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스크랩] 어제 있었던 일

푸른하늘 파란하늘 2012. 12. 24. 03:25




                                                                                                                 

LA 더운곳에 있다가 여기 추운곳으로 온  나는 괜찮은데,

그동안 아내없이 살림하기가 힘이 들었던지

남편이 감기로 끙끙 앓고있다.


그래서 닭 한마리를 장에서 사왔다.

한국서 감기에 걸린 사람이 얼큰한 콩나물국을 끓여 먹듯이

미국에서는  치킨숲( Chicken Soup )을 끓여 먹는다 .


내가 켈리포니아에 가있는 동안 남편은 그럭저럭 이웃들이 가져다 준

반찬이나 국으로 먹고 살았는지, 집에와서 보니 사야 할

식료품이 너무 많았다.

화요일에는 텍사스에 가있는 둘째가 집에 온다고 해서

생선이며 각종고기(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며 채소며 잔뜩 사게 되었다.


큰갈치 두마리와 고등어 5 마리,생태 2 마리를 손질 해 달라고

생선 파는곳에서 기다리며 서 있었다.

그때 어디서 많이 본듯한 여자분이 생선마다 코로 가져가 냄새를 맡고 있었다.

그러자 일하시는 분이 '그렇게 코에 가까이 가져가서 냄새를 맡으면 안되요'라고 한다.


그분은 같은 교회 다니시는 ' Dr 장 '이셨다.

인사를 하자 ' 언제 왔어요 ?'라고 물으신다.

" 네, 지난주 화요일 12-11일에 왔어요." 그랬더니

" 아 - 글쎄 저번에 사간 생선이 상한것을 사 간 적이 있어서.."

조금전 상황을 설명 하는것이었다 . 연어를 사시려는것 같았다 .


그때 내가 손질 해 달라던 생선이 나왔으므로

인사를 하고 계산 하는곳으로 나왔다 .



                                                                  동네의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 놓은집


크리스마스때면 세 아이들과 식탁에 앉아 저녁을 같이 했었는데

큰아이는 손녀를 낳은지 얼마 안되어 켈리포니아에서 보내고

' 요리하기 좋아하는 ' 둘째가 햄을 굽겠다고 하니

올해에는 차려주는 둘째의 음식만 먹어야 겠다 .


어제는 큰아이로부터 전화가 왔다 .

오레곤에 사시던 사돈부부가 딸집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려고 와 계시던 중

아기에게 모유 수유하는 시간, 잠재우는 시간을 시간표에 따라 하고 있었는데

다 엉망으로 해놓아 버리셔서, 아기가 밤낮으로 울기만 한다면서

큰 딸아이도 울먹이고 있었다.

 

                                                                                     첫 목욕하는  손녀


40 년 만에 처음 여자 아기가 태어나는 경사로 인해

사돈부부가  안고 놓지를 않으시고, 수유시간을 넘긴채 엉망으로 해 놓으시고는

이제 막 다른 친척집으로 가셨다고..  그래서 지금 전화 한다고 하소연이다.

아기랑 같이 우는 큰아이를 겨우 달래야  했다.


" 전쟁이 일어나도 아기는 태어나고, 그 시끄럽고 복잡한 때에도 키울수 있단다.

너도 단 하루 시부모님이 아기 예뻐하느라고 그러셨을 터이니, 그런 셈치고  남편에게는

그런 불평하지 말아라 " 고 말은 했지만 ..


그리고 몇시간 지나고 난뒤 이제 좀 진정이 되었나  궁금해서 전화를 했다 .

큰아이 목소리가 한참을 울고 난 목소리였다.

그런데  전화기 넘어 어디서 노래 소리가 들린다.


" 이게 무슨 소리니 ?" 하고 물으니 우는 아이를 달래 주려고

사위가 부르는 노래소리 라고 한다 .


내가 그렇게 딸아이에게 간곡히 부탁을 했는데도,

낮에 사위가 전화를 했을때 소리내어 한바탕 울어 버린것 같았고,

놀라서  일찍 퇴근하여 집으로 돌아온것 같았다 .


친정 어머니로서 아이 역성을 들어 주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아이를 잘 타일렀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



내 신혼때 이야기이다.

한국 나가서 남편만나 결혼하고, 이후 들어와

친정 근처에서 잠시 살게 되었을때, 난 철딱서니가 너무 없어서

툭하면 친정으로 달려 가곤 했었다.


그런데 단 한번도 내 부모님은 내편을 들어준 일이 없었다 .

" 성질 못된 내딸 데리고 사느라 고생이 많네 . "

항상 사위편을 드시는 부모님 때문에 차차 친정에 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

정말이지 그땐 참으로 부모님이 너무 하시는것 같이 생각되었다 .


그런데 결혼한지 30년이 넘고, 이제 내가 내딸을 결혼 시키고는

그때와 비슷한 상황이 오니까 나도 내 부모가 했던 것처럼 딸에게

똑같이 하고 있었다 .


세상에 이런 시아버지가 어디 계실까 ?.

며느리 힘들다고 어제 아침엔  Clam-Chawder(조갯살 넣고 끓인것)

숲을 끊여 주었다고 한다 .


내 딸이 몰라도 너무 모른다 .

한국서 시부모님과 며느리가 어떤 사이인지 전혀 모르는 세대라서인지

복에겨워 아기가 스케쥴이 바뀌어 운다고  시부모에 대해 불평을 하다니..  쯧 쯧



                                                                                                   집앞에 핀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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