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다른 아름다움으로 지는 해.
4월20일.2020년.월요일.
어제는 내가 어디 아픈사람처럼 피곤해서 일기를 쓰지 못했다.
매일 아침이면,미루었던 일들을 오늘은 꼭 해야겠다는 생각은 하는데...
그러다 생각했던 일들을 못 끝낸 저녁이면,피곤이 풀리면
내일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차고 옆에 있는 단풍나무에 꽃이 핀것을 처음 보았다.
어제는 낮에 남편 베지색 면바지가 길어서
조금 잘라 내고 단을 줄이는 일을 하고 있었다.
재봉틀로 하면 금새 끝나는 일이 겠지만 전기코드를 잃어 버려서
주문을 했는데...바짓단 정도는 손바느질로 해도 된다.
바짓단을 줄이고 있는데,Mrs.Gray로부터 전화가 왔다.
두릅과 두릅잎을 나무에서 땄다면서,두릅은 초고추장으로 찍어 먹고,
두릅잎으로는 나물로 무쳤는데, 다른 반찬 몇가지랑같이 주고 싶다고...
두고 먹지 그러냐고 했더니 ,아니라고 같이 나누어 먹고 싶다고...
문앞에 내놓은 의자두개.
그래서 전날 현관 문앞에 내놓은 의자에 앉아서 손바느질을 하면서 기다렸다.
Mrs.Gray가 음식을 담아온 봉투를 문앞에 놓고,
내놓은 의자에 같이 앉아서 30분정도 얘기를 나누다 갔다.
차고 옆에 꽃이 핀 단풍나무
단풍나무꽃.
저녁에 먹으려고 보니 꽈리고추와 마른새우 볶음과 두릅(조금 억세었다)과
초고추장 담은 작은 그릇과 두릅잎 무침이 있었다.
수고스럽게 가지고 온 음식을 맛있게 먹기는 하지만
그만 가지고 와도 좋을텐데...코로나사태가 끝나고 만나고 싶은데...
아침에 먹고 남은 애탕쑥국을 저녁에 먹고,좀 억센 두릅과 두릅잎나물.마른새우볶음,
꾀리고추볶음.김치만 5가지(포기김치,오리깍뚜기,가지소배기,총각김치,물김치)
소불고기 김.계란 지단....거의 식물성 반찬이다.
지난주 큰딸집에 음식을 주러 갔다가 근처에 있는 H-마트에 들렀다.
오늘은 그때 고추모종(12개)을 산것을 친정어머니께 심어 드리려고 친정에 들렀다.
가지고 간 소똥거름을 작년 고추를 심었던 12개의 화분속에 조금씩 넣고
심어 드렸다.어머니께서 부엌유리문에 서 계셨다.
부엌유리문을 여시고 어머니께서 내가 어찌 지내는지
전화를 하고 싶어도 귀가 잘안들리셔서 못하셨다고 하셨다.
고추모종을 심어 드리니 어머니께서 좋아 하셨다.
친정에 갔지만 집에 들어가지 않고 ,유리문에 서계신 어머니께
손을 흔들고 또 오겠다고 말씀드리고 친정을 떠났다.
12개의 화분에 고추모종을 심고....
부엌유리문에 서 계신 어머니.
집에 막 돌아 왔을때,Mrs.Gray로부터 전화가 왔다.
뭐하느나고 묻기에 친정어머니께 고추모종을 심어 드리고 왔다고 말했다.
고추씨를 심었는데 싹이 안나온다고 자기도 H-마트에 사러가야 겠다고 했다.
친정 뒷마당에핀 흰철쭉
마스크와 투명한 고무장갑을 하고 고추를 다 심어 드리고 ....
큰딸집에는 큰딸이 미혼때부터 집에서 키우던 15살된 고양이가 있었다.
그 고양이가 얼마전부터 뇌종양을 앓고 있어,
밥도 안먹고 고통스러워해서 오늘 오후3시에 큰딸과 온식구가
동물병원에 데리고 가서 안락사를 시켰다한다.
단체톡방에서 텍사스에 사는 둘째에게 슬프다고 하소연하고 있었다.
둘째가 큰딸에게 얼마나 슬프냐고 위로하면서
이젠 자기처럼 개를 키워 보라고 말을 했다.
뉴져지에서 살때 어린 고양이.
요즘 식탁위에 놓은 수국꽃.
큰딸집 크리스마스 X-마스 튜리 옆에 있는 몇년전 고양이.
그런데 남편이 이젠 고양이가 없어져서 잘되었다고 해서
내가 , 위로를 해주어야지 왜 그렇게 말했느냐고 했다.
남편은 고양이 알러지가 아주 심하다.
고양이가 있으면 숨을 잘못쉰다.
남편이 큰딸집에 갈때는 알러지약을 먹고 간다.
그래도 임신해서 예민한 딸에게 남편이 너무 심하게 말했던것 같다.
집앞에 핀 팬지꽃.
그래서 내일은 큰딸을 위로해 줄겸 몇가지 음식을 해서 가져 가려고 한다.
삼겹살 수육은 삶아서 페치오에 내놓았고,지금은 소갈비찜을 만들고 있다.
큰손녀가 아토피 때문에 간장이 들어간 소갈비찜을 못먹을것 같아
삼겹살수육을 삶았다. 만두속이 많이 남아서 만두피와 에그롤피를 사왔는데,
만두를 만들려니 시간이 많이 걸릴것 같아서 에그롤을 24개 만들었다.
내일 큰딸에게 에그롤도 15개 갖다 주려고 한다.
우리 가족은 9개중에서 6개를 먹었는데 남편이 에그롤을 안좋아해서
나머지 3개는 내일 Mrs.Gray에게 갖다 주려고한다.
애그롤을 만들어서 기름에 한번씩 다 튀겼다.
튀긴 에그롤을 플라스틱백에 넣어 얼렸다.
X X X X X
4월18일.2020년.토요일.
오전에만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처럼 흐린 하늘의 토요일 아침이다.
샤워를 하고,잠깐 집을 한바퀴 돌려고 나왔을 때는 비가 잠깐 그쳤을 때였다.
남편도 집을 한바퀴 돌려고 나왔다가 엊그제 땅에 파묻은
채소찌꺼기를 누군가 파헤쳤다고, 누가 그랬을까 여우?들쥐(파솜)?.
그 소리를 들을 때에는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쭈그리고 앉아서 네잎클로바를 몇개 찾고는 집으로 들어 왔다.
매일 하루에도 여러번 습관처럼 쪼그리고 앉으면 눈앞에 보이는 네잎클로바...
옆집에 핀 아이리스.
계란후라이 한개와 에그롤 한개씩을 후라이펜에서 다시 뎁혀서 아침으로 먹고
소파에서 유튜브를 보고 있는데,Mrs.Gray로부터 전화가 왔다.
쑥 캔것을 문앞에 두고 가겠다고....어떻게 대답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
그냥 두고 먹지...나 오늘은 그림을 그리려고 해...
문앞에 헝겁으로 된 접는 의자 둘을 2m 간격으로 놓고 기다렸다.
매일 네잎클로바를 따고...
기다리는 동안 또 쪼그리고 앉아서 이사간 옆집 앞마당 잔디밭에서 네잎클로바를 찾았다.
5개정도 찾았을때 Mrs.Gray가 왔다.차속에서 안나오기에 다가 갔더니
그냥 쑥만 놓고 차를 운전해서 가는데...
문앞에 의자 둘을 놓았으니 앉았다 가라고 했는데...
아니라고 말하면서 그냥 돌아갔다.좀 얼굴이 굳어 보였다.
친정 뒷마당에 라일락.
아까 오늘은 그림을 그리겠다고 말을 한것을 듣고
집안에 들어오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해서 일까?
마음이 약해졌지만 딸들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Mrs.Gray에게 전화를 바로 안했다.
더 앉아서 네잎클로바를 찾다가 조금전 집에 들어 왔다.
나중에 쑥국 끓여 먹을때쯤 전화를 하려고 한다.
끓은 물에 계란을 씌워서 끓여낸 에탕쑥국.
남편이 좋아 하는 생굴,두부부침,뽕나무잎볶음(Mrs.Gray),김과 김치5가지.
저녁을 먹고 치우고 나서 Mrs.Gray에게 카톡을 보냈다.
아까 의자 둘을 준비했는데 그냥 가서 서운했다고...
알러지가 있어서 머리가 아팟기에 그냥 간것 이라고, 다음에는 의자에 앉겠다고...
쑥으로 애탕쑥국을 끓여서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까 집에 갑자기 온다던 Mrs.Gray때문에 당황해서 그림을 그릴거라고 말했다.
후다닥 수국꽃을 그리고 아직 마무리를 안했다.
아직까지 나는 그림을 안그렸다.
나는 지금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래서 식탁에 놓고 보던 수국꽃을 그리기 시작했다.
내가 임기응변으로 말한 것이 나 스스로에게 올무가 되었다.
그동안 화판을 치우고 그림을 안그린지 꽤 오래 되었다.
코로나 사태로 클럽하우스가 문을 닫아서 4월 그림모임도 취소되고
5월도 취소되고...언제 다시 모일지 모른다.
그동안 느긋하게 화판까지 치우고 지냈다.
친정집 옆에 핀 철쭉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