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어 머 니

푸른하늘 파란하늘 2013. 5. 4. 04:00


정말 오랫만에 친정에 가게 되었다.

주름진 얼굴로 아이처럼 웃으시며

반가와 안아주시던 어머니 얼굴이 선하다.


딸아이가  LA에서 친정근처로 이사를 하게되니

딸 집과는 15 분 거리에 사시는데,

그전보다 자주 찾아뵐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딸집에서 바라본 알렉산드리아


같은 동부이지만 뉴져지에서는 아직 이른 아카시아꽃이

친정 동네에서는 이미 피어나고 있었다.


아름다운  5 월 !

가는곳마다 꽃과 초록 나무잎이 햇빛을 받아 눈이 부시다.


친정집에도 또 각종 꽃들이 피어

마음속을 환하게 해 주었다.





82 세의 어머니는 그 연세에도 각종 요리를 잘 하시니까

내가 할수있는 일은 접시에 그 요리를 담고

상에 나르는 일과 설겆이를 하는일 뿐이다.


' 효도' 라는것이 내가 어머니께 무엇을  

해 드리는것도 좋지만 어머니가 하시고 싶어 하시는 일을 

하실수 있도록 하는것도 좋은 일이 아닐까 ?


음식만큼은 어머니 본인이 하시는것을 좋아 하신다.


어렸을땐 철이 없어서 

" 누구집에 갔더니 무슨음식이 맛이있었다."고 말씀드리면

" 그 집에 가서 살아라." 고 하시는데

좀 화가 나신듯한 목소리셨다.


내 바로밑의 여동생은

" 엄마 음식이 세상에서 제일 맛이 있어요 " 라면서

절대로 다른집에서는 음식을 안먹고 들어오는데

어머니께선  아주 좋아하셨다.


내 입맛이 쉬워서 그랬는지 세상에는 같은 음식인데도

집집마다  색다르게 다 맛이 있어서  ....

그저 정직하게 말씀을 드렸을 뿐인데 ....


어렸을때 나는 입이 매우 가벼워서 밖에서 있었던 일을

잘 담아두지를 못하고, 집에오면 낱낱이

어머니께 다 얘기를 하곤 했었다.


지금 나이가 되어서야  해서는 안될 소리는

참을줄도 알게 되었지만 , 진작에 알았었더라면 

어머니를 좀더 기쁘게 해 드릴수도 있었을 텐데 ....



30 여년전 일이었다 .

알렉산드리아 친정근처 아버님 친구분 댁에 

함석헌 할아버지( 7 반 정인희 외할아버지 )께서 오실 일이 있으셨는데

그분 댁에선 음식을 잘 못하셨던지 친정 우리집으로 모시게 되었다.


그러니까 , 어머니 음식솜씨는 아마도 소문이 나 있었던 것 같았다.

모든 분들이 어머니 음식을 맛있다고 한마디씩 하셨는데 

그때 굉장히 기뻐하시던 모습이 떠오른다 .


초등학교 4학년때 ' 정인희' 와 나는 원효로에  살았었고

같은반이어서  등.하교길에  매일 함께 다녔었다.

그리고 주말에는 인희 외할아버지 댁에도 놀러가곤 했었다.


세월이 흘러 미국에서 인희를 다시 만났을때

" 인희야 . 너는 왜 그렇게 외가에 자주 갔었니 ? " 라고 물으니까

부모님이 직장일로 지방에 사셔서 자기는 어렸을때

서울 외가에서 살았다고 하더라 .


그런데 어머니 얘기를 하다가 인희 얘기를 하게되었네....

인희 전화가 바뀌었는지 소식을 모르고 지낸지 꽤 되었다.



                                                                                                            내 약혼식후 공항에서 외조부모님과 어머니


어머니께서는 손님이 언제 오시더라도

내눈에는 요리할 재료가 없어 보이는데도

각종 맛있는 음식을 쉽게 잘 하신다 .


우리가족 ( 나, 남편, 막내 )과  딸가족 ( 딸 내외, 아기 )이

어머니께서 만드신 팔보채와 양념간장으로 구운 조기와

소고기 버섯볶음과 김치찌게 그리고 산나물이었는데

손주사위까지 보시고 늙으셨는데도 음식맛은 여전 하셨다. 


언제까지나 어머니께서 만드시는 음식을

먹을 수 있을까 ?

웃음가득하신 어머니의 그 곱던 얼굴이

언제 저렇게 주름이 많아 지셨을까 ?



                                                                                                                  어제 친정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스마트 폰으로 남숙이의 리플을 읽다가 무엇을 잘못눌렀는지

 올렸던 글 전체가 없어져서 이제 다시올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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