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딸 친구의 시어머니

푸른하늘 파란하늘 2011. 11. 23. 23:38




부슬부슬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다.


남편은 차고 문을 열어놓고 막내의 버스를 기다리고 , 나는 일상의 일을 마치고 이층방에 전기담뇨를 따뜻하게 켜놓고

TV 로 연결된 컴퓨터를 들여다 보고있다 .

큰딸부부가 금요일 아침 6 시 30분에 왔다가 월요일 (어제)오후 6시 비행기로 떠나갔다 .

이번에는 금요일 하루 저녁을 차려 준 일 외에 거의 밖에서 외식을 많이 했는데, 딸부부도 손님인지.. 피곤하다 .


*                        *                      *



금요일 저녁 식사에는 딸의 친구인 다이아나 부부도 오게 했었는데 , 그동안 특별히 친절하게 하지도 않았으나

" 우리 시어머니가 네 어머니였으면 좋겠다 ."는 소리를 했다고 한다.


이세상 시어머니들은 아들 가진 위세를 부리는것 같다.


엊그제 일요일, 교회 친교실에서 만났던 70세 되신 어느 시어머니도 예외는 아니었다 .


모두 둘러앉아 각가정의 추수감사절 잔치 얘기를 하며, 터키는 얼마나 큰것이며, 누가 구을 것이냐, 

누구를 초대 하느냐는 등등 얘기를 주고 받는 도중  그 시어머니가 한 말이다 .


"작년 Thanks-Givingday 에는 아들 집에서 오라고 했었는데, 올해에는 오라는 말이 없네 ...

작년에 아들집에 갔었는데 아니 이럴수가 있어 ? 며느리는 앉아있고 터키 굽는 사람은 내 아들이야 .

여자는 여자가 할 일이 있는 법인데 .. 꼼작도 안해 !."

이래도 되는거냐고 했더니 올해는 오라는 말도 안하네 __

작년 일이고 이미 1년이 지났는데도 자기 아들이 부엌에서 일하던 모습이 생각 나는지 흥분 하신다 .


시어머니를 안보면 자기들끼리 좋은 날을 보낼 수 있는데 누가 좋다고 또 초청을 하겠어 ?


옆자리에 앉아있던 내가 " 저는 딸만 셋 있는데 걱정입니다 ." 라고 했지 ..


평일에는 며느리가 일을 했었겠지 . 미국에서는 무거운 터키를 굽거나 가스-그릴로 고기를 굽는일은

남자들이 하는 집들이 많아. ( 아! 내 남편은 예외 )

요즘 남자들은 요리 하는것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아 .



며느리들이 시어머니의 감정섞인 소리로 야단 치는것을 곱게 들어주는 일들도 쉽지는 않은 일인것 같아 .

이런 일들은 며느리였던 우리 시대까지가 아닐까 ?.




딸친구 다이아나의 시어머니도 예외는 아닌가봐 . 

부모가 중국인이고 여기서 태어나 유펜까지 졸업한 이친구의 하는 일에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다고 해.

무엇인가 해 드리려고 하면 " 괜찮다. 나한테 신경 쓰지마라."고 거절 한다고 해 .


내가 다이아나를 알게 된것은 거의 10년이 다 되어간다 .

같은 교회에서 만나서 우리 딸아이와  Best Friend가 되었어. 둘이다 성품이 온유하고 서로 맞는 부분이 많았던지

항상 같이 다녔어 .나도 내 딸이 좋아하는 친구라서 더 좋아하게 되었어 .

우리집에 오면 반갑다고 서로 안고 인사를 하고, 한국 음식도 잘 먹으니까 식사때면 같이 먹게되고...



다이아나는 5 년전에 일찍 결혼을 했지만 아직 아이가 없어 . 부부 둘다 언제나 남을 돕는 일을 좋아하고

남편이 교회에서 음향 조절하는 일도 하루종일 한단다. 그러나 다이아나가 예민하고 조용한 성격이고

심리적으로도 편치 않아서인지 아이가 안 생기네. 


그 부부가 금요일 저녁을 먹고 놀다가 늦게 갔는데, 또다시 토요일 아침에 일찍와서 큰딸 부부와 네명이서 

내 남편은 1년 걸려도 깨끗이 마무리 못하는 낙옆청소를, 두개의 Blower로 밀어내어 길옆에 산처럼 쌓아 놓았어 .

뒷마당 구석까지 다 해 주었으니 내 입가에는 좋아서 함박 웃음이 떠나지 않았어 .


마침 점심때라 음식점에 가자고 했더니 자기들 옷차림이 작업복이라고 사양을 해서 한국음식을 시켜다 주었어.

아침에는 베겔을 굽고 햄과 계란과 치스를 넣어 주었었는데,  그 전날 저녁 음식을 차리느라 피곤해서 

점심 차리기가 힘들더라 . 그래서 시켜다 주었어 .


일하는 중간에 큰딸과 다이아나는 집 문앞 층계에 앉아서 무슨 얘기인지 열심히 하더라 .

아마 시집 얘기를 하는 것이었나봐 .



토요일 저녁은 큰딸 부부가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다닐때의 친구 결혼식장에 갔었고 ,

일요일 저녁은 도쿄-부페에 가서 그곳에서 가깝게 사는 다이아나 부부도 함께 먹게 되었어 .


다이아나 남편인 죤 (한인 2세)은 켐밸-Soup 엔지니어로 여기저기 출장을 자주 다녔는데 밀-워키쪽으로 이사하고 싶데 .

그 이유가 5 년 결혼생활동안 생긴 다이아나와 시어머니와의 갈등이 떨어져 지내면 지금보다 낫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어 .


지금 살고 있는 곳은 시댁과 10분거리 라고 해. 죤의 아버지는 미국서 의사 였다가 은퇴해서 살고있는데

부모와 가까이 사는 조건으로 아들이 집을 살때 많이 도와 주었어 .


이사할 계획을 왜 아직 시부모께 알리지 않았느냐고 하니까 곧 최종 인터뷰를 하는데 결과가 확실 해 지면 말하려고 한데 .

요즘 부동산 경기가 안 좋은데 집을 어떻게 팔려고 하느냐니까 , 회사에서 먼저 시가에 맞춰 돈을 주고 파는 일은

회사에서 하고 그 이사비용 일체를 다 내어 준다고 해 . 이사 하더라도 금전적으로 잃을것은 하나도 없다고 해 .

손해를 보면서까지 회사가 장려 하는것은 아마 지방에는 좋은 엔지니어가 부족한 모양이야.


고부간 갈등이 충분한 의사 전달이 서로 안되어서 생긴것 같아 보였어.

물론 내딸이나 다이아나나 영어권 아이들이라 정서가 다르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으려면

영어로 대화를 해야 되는데 중국 2세인 다이아나와 시어머니하고는 얼마나 대화 소통이 되었었는지 궁금해.


다이아나가 좋아서 이사 하는것이 아닌 이유 때문에 내 마음이 착찹 해 졌어.


딸처럼 생각하고 겨울에 뜨개질을 하게되면 모자, 스카프, 장갑도 떠 주었어.

그 뜨개질 한것을 시누이들이 부러워 한다고 해서 그것도 떠 주려고 했더니 큰딸아이가 " 엄마. No! "라고 말렸어.

그때도 시누와 올케 사이가 참 안좋았어. 그 시누이가 미우니까 주고 싶지 않았나봐 .



그런데 다이아나 시집을 내가 이해 할수 없는 부분이 그 시누이들 결혼 문제야 .


한국 의사부부임에도 자기 딸들을,  술집에서 만난 남자. 인터넷에서 채팅을해서 만난 남자와 결혼을 시킨것이 

정말 이해가 안돼. 그런 자기 딸들에 비해 다이아나는 외모도 되고,좋은 성품의 유펜까지 나온 며느리인데

왜 그렇게 미워 하는거야 ?


한가지 다른점은 사위들은 한국인 , 며느리는 중국인 ?


거기에 비하면 죤은 평범한 학교 나오고 키도 작고 ... 좋은것은 성품이야 .

그 성품 때문에 다이아나가 죤을 좋아 했나봐 .

우리 큰아이  Wedding shower 때 죤도 같이와서 우리집을 파티에 맞게 많이 꾸며 주었어 . 큰딸아이가 말하길

남을 섬기고 돕는 곳에는 항상 죤이 있다면서 이사 하는집에, 집수리하는 집에는 늘 가서 돕는다는거야.


그러나 시집에 가서 도와주려고 다이아나부부가 가면 " 너네들이 일을 엉망으로 해 놓으니까

차라리 안 해주는것이 돕는거다 ." 라고 거절을 한다고 해. 그러니까 일 도와주러 온 아들은 좋지만

며느리는 보고싶지 않다는 소리를 그렇게 하는것 같아 .


다이아나 시어머니는 음력으로 생일을 치루는데, 매해 생일이 바뀌니까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고 해 .

자기가 낳은 아들도 어머니 생일을 정확히 모르는데, 결혼한지 5 년이 지났는데 아직 내생일도 모르느냐고

며느리에게만 화를 낸다고 해. 

잘하려고 노력 하는데도 볼때마다 화를 내는데 화내는 이유를 모르겠다는거야 .

모르면 잘 가르쳐주면 똑똑한 아이니까 기억 할텐데 가르쳐 주지도 않고 전혀 의사소통이 안되는것 같아 .

한국아이 였으면 한국말로라도 얘기하면 자기가 늘 듣던 부모님 사이의 대화이니 어느정도는 알아 들을터인데 ...


시어머니 생일이라고 생각 되는날 찾아가서 어머니 기분에 맞추려고 하면 " 괜찮다. 쓸데없이 신경 쓰지마라."고

해 놓고 친정어머니 생일(뉴욕)에 갔다오면 " 아니 내 생일날엔 아무것도 안해주고 너네 어머니한테는 갔다왔니 ? "

하고 엄청 화를 내니까 어디에 맞추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해 .


한국인과 미국인의 정서가 다른것은 , 말의 의미가 여러가지 내용을 함축하고 있어서  2세 며느리로서는  그 대중을

짐작하기가 풀기 어려운 문제인것 같아. 

다이아나를 오래 보아 왔는데 요즘 아이들과는 달리 우리집에 올때면 꼭 무엇인가 사들고 왔었어 .

그러니까 시집에 갈때도 그랬을텐데 시어머니와 의사소통이 그렇게 안되니.... 참 내가 다 속상해.


우리 큰딸아이가 결혼해서 켈리포니아로 가게 되었을때 " 네가 친구 이니까 너도 이사가서 내딸 가까이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 고 했더니 " 아니예요. 죤의 부모도 가까이 사시고, 다른 가족도 다 동부에 사니까 저희는 

이사 갈수 없어요." 했던때가 바로 금년 3월 이었는데 ...


그 사이 고부간 둘 사이에 골이 얼마나 깊어 졌기에 다이아나가 

저 멀리 중북부로 이사 갈 생각까지 하게 되었는지 .. ....



메모 :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짝  (0) 2012.02.03
2011년 12월 27일 오후 11:58  (0) 2011.12.28
[스크랩] 바  (0) 2011.11.14
2011 가을의 어느날  (0) 2011.11.08
[스크랩] 화요일 아침에  (0) 2011.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