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을 만나서 결혼하기까지, 그 중간에 상견례 비슷한것을 하려고 LA에 갔었어.
아마 2년전 5월 쯤이 었었나?
이곳은 약혼식이 따로 있는것이 아니고
자기들끼리 이벤트를 만들어 청혼하는 식으로 대신 하더라 .
사위의 별명.애칭이 오리(Duck) 인가봐.
'약혼식' 했다는 날 큰딸아이가 프라스틱 노란 오리들을
큰 쇼핑백으로 가득 가지고 왔어 .
친구를 만나기로 하고 지정된 장소로 나가던 날..
노란 장난감 오리가 공원 여기저기 놓여있었고
그 오리들을 따라서 갔더니 호수가로 가게 되었대..
그 끝에는 바위가 있었고, 거기 작은박스가 놓여 있었나봐.
잘 기억은 안나는데, 오리가 놓여있던 곳곳으로
하얀 도화지에 딸아이를 초대하는 글이 써있었고
그 작은박스 속에는 반지가 들어있었는데
반지를 찾아 들었을때 쯤..
LA 에 있을줄 알았던 사위가 나타나
무릎꿇고 프로포즈를 했다나봐 ..
물론.. 공원주위에서
호기심어리게 보고있던 사람들의 박수갈채 속에...
자기들끼리 청혼하고 약혼했다고 하니까 2 년을 사귀고 약혼한 셈이지.
그뒤 1 년쯤 있다가 결혼을 했으니,모두 3 년이 걸렸어.
눈 오는 날
조금전 점심으로 비빔냉면을 해 먹었어 .
남편에겐 아침으로 베겔을 구워 햄.치즈.계란을 넣어주고 나는 안먹었어.
체중이 늘고 있어서이지 .
아무래도 겨울엔 집안에만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운동부족으로 체중이 느는것 같아 .
아침을 안먹었던 나로서는 늘 좋아하던 냉면이 먹고 싶었어.
마른 청수냉면 2 인분을 삶아서
고추가루.참기름.식초.설탕.마늘 다진것. 냉면스프 1개를 넣고 비빈후
계란 반개씩과 오이.배를 얇게 썰어 올려놓고는 대충먹어 ..
냉면스프 한개 뜯어서 만드는데도 간이 맞더라 .
* * *
약혼식이 끝나고 몇달 있다가 상견례를 하러 LA 에 갔었어.
사위부모(사돈내외)와 오렌지카운티의 " 모란각 " 이라는 곳에
숯불고기와 냉면을 먹으러 갔었어.
나는 그동안 냉면을 먹어본 곳이 참 많아 .
학교 다닐땐 ' 영문사 ' 냉면을 항상 곱배기로 먹었어 .
입이 까다롭지 않아서인지 식성이 좋을때 여서인지
난 뭐든지 맛 있었어 .
지금 그냉면을 먹으라고 하면 , 그때처럼 먹을 수 있게될찌..
그동안 맛 있었던 곳도 여럿 있었지만
제일 맛있었던 곳이 바로 그때의 그' LA냉면 ' 이었어.
이북에서 오신분이 만들었다고 하더라 .
어떻게 양념을 했기에 그렇게 맛있을까 ?
체면을 차려야 하는 어려운 자리였지만
너무도 맛이 있어서 후딱 한그릇을 다 비우고 난 후에도
아쉬운 얼굴을 하고 있었나봐.
바깥사돈 이 " 더.. 시켜 드릴까요? " 묻자마자
망서림없이 바로 " 네 !" 라고 했지 ..
그랬더니 사위 어머니가
눈을 똥그랗게 치켜뜨고 놀라는것이 보였어.
아무말도 안 했지만 , 분명
이런 자리에서는 그렇게 먹는것이 아니라는거 였겠지 .
내가 동부로 가면 이런 냉면을 먹으러
다시 비행기를 타고 올수도 없을 것이니
그러거나 말거나 ..
추가로 나온 냉면을 맛있게도 모두 먹어 버렸지..
다른 사람들 (딸 부부.사돈내외)는 한참 숯불고기를 먹고 있을때였어..
그리고 --
배가 차고 나니..
조금 눈치가 보여서....
화장실에 가는것처럼 핸드백을 들고 카운터에 갔어 ..
그런데, 카운터에서 계산하려고 값을 묻고는 깜짝 놀랐어 .
그러니까, 고기 외에도 각자 음식을 시켜 먹었거든 .
카트같은 나무로 만든 차에 고기를 두번이나 싣고 왔었는데
모두 .. 겨우' 88불 ' 이라고 하더라 .
이정도면 이곳 동부에서는 실히 200 불은 넘었을텐데..
계산을 마치고 돌아오자
이번에는 쩔쩔 매시는 사돈내외 ..
" 아니 .. 저희가 사드려야 하는데요.... "
" 아니예요. 너무나 맛있어서 제가 내고 싶었어요"
필-하모니오케스트라 파티에서 큰딸 내외
다음은 냉면의 ' 냉'으로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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