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한아름에서 쫓겨나다

푸른하늘 파란하늘 2013. 6. 18. 02:18

                                                         

                                                                                                                              

                                                                                                                         집앞에 핀 백일홍 꽃           



몇년전 이었을까 ? 사실은 한 10년쯤 되었을지도 모른다 .    

그날은 남편 동창회가 있어서 필라시내에 같이 나가게 되었다 .


보통은 뉴져지 집근처의 한아름 체인점으로 다니고 있었지만,

기왕 나간김에 시간도 절약할겸 필라 한아름에서 쇼핑할 물건을 사기로 하였다 .


마침, 김밥용 김이 싸기에 100 장에 6 불 99 센트 하는것을 두통 샀다.

이튿날 뜯어서 깁밥을 만들어서 자투리를 자른뒤 먹어 보았더니,

이것은 내가 평소먹던 김밥용 김이 아니고 정말 먹기힘든 이상한 맛이었다.

확인 해 보느라 또다시 한쪽을 먹었는데도 도저히 먹을수가 없었다 .


겨우 한장 꺼냈던 김을 그대로 두었다가 며칠뒤 필라에 나갈 기회가 있어

다른상표의 김으로 바꿀 생각으로 두통모두 가지고 갔다 .

그리고 이왕왔으니 다른 물건도 잔뜩사서 카운터로 나왔다.


그후 가져온 김을 꺼내들고 사정을 말하니까 메니져 아저씨에게 가 보라고 한다.


가서보니 우리 뉴져지에 있는 한아름 과일부에서 일하면서 항상 고개숙여 인사하고

활짝활짝 잘 웃으셨던 바로 그 아저씨가 , 필라에서는 제일높은 메니져로 승진되어

거기 계셨다 .


그 전엔 과일 노점상을 하셨었는데 이렇게 한아름 슈퍼에서 일을 하게 되니까

너무 좋다고, 그렇게나 활짝 웃으시고 열심히 일을 하시니까 그분의 성실성으로

회사에서 인정을 받으셨던것 같았다 .



                                                                                                                      집앞 화단의 노란꽃 과 나비



가져온 김을 꺼내들고 그 아저씨에게 자초지종을 설명 했더니 ...

.. ( !?! ) ....상상이상의 반전 이었다.


물건을 사러왔던 그 큰 매장의 모든사람들이

다 들을수 있을만큼 우렁차고 큰 목소리로..


" 아니 아주머니는 태어날때부터 금테두르고 태어났어요 ?

  다들 잘먹는 김을 맛이 없어서 못먹겠다고요? 

  아주머니 혀는 달라요 ?

  왜 아무렇지도 않은 김을 맛이 없다고 해요 ?

  뜯지않은 김은 바꿔 주겠지만 뜯은 김은 절대 바꿔줄수가 없어요 !. "


" ....  ....  .... "


" 우리 사장님 돈을 손해 보게하는 손님에게는 물건을 팔수가 없어요.

  얘들아 !  김은 환불해 드리고 저 손님에게는 물건 팔지 말아라 !!! "


아니 이럴수가 있는 것일까 ?

다른 메니져는  이곳에서 물건을 많이 사간다고 서비스로 후지사과 한상자도

받은적이 있던 나를, 이제는 나가라고 쫓아 낼수도 있는거야 ?


나는 그 큰목소리와 맞서서 싸울 자신이 없었다 .

조용히 그 아저씨 이름을 물어서 적고, 소비자 보호센터에 고발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사실 고발 전화는 할수가 없었다 .

한국을 떠나면 다들 애국자가 되는지 나도 한국사람인데 이 미국땅에 와서

저 아저씨를 고발하면 우리 이미지만 나빠질것 같아서 꾹~ 눌러 참고 지냈다.


그날  그가 소리지르고 있는동안 그전에 내게 사과를 주셨던 분은 미안해서

안절부절 하는 모습으로 내게 인사를 했던것이 생각난다 .


그렇게 손님들이 많은 가운데 쫓겨났으니까

그날 이후로는 필라 한아름에는 갈수가 없었다.





그리고 세월이 그리 오래지나지 않았을때 기가막힌 소문을 듣게되었다.


그 메니져 아저씨가 ....

한아름의 일일매출금을 모두 거두어 입금시키는 대신 그 돈으로 가까운

아트란틱시티 도박장을 드나들기 시작해서 아주 큰돈을 잃어버린뒤,

결국에는 죠지아 아트란타로 도망하듯이 쫓겨났다는 소식이었다 .


참 이상하지 ?.

그 어마어마한 돈을 횡령하여 도박장에 다 잃었으면 형사처벌을

받아야 할텐데 .... 그냥 쫓겨 나는것으로 끝이 났으니 말이야 .


그때 바꿔주지 않은 김은 그냥 쓰레기통에 버렸다 .


몇년이 지났는데도 그 아저씨가 내게했던 무례한일이

앞의 ' 은애 ' 글을 읽으면서 생각나네..

물건이 5 개니,7 개니 하는것으로 다른라인에 가라는것은 아무것도 아니지?.


요즘은 그 아저씨가 쫓겨난 필라 한아름으로 쇼핑도 다니고 있다 .



                                                                                               멀리 보이는 필라시내와 동부지역 기아자동차 적치장 



메모 :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뜨개질 삼매경  (0) 2013.12.08
[스크랩] 이제 나도 !  (0) 2013.08.19
[스크랩] 어 머 니  (0) 2013.05.04
늦게 온 버스  (0) 2013.03.13
[스크랩] 요즘 아기들  (0) 2013.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