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스크랩] 지나간다.

푸른하늘 파란하늘 2012. 12. 30. 08:15


                                                                                                              필라로 가는 비행기 속에서


지금 '나가수'에서 더원의 ' 지나간다 '를 듣고있다.

시간은 지나간다.

2012 년도 지나간다.

언젠가 마음속에 맴돌던 아픔의 시간들도 지나간다 .


오늘이 12-23일이네. 

휴 -  노래를 듣고있는 사람들은 무슨 사연이 있었기에

저렇게 많이 울고있는 것일까 ?

지긋이 눈을 감고 듣는 사람들 ....


노래를 부르는 이은미, 소향 ....

다들 목숨을 다해 소리를 내고있다 .


낮 12시 35분 , 필라로 떠나는 South West  242번 비행기를 타기위해

LA 공항 게이트 5 에 있는 대기실 의자에 앉아 졸고 있었다.

49 일 만에 동부로 돌아가는데 긴장이 너무 일찍 풀렸는지

비행기도 타기전에 잠이 쏟아졌다 .


그리고보니 그날 새벽부터 일어나 김밥을 쌓는 일로부터...

공항에 10 시반에 떨어뜨려 주고 떠나는 큰딸아이가

손녀와 사진을 찍지 않겠느냐고 물었을때

벌써 나는 피곤이 몰려왔는지

아침에 사위가 사진을 찍었으니 괜찮다면서 돌려보냈다 .


졸다가 문득 벽시계를 올려다보니 12시 25분이었다.

방금전 사람들의 긴줄을 보았었는데 그 긴줄이 다 없어진것을 보고 나서

허둥지둥 인터넷으로 예약한 비행기표를 주고 탑승한뒤

빈자리를 찾아 또 졸기 시작하였다.


3 시간의 시차를 빼고, 순전히 비행기 타는 시간은 총 6시간인 셈이다.

딸아이가 " Better Home and Gardens "라는 잡지책을 손에 들려주었다.


한참을 자고난 뒤에야 배가 고파서 잠이 깨었다.

김밥 네줄을 만들어서 딸내외에게 주고 , 가방에 넣어둔

김밥 한줄을 먹었다 . 게다가 비행기속에서 주는

치즈크래카와 콜라를 마시고 나니 한결 기분이 좋아졌다 .


소일거리를 찾다가 딸아이가 준 잡지책을 꺼내어 보니

P 52에 미소지으며 자고있는 아기를 보게 되었고

너무 예뻐 보여서 그리고 싶어졌다.


스케치북은 큰 트렁크에 넣어 이미 실어보냈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종이는 컴퓨터 복사종이 밖에 없었다.

잡지책 속에 카피종이를 오른쪽에 놓고 왼쪽의

아기얼굴을 천천히 그려 나갔다.




이제 할머니가 되고보니 아기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참 아름답고

사랑스러워서, 앞으로 손녀딸을 그리기전에 연습으로 그린다고

생각 하면서 .. 


큰딸아이는 내가 6주간 있었다고 했는데, 다시 계산 해보니

정확히 49일 (7주)동안 가 있은 셈이다.

원래는 한달만에 오려고 했었는데, 박순옥이가 너무 잘 대접 해 주어서

파티참석으로 보답해야 할것 같아 남아 있었다 .


처음 L A에 갔을땐 뉴져지 시간과 달라서 첫날밤을 자고

일어난 시간이  새벽 3시였다.

딸과 사위에게 잠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소리 죽이며 시간을

적응해 나갔더니 나도 LA사람처럼 지낼수 있었는데,

이제다시 뉴져지로 오게 되었다.


밤 9시50분에 필라공항에 도착한후  마중나온 남편과 함께

집으로 온 시간은 거의 밤12시가 넘어 있었다.

그시간에 엄청 배가 고팠고, 부엌으로가서 딤채를 열어놓고

잘 익은 쪽파김치로 밥을 퍼먹기 시작하였다 .


                                                                             딸집에서 ' 병애표 감자 빈대떡'을 작게 만든것


그동안  딸집에서는 품위있는 장모답게 조신하게 밥을 먹었었는데....

여기서는 식탁에서 먹는것이 아니고,  딤채앞에서 서서, 열심히..

시간마다 이층에서 아랫층 부엌을 오르내리며.. 먹고, 또 먹고..

그렇게 한이틀이 지나고 나니까,  그제야 예전의 나로 돌아온것 같았다.



덕지덕지 기름때가 끼고, 얼룩진 싱크대 옆 카운터를

치워야겠다는 생각이 든것은 이틀이 지나고 난 후였다.


어떤 착한친구가 손수 만들어 딸집으로 부쳐준 분홍빛과

꼭 딸기모양의 수세미 두개를 손에 잡고 청소를 시작했는데

써보고 나서야 왜 이친구가 보내 주었는지 알게 되었다 .

그릇은 물론,냉장고 속, 딤채, 싱크대, 아이랜드 테이블 위를

비누를 조금 뭍혀 닦기 시작했는데 내손에서 떠날줄을 몰랐다.


압력 밥솥이 까만색으로 변해서 왜 그런가 보니,

남편이 흑미를 사서 밥을 해 먹고 있었다.

주걱까지 까맣게 변해서 표백제 물에 한참을 담가두고,

압력밥솥 뚜껑은 분리해서 물에 불려 솔로 박박 문질러

본래의 색을 찾게 되었다 .



                                                      


3 시간의 시차가 아직 적응이 안되지만 ,

이제 서서히 뉴져지사람으로 돌아오고 있는 중이다.

이곳시간으로 아침 6시에 일어나 막내 등교를 준비 했었는데

일어나지를 못하니까 아직도 남편이 그일을 하고있다 .


                                                                                                             아직도 꽃은 피어있고


12월 중순이 넘었는데도 생각보다 그다지 추운날씨는 아니다 .


다사다난했던 한해가 지나간다.

아직 겨울날씨 같거나  말거나 

며칠있으면  2012 년은 다 지나간다.




내 친구들에게

2012년 지나가는해에

안 좋았던일 다 보내 버리고,

새해에는 늘 좋은 일들만 일어나기를

소원 해 본다 !!.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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