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년간이나 다녔던 30 분 거리의 강건너 교회를 떠나
10 분 거리에 있는 동네교회로 옮겼어 .
남편에게 문서부 일을 맡아, 교회지를 만들라고 하다보니 ,
집에 막내를 혼자 놓아두고 3 ~4 시간만에 집에 와보면 ,
아이는 참다참다 못해 옷은물론 휠-체어 커버까지 젖도록
소변을 보는일이 잦아지게 되었어 .
나중에는 큰 기저귀와 휠-체어에 비닐커버까지 씌우고 다니는데 ....
엄마로써 너무 마음이 아파서 동네 교회로 옮기기로 결단하고
사람들에게는 입 다물고 있다가 한번에 옮기게 되었어.
그동안 강건너 교회를 다니면서 여러가지로 마음이 많이 아팠어 .
지 지난주부터 ( 2-26 ) 동네교회로 옮긴 목사님의 첫설교가
" 내 생애의 마지막 한달 " 이란 설교 였었어.
사순절을 한달정도 남기고, 주인공이 내가 되어서 생을 마감하는
준비과정을 설교로 했는데 , 참으로 큰 감동을 주었어.
내가 없어진 후에 남겨질 주변 사람들을 완전히 사랑하고
용서하고, 겸손히 배우는 자세로 담대히 떠나라는 요지였어.
어떻게 누군가를 완전히 사랑할수 있으며, 용서할수 있는 것인지 ..
완전한 복수란 남을 용서하는 일이라고 어디서 들은적이 있었는데,
열심히 생각을 해서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것 같기도 한데,
그것이 내것이 아닌것은 꼭 남의 이야기를 듣는것 같았기 때문이야.
이제껏 살아오면서, 참으로 많이 도와주었으나 고마운것을
전혀 모르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어떻게 이럴수가 있을까 ?
내가 그동안 무엇을 한것인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속으로는 그사람을 미워 했었던것이 사실이야 .
난 어려운 사람을 보면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이야 .
그러다보니 내게 도움을 청하고, 그 도움후에 또다른 도움을 .. 계속되고..
그러다 내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한번 거절하게 되면 ,
그 도움을 받았던 사람이 불같이 화를 내는 경우도 보았지 .
그렇지만 정말 고마운것을 아는분도 만난적이 있었어 .
왜 이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 이동네 살고있던 남편친구 부인이
예전에 나를 조롱했던 일이 있었어.
막내를 미숙아로 6개월때 낳고보니 내몸이 아주 쇠약 해졌었고
잇몸의 이가 흔들려 뽑고, 결국엔 틀니를 하게 되었어.
어느날 남편 동창모임에 갔을때 , 그 부인이 모든사람들에게
' Mrs.Lee ' 틀니 와서 구경하라고 킥킥대면서 말을 하더라 .
남편 동창모임에 가서 내가 화를 내게되면 내 남편 운신하기가
힘들것 같아서 꾹- 참았어.
참았지만 속으로는 그 부인을 아주 몰상식하고 못된 사람이라고 미워 했었는데
몇년이 지나니까 미워하는 마음도 희석이 되어 마음 밑으로 가라앉게 되었어.
어느 Thanks-giving ( 추수감사절 ) 저녁이 었어.
그 남편 친구부부가 델라웨어에 사는 시누집에서 추수감사절 저녁을
초대받아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동네입구에 불자동차가 여러대 지나가고 사이렌 소리도 무척 요란했다고 해.
" 휴 _ 이런 휴일날 어떤집에 불이 났을까 ? "
참 안됐다고 생각하면서 교통 통제된 틈을 헤치고 운전을해서 자기집에 돌아와보니
그 불난 집이 바로 자기집 이었데. (전기밥솥이 누전된 사고)
얼마나 놀랐을까 ?
그소리를 듣고, 그 부인을 미워 했던것은 전혀 생각이 안나고
당장 입을 옷이며 갈곳 없는것이 안되어 우선 우리집에 와서 지내라고 했더니
다른집도 많을텐데 ( 고모댁, 시누집,노인아파트 사시는 아버지) 우리집으로 와서 지내게 되었어.
우리부부를 편하게 생각해서 와준것이 아닐까 해서 몹시 고마웠어 .
내가 전혀 내색을 안했으니까, 그 부인은 내가 속으로 자기를 미워 했었던 것을 모를거야 .
간단한 살림도구를 월마트에 가서 사주고, 급한 현금도 조금 주었는데 ..
지낸지 일주일만에 아파트를 얻어서 이사가게 되었어 .
그후로 그 친구부부가 얼마나 우리에게 잘 하는지 ..
김치를 맛있게 하거나, 배밭에 가거나 하면 꼭 우리집에 먹어보라고 가지고 왔어.
불이 난후로 사는게 예전같지 않고 어려운데도
우리가족에게 한결같이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대하는것을 보면서
어서 편안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램이 든다.
지금 생각해도 내가 참 잘한것 같아 .
그때 화가나서 내가 소리라도 질렀으면, 불이 났을때 우리집에 오라고 해도 안왔을꺼 아냐 ?
내가 그렇게 참았으니까 남편을 좋아하는 친구로 또 나를 좋아하는 남편 친구부인으로
사이좋게 지내고있어 .
그렇니까 목사님께서 말씀하셨던 '용서 '에 비슷한 일을 한것은 아닐까 생각이되네 .
생을 한달 남기고 있다면
주변 정리부터 해야겠지 ?
내가 없어진 세상에, 남겨진 지저분한 살림을 보고
조문 하러왔던 사람들이 얼마나 놀랄까 ?
버릴것이 너무많아 .. 한집에서 88년 이후로 계속 살았으니 ....
너무 엉망으로 살아온 내가 어떻게 담대히 떠나갈수 있을까 ?
' 내 생애 마지막한달 ' - 이 제목에 감동받고
내 주변을 지금부터 정돈 (청소) 하려고 해 ....
겨울동안 우리응접실에 피어있는 Cardinal cli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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