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하얀 눈위에 여우 발자욱

푸른하늘 파란하늘 2021. 2. 2. 06:37

 

어제 새벽부터 눈이 내렸다.

그제 파란하늘에 햇빛이 환한 날이어서,

그 다음 날인 어제

전혀 눈이 올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 일기예보처럼

어제 일요일 새벽부터 눈이 내렸다.

교회는 눈때문에

취소한다고 이메일을 받았다.

 

 

눈이 낮에도 계속 내렸는데,

오후 4시부터는 비도 내렸다.

 

 

눈이 비로 녹지는 않을까 생각했는데,

조금 오던 가는 비는 저녁에 멈추고

여전히 창밖은 흰세상이었다.

 

 

흰눈 덮힌 세상이 너무 아름다왔다.

 

 

현관 문 입구쪽에,정원에 있던 눈과

차위에 쌓인 눈으로 눈사람을 만들었다.

무릎을 세우고 앉아 있는 여자를

대강 만들고 들어왔다.

 

 

추울까봐 옷도 여러 겹으로 많이 입고,

털장갑 속에 일회용 장갑을 끼고

눈사람을 만들었지만 ....

 

 

추위를 잘타는 나는

추워서 잘만들고 싶은 생각을

접고 집으로 들어 왔다.

 

 

젊었을 때는 눈이 내리는 날에

추운 줄도 몰랐던것 같은데,

눈사람 만드느라 추워서 집에 들어 왔다가

조금 젖은 옷을 갈아 입고

다시 집밖에 나가려고 했는데,그러고 싶지 않았다.

 

 

눈사람 여인이

작은 칼과 수저로 더 오래 다듬으면

보기좋게 괜찮아 질지도 모른다.

 

 

오늘 월요일 아침에는

흰눈이 쌓인 것이 보이지만

기온이 영하 1도라는데 얼었을 것이다.

오늘 오전11시부터 오후6시까지

또 눈이 온다고 한다.

 

 

아침으로 BLT를 먹은후,

뒷마당에 나가고 싶었다.

 

 

쌓인 눈위에 비가 내려서 겉이 얼어 

발자욱을 내디딜 때마다

바스락 거리며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뒷마당으로 철책담 가까이에

여우 발자욱이 보였다.

 

                                          눈위에 여우발자욱이 보였다.

                                 담넘어로 나왔다가 담뒤로 들어간 자욱이었다.

 

 

그동안 음식물을 다듬고

남은 찌꺼기를 담넘어로 버렸더니

담근처로 그것을 먹으려고

여우가 자주 나타 났었다.

 

 

오늘 먹을 것들을 어제 미리 꺼내서 녹이는 중이다.

 

 

페치오에 녹으라고 물에 담가둔

꽁치 9마리를 어서 다듬어야겠다.

담넘어로 버리면 와서 먹을 것이다.

여우들은 이렇게 눈이 쌓인날

먹을것 구하기도 쉽지 않을것 같다.

 

                                        담넘어로도 여우발자욱이 보였다. 

 

 

꽁치를 다듬고,시금치 콩나물,

숙주나물,부추를 다듬고 씻었다.

꽁치찌꺼기는 여우먹이로 뒷마당 담넘어로 버리고,

부추는 겉절이로 무치고,나물은 살짝 삶았다.

만든 나물로 점심에 비빔밥을 먹었다.

 

 

오랫만에 새모이를 새모이 그릇에 담았다.

그밑에  새모이를 두개의 그릇에 담아서 두었다.

한참 지난후에 새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새들의 세계에도 약육강식과 서열이 있어서인지 

먼저 날아왔던 새도

나중에 나타난 새가 강하면 다른 데로 날아갔다.

 

 

같은 새 끼리도 강한새가 약한새를

쫒아내고 먹이를 차지했다.

진작부터 새들에게 먹이를 줄것을 하는 생각을 했다.

40파운드 자루에 사둔 새모이가 아직도 많다.

 

 

눈이 내린 어제 큰딸 가족 6명은

다들 눈쌓인 언덕에 나와 있었다.

 

 

눈쌓인 언덕에서 

사위와 손주들이 날도 추운데,다들 나와서 썰매를 탔다.

큰딸이 아기얼굴도 안가리고 눈위에 앉아서 보고 있었다.

케서린이 썰매타는 것을 보고 있었을까?

 

 

조금전 Mrs.Gray로부터 전화가 왔다.

지금 어디냐고 묻더니 잠깐 들르겠다고...

이 눈오는 날 그냥 집에 있지 왜 오느냐고 했지만

답답해서 나오고 싶어서 나오는것 같았다.

 

 

뭔가 줄것이 있는 모양인데

고맙다고 말했다.

뭔가 주고싶어 하는 사람으로부터

받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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