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목요일 아침에도 아침 안개가 짙은 날이다.
뒷마당에 나가보니
뒷마당숲 넘어로 뿌연 안개가 보였다.
나는 안개낀 아침이 좋다.
너무 멋져 보인다.
오늘은 어떤 날일지 모르지만
섭씨25도의 좋은 가을 날이다.
큰딸이 새우튀김이 먹고 싶다고 해서
만들어 가져다 주려고 한다.
어제도 오늘처럼 아침안개가 보였던 아침이었다.
그제 끓여서 보냈던 미역국이 상했다고 해서
어제 새로 끓인 미역국을 가지고 큰딸집에 갔었다.
미역국을 먹을때마다 끓여서 먹으라는
말을 안해주니 사위가 몰랐던것 같다.
그제 화요일 저녁,
병원에서 돌아온 큰딸집에
그동안 우리집에 며칠 와있던 손주들을 데리고,
미역국과 갈비찜과 반찬몇가지를 가지고 갔다.
마스크를 하고 큰딸집에 들어 갔다.
사위도 큰딸도 마스크를 하고 있었다.
소파위에는 아기가 뉘워져 있었고,
새로 태어난 케서린이
엘리자베스,테디,앨라노아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것이
포장되어 있었다.
한사람씩 선물을 뜯고 좋아 하는데,
큰손녀 엘리자베스가
"엄마! 이것 아마죤에서 엄마가 주문해 놓고,
왜 아기가 선물했다고 하셔요?"
이제 8살인 엘리자베스는
엄마의 선물이 어떻게 온것인지 잘알고 있었다.
3살 엘라노아는 새아기를 보면서 표정이 떨떠름했었는데,
선물을 뜯고서야 웃는 얼굴로 아기얼굴을 만졌다.
미국의 젊은 엄마들이 새아기를 보는 다른 아이들을 배려해서
선물을 주는 일은 참 좋은일 같아 보인다.
그제 저녁 집으로 온 내게 카톡으로 큰딸은
미역국이 너무 맛있다고 했다.
그리고 아침에 카톡이 보이기에
미역국이 또 맛있다는 줄 알았더니
그 큰찜통으로 끓여보낸 미역국이
아침에 다 상했다고.....
미안하다고 하는 딸에게 아니라고 말하고
다시 미역국을 끓여서 어제 가져다 주었다.
당연히 미역국을 먹을 때마다
다시 끓여서 먹을 줄 알았는데.
말을 안해주면
사위가 다시 끓이는 것을 알리가 없다.
어제 아침 미역국을 끓이고 있는데,
Mrs.Gray로부터 전화가 왔다.
줄것이 있다면서 잠깐 들르겠다고...
나는 일요일 아침에 내게 화를 냈다고 생각했던
Mrs.Gray로부터 우리집에 오겠다는 전화를 받고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조금 당황 스러웠다.
잠시후 Mrs.gray가 벨을 눌렀다.
나가보니 큰가방에 잔뜩 무엇인가 가져오고
또 1 Liter 크기 병에 담은 들기름이 있었다.
내가 "일요일 내게 주보 안가져다 준다고
화낸것 아니었냐?"고 물었더니
화를 낸것이 아니었다고 대답했다.
자기는 그냥 말했던 것이라고...
나는 "내게 화를 낸것으로 알고 Mrs.Gray하고
거리를 두어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더니
자기는 전혀 화를 낸적이 없다고....
그래서 내가 알았다고 대답했다.
내게 한국에서 가져온 물건들이 상당한 량이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많은 선물을 주었는지 모르겠다.
내가 한국가서 쓰라고 준 돈보다 더 많이 쓴것 같았다.
자기가 없는 동안에
자기남편에게 점심사다 준일이 너무 고맙다고 했다.
그래서 감사해서 주는 선물이라고 했다.
문앞에서 물건을 받고,
Mrs.Gray에게 잘가라고 인사를 했다.
불과 2년동안 교회를 통해서 만난 Mrs.Gray에 대해서 잘 모른다.
나는 친하면 더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비해,
Mrs.Gray는 친하면 말도 쉽게 하는
사람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 말을 쉽게 하면서
사람을 알고 지내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Mrs.Gray와는 앞으로도 계속
내방식대로 알고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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