서) 가져오긴 했지만 내 화초에 욕심을 더 내는거야.

 

나는 무엇을 남에게 주면서 네것도 내놓으라고 하는 성격이 못돼. 그런데 너무 염치가 없어보여서 그랬던 것이지.

 

그리고 또 얼마전이었어.

또 앞정원에서 일하고있는데 산보길에 ' 네쪽으로 가도 되겠니?'하고묻기에 그러라고 했더니, 일하고있는 내 옆으로와서 자기집에한번 오라는 거야.

참, 그전에도 산보길에 4번정도 놀러오라고 했는데 안갔었지. 그러니까 다섯번째로 내옆에 까지와서 청하는데 안가는 것은 사람을얕보기 때문이라는 인상을 줄것 같아서 가겠다고 약속했지.

그 다음날 아침이었어. 막내가 집앞까지 오는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길 건너편으로 걸어가는거야.

5번이나 오라는 부탁을 거절 할수없어서 따라갔지 .  우리집에서  3분 거리에 살더라.

 

차고 세대짜리 저택에 스프링쿨러 물에 잘 자란 파란잔디가 잎뒤로 보기좋은 집이었지.

자기는 수학선생님이었고 지금은 책을 쓰고있데. 1/2 에이커 정도되는 땅 구석구석에 멀치를 덮지않아서 각종 잡풀이 자라더라.

나보고 아이디어를 내라면서 우리집 구석구석에있는 화초는 다 옮겨보고 싶은 모양이야.

언제보았을까? 우리 뒷마당에있는 대나무를 이곳에 옮겨심고 싶고  포도나무도 심고.... 끝이 없었어.

남편에게 대나무를 조금 파달라고해서 '시라'네 집에 각종 꽃모종과 함께 직접 가져다 주었어.

 

그런데 엊그제 일이야. 또 정원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젠 묻지도않고 내 옆으로 오더니 자기 친구들이 대나무를 보고 다들 갖고싶어한데 . 나보고 너희 대나무 좀 보자고하여 뒷마당으로 데려갔더니 자기들이 와서 더 파가겠다는 거야.

나는 잠잠히 있었어. 그러더니 포도나무도 있냐는거야. 있다고 했더니 보여달래.

은근히 기분이 않좋은거야. 주어도 주어도 끝이 없잖아. 우리동네 사는 인도 사람들에게 대나무를 다 주면 우리 대나무숲이

사라지겠잖니 ?  어떻게 생각을 해야할지 ....

 

남편에게 말했더니 " 며칠전에 한그루 주었는데, 남의 집에까지 와서 파 가겠다는게 무슨소리야? "   "그럼 어떻게하지? "하고

내가 물었더니,  남편이 안된다고 했다고 차갑게 잘라 말하라는거야.

그런데 이 인도여자는 그 좋은 머리로 어떻게든 남의것을 자기것으로 만드는 재주가 뛰어난것 같아. 목소리도 조근조근하고

얼굴도 교양있고- 품위가 있어보이던 여자였어.

해마다 미국에선 '스펠링-비' 우승자가 인도 아이인것을 너는아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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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순아 !

네게  이런 편지를 보내도 되니?

네가 키우는 꽃들이 나로하여금 이렇게 편지를 쓰고 싶어지게한다.

꼭 건강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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