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 아네모네꽃.
오늘이 9월26일 일요일이다.
나흘뒤면 벌써 10월이라니 참 세월 빠르다.
10월이면 가족들 생일이 많은 달이다.
교회앞에 차를 멈추고 헌금박스에 헌금을 넣었다.
오늘은 맑은 하늘에 바람이 선선한 일요일이다.
이런 날 어디고 돌아 다니고 싶은데,
어떻게나 잠이 쏟아 지는지 교회파킹장에서부터
졸다가 교회 예배가 끝난후 곧장 집으로 돌아 왔다.
덥던 8월에는 잎만 무성하더니 9월에 꽃이 피는 나팔꽃.
부지런한 남편은 집에 오자마자 정원을 앞뒤로
돌아 다니면서 무엇인가 옮겨 심고 있었다.
집에 돌아와 잠깐 졸다가 생각해보니
그제 담은 고춧잎김치가 너무 짜서
어제 사온 꽈리고추와 뒷마당에서 더 딴 고춧잎과
엿기름을 먼저 담은 고춧잎에 섞어 넣었다.
아직도 풋고추가 달려 있는 고추나무를 다 뽑지는 않았다.
초록사랑초잎에, 꽃이 연한 핑크색과 흰색이 섞여 피었다.
큰찜통에서 끓이던 설렁탕 국물을
플라스틱 국통 12개에 담아서
냉동고에 얼리고,
남은 뼈에 물붓고 다시 끓이고 있다.
내일 월요일 1시30분경에 학교가 끝난 엘라노아를
데리고 오겠다는 큰딸의 전화가 있었다.
손주들을 위해 닭다리찜을 하려고
얼린 닭다리14개를 녹이고 있고,
아까 MANASSAS(마나사스) H-마트에서 사온
소불고기감과 돼지불고기감으로
내일아침에 양념에 재워 두려고 한다.
남천열매가 익어가는 중이다.겨울이면 빨간색이 된다.
이상하게 일요일이면 편히 쉬어야 한다는 생각때문인지
내가 내게 '자라!'고 최면을 거는지 계속 졸게 된다.
그래도 할일은 해야 하기에...
졸다가 일어나 저녁으로 물냉면을 만들었다.
미리 삶아놓은 계란과 썰어 놓은 오이와
삶아서 썰어둔 고기가 있었기에
냉면사리만 삶으면 간단하게 먹을수 있었다.
내일은 음식만드느라 바쁠 날이다.
손주들 먹을것 만들 때는 졸지 않는다.
요즘 구름이 참 곱다.나팔꽃위의 하늘.
O X O X O X O X O
25일 토요일 아침이다.
밤새 푹자고 아침6시20분경 일어 났다.
내가 새벽에 추워서 점기담뇨를 켜고 자는데,
남편은 덥다고 이불 위에서 잠을 잔다.
최고기온이 섭씨23도에 아침에는 섭씨10도인데,
내게는 아침이 춥다. 그런데 젊은 딸들은 덥다고 ...
둘째가 주문한 무공해(Organic) 식료품이 새벽4시~6시에
도착한다더니 문앞에 3봉투나 놓여 있었다.
엊그제 LA마켓에 가서 식재료값을 $235이나 지불했는데,
둘째먹으라고 만든 한식을 맛만 보고,둘째는
자기가 주문한 식재료로 끼니를 먹고 있다.
뒷마당에 심었던 마가렛꽃은 벌써 피고 지었는데
앞마당 위핑체리나무 그늘에 심었던 꽃은 지금 피고있다.
고교때부터 음식만드는 일에 둘째의 취미가 있어서
요리반에 들어서 배운 것을 집에 와서
온통 맛잇는 냄새를 피우며 실습을 하곤 했었다.
만들어서 가족들에게 먹으라고 요리를 해주곤 했다.
큰딸도 동생이 만든 음식을 맛있게 잘먹었다.
가까이 있으면서도 멀리 느껴지는 둘째에게는
내가 편하려면 보고도 모르는 채 하는 것이 좋다.
하루 식사도 여러번 하고 있다.
집에서도 인터넷으로 일을 하면서
10분 휴식시간마다 간식을 챙겨 먹는다.
며칠전 둘째가 외할머니께 인사드리러 친정에 가던날 차속에서
둘째가 어릴때 내가 큰아이와 차별했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나는 전혀 기억도 안나는 일이라 너무 당황했다.
"어릴때 좋은 일도 많았는데,어찌 넌 그렇게
나도 기억에 안나는 안좋은 일을 기억하느냐?"고
말하다가 속에서 화가 났다.
둘째속에 무슨 일들이 나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여직껏 품고 살고 있는지 통 종잡을 수가 없다.
둘째가 온다고 해서 전날부터 잠도 설쳐 가면서
음식을 만들던 내가 무색해졌다.
그래도 된장찌개,김치찌개,해파리냉채,
소꼬리찜도 맛있게 먹기는 했다.
큰딸이 27살에 결혼을 해서
아이를 데리고 행복하게 사는것에 화가 난것일까?
언젠가 둘째가 언니처럼
자기도 일찍 결혼해서 아이낳고 살고 싶었다고 ...
누가 둘째보고 박사과정까지 공부하라고 말한 적이 있었나?
둘째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평범하게 사는 일이 부러운 모양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결혼해서 살면 되는데....
그런데 텍사스에서 살게된 것에 대해
나를 원망까지 하고 있다.
내가 텍사스로 둘째를 쫒아냈다는데,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둘째는 자기 속 얘기를 잘 말하지 않는다.
큰딸은 그날 일어난 무슨 일이고 집에서 다 얘기를 했는데,
둘째는 다 결정해 놓고,나중에 마지막 통보만 했었다.
둘째가 대학때 영국간다고 비행기표를 사놓고,
전날 통보를 했었다.
"왜 미리 말을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분명히 엄마는 못가게 할텐데 왜 미리 말을 해요?"라고 했다.
둘째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생각을 할수 없었다.
그당시 머리를 망치로 맞은듯 했었다.
대외적으로는 사람들이 둘째 칭찬을 많이 했다.
누구에게나 어른들께 인사를 잘하고,예의바르고,
친절하고,누구든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을 잘 도와주고...
둘째가 고등학생 일때부터 교회 어른들이 자기아이들을
방학때 지도해 달라고 부탁하시는 분들이 몇이나 되었다.
나는 그런 둘째가 참 자랑스럽고 고마왔다.
나는 둘째를 짝사랑하는 중이다.
큰딸이 "엄마 ~! Jenn도 결혼하고 아이낳으면
엄마께 대한 생각이 달라질 거예요.
저도 결혼하고 난후 엄마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 졌어요."
결혼한 큰딸이 이렇게 말해줘서 고맙고,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사진은샤워룸 문틀을 고치기 전이고,
두번째 사진은 완성한 후의 사진이다.
오늘 친정에 11시 넘어서 갔다가 샤워룸 문을 다 마무리했다.
91세 어머니께서 점심을 먹고 가라고 하셨지만,
막내를 두고 와서 집에 가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1시반에 돌아왔다.
어머니께 또 오겠다고, 문 꼭닫고 계시라고 말씀드리고 친정을 나왔다.
집에 와보니 둘째는 방에서 컴퓨터로 일을 하고,
막내도 컴퓨터 보느라 조용하다.
가을 국화꽃이 집정원에 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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