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눈이 온다던 일기예보와는 다르게 햇빛과 파란하늘이 보이는 하루였다.산책길에서.
1월31일.2019년.목요일.
밤새 간간히 뒷마당 숲속에서 부는 거센 바람소리를 들었다.
아침 7시30분인데,지금도 새소리와 센바람소리가 들리고 있다.
겨울은 추워야 겨울이다.또 자주는 아니어도 눈이 와야 겨울답다.
추운 창문밖에 옅은 핑크색으로 하늘밑에 동이 트는 것이 보인다.
어젠 산책을 생략했다.집을 나서서 클럽하우스에 차를 세우고 나왔는데
파킹장에 부는 바람이 시베리아 북풍같았다.
얼굴에 파고드는 찬바람에 "산책은 못하겠다."면서
짐가방을 들고 남편이 클럽하우스로 걸어 갔다.어젠 수영만 했다.
이렇게 추운날 눈이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지만 창밖은 푸른색 하늘도 보이고
맑아서 눈올 기미가 전혀 안보이는 목요일 아침이다.
엊그제부터 훼밀리룸에 렙탑과 스마트폰을 두고 잠을 자서 그랬는지
잠도 푹자고,아침에 전보다 일찍 일어났다.
침대 머리맡에 렙탐과 스마트폰을 두면, 자다가도 자꾸 들여다 보곤 했었는데
잠자다가 훼밀리룸까지 나오게 되지 않으니 잠도 푹자게 되는것 같다.
남편은 침대에 등을 기대고 앉아 벼개를 무릎에 놓고 그위에 렙탑을
올려 놓고 영화도 보고, 요즘 유튜브로 한국뉴스만 보면 들리는
어떤 모범적이었던 앵커의 행적이 들리고 있다.
소리가 조금 들리다가 안들리면 나는 잠이 든것이다.
남편이 수요일 아침에 큰딸이 성경공부에 가서 아이들을 봐주었다.3손주가 다 아프다.
어제 카톡으로 금요일에 큰딸이 큰손녀 피아노레슨을 하러 가는 동안
손자와 막내손녀를 봐달라고 했다. 자기 집에 내가 와주어도
좋겠다고 했지만, 우리집으로 손주를 데려오면 나로서는 더 좋겠다.
손주들이 오면 치즈스테이크를 해주고 싶어서 어제 운동을 마치고
동네 J&J 국제수퍼에 가서 냉동으로된 얇게 썰어진 소불고기감을 샀다.
혹시 구정에 친정에 가게 되면 만들어 가려고, 갈비찜고기도 훼밀리펙으로 한펙 사왔다.
감기가 거의 낫고 있는 막내손녀.
한인들이 가는 수퍼 H- 마켓은 집에서 멀고,고기가격도 훨씬 비싸다.
H-마켓에서 며칠전 사온 냉동 소불고기는 파운드에 $7.99이고,
3,76파운드를 $30.04주고 훼밀리펙을 사왔지만,
J&J에서는 파운드에 $4.99으로 훼밀리펙에
4,45파운드인데 $22.21에 사왔다.파운드당 가격이 $3이 다르다.
물론 고기의 질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맛으로는 다른 것을 모르겠다.
저녁을 마치고 식탁에 앉아서 김치를 담았다.
매일 토마토김치찌개를 끓여서 얼마 없던 김치가 바닥이 났다.
아침에 집뒷마당에 나갔던 남편이 오늘은 그리 춥지 않다고 했다.
늦은 아침을 먹고 흰나무상자에 넣어둔 작은 배추2통을 바다소금으로 절이고,
동네숲길로 산책도 나가고,수영도 하고 왔다.
어제보다 안춥고 바람도 안불어서 걷기에 좋았다.
클럽하우스에서 돌아온뒤 한잠을 자고 일어나서 저녁까지 먹고 김치를 담았다.
집뒤 페치오에 남편이 만든 나무화분에 채소를 넣어 두었는데
날이 추워 채소가 얼어서 집안에 들여 놓았다.
저녁을 준비하기 전에 절인배추를 씻어 건져 두었다가 찹쌀풀도 조금 쑤었다.
배3개,무우1개,양파 한개,부추 한단을 썰어 놓고,
마늘한줌, 생강(엄지반만한것) ,양파 반개,사과1개 ,게3마리소스,
잘게썬 빨간피망2개를 넣어 믹서로 갈았다.
생새우 한줌을 잘게 썰고 ,고춧가루 조금 넣어서 버무려서
김치냉장고 플라스틱통 한개에 담았다.
다 마치고 시계를 보니 저녁 9시가 가까웠다.
속에 신문지로 덮고,겉에는 담뇨로 덮어 두었었다.
아침에 개구리 한마리를 수채화 물감으로 색칠하다가 끝을 못내고 하루가 다 지나간다.
김치담그는 일로 그래도 보람있는 일을 한 하루였다.
아리조나주에 사는 블친님처럼 하루를 보람있게 보내려고 하고 있다.
내게 있는 게으른 자유가 이젠 빠른 삶의 리듬을 타고
생기차고,규칙적이고, 보람있는 삶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무래도 내가 블친님보다 나이가 많아서 생체리듬이 느린것 같다.
긴시간을 게으르게 있다가 그날 움직였던 일만을 블로그에 기록을 하면
마치 내가 하루종일 부지런했던 사람처럼 보이는것 같다.
X X X X
1월30일,2019년.수요일.
어제부터 방에서 엎드려 보던 렙탑을 가족거실(훼밀리룸)에서 하기로 했다.
첫째로 방에서는 연필로는 그림을 그려도 수채화로 색은 칠할수 없기에
방에서 나와서 그리다가 렙탑도 소파에 앉아서 가져와 하게 되었다.
조금 피곤하다 싶으면 낮잠자던 버릇이 어제는 없었다.
그런데 사람이 자꾸 잠을 자면,잠이 느는지 낮이고 밤이고 구별이 없었다.
남편하고 운동가거나 산책갈 때면 머리가 아플 때가 많았다.
그리고 자꾸 늘어 지는것 같았는데,어제는 정신이 들어서 두번이나 카톡이 왔었던
어릴적 친구에게 먼저 카톡을 했다.초등학교 운동회 때면 릴레이선수로
뽑혀서 나보다 빨랐던 친구와 같이 달렸는데, 어느새 날렵했던 그 친구가 아니고
자주 아프게 되는것 같다.대상포진으로,폐렴으로 앓았었다더니
또 대상포진이 왔다고 해서 어제 물어 보았더니 이젠 교회일도 줄이고
몸을 챙기려고 한다고 했다.그동안 입맛도 없었는데 잘먹으려고 한다고 했다.
나이들어서 몸관리를 어떻게 잘하였느냐에 따라서 건강으로 나타나는것 같다.
나도 작년에 처음 폐렴을 앓았었다.한국에서는 폐렴으로 입원을 한다던데,
나는 거의 한달을 집에서 앓았다.응급실에 갔었는데,고열이 났지만
아픈 데가 없다고...그후에 찾아간 주치의가 발견하고, X- 레이 찍고,
약을 처방받아 나을수 있었다. 좋은 의사를 만나는 일도 중요하다.
다이어트와 수영을 열심히 해도 안줄던 체중이,고맙게도 폐렴으로 많이 줄었다.
둘째가 스마트폰으로 보내준 작은 수국꽃사진을 보고 연필로 본을 그렸다
조금전 둘째로부터 전화가 왔다.길이 춥고 얼었다는데 운전조심하라고 했다.
텍사스에 살면서도 항상 우리가족이 사는 곳 날씨도 알고 있다.
부탁한 수국꽃 그림이 큰데 괜찮으냐니까 좋다고 했다.그래서 작게도
그려주겠다고 했더니 둘다 보내주면 더 좋다고...
출근길이라고 했다.그곳 텍사스 기온은 어떠냐고 물으니
화씨50도에서 낮이면 70도라고 했다.
그 정도면 이곳 버지니아에서는 봄날씨이다.
수채화로 색을 칠하기 시작했다.
X X X X
1월29일.2019년.화요일.
아침부터 잔뜩 흐린 구름낀 하늘이었다.
며칠전 일기예보에는 화요일엔 비가 온다고 했었다.
일기예보도 조금씩 바뀐다.목요일,금요일에
눈이 조금 온다고 했는데 두고 볼 일이다.
화요일 오후에 비대신 눈이 조금 내렸다.큰딸이 카톡으로 큰딸 사는 곳에는
눈이 엄청 내린다고 내가 사는 곳은 어떠냐고 물었다.큰딸네는 운전해서
25분거리에 살고 있는데,그곳에는 눈이 많이 내렸다고 했다.
눈때문에 내일은 학교도 닫고, 사위직장도 3시간 늦게 출근하게 된다고 했다.
뒷마당에 눈이 아주 조금 내렸다.
집주위로 부는 '바람의 흐름'이 해마다 낙엽청소 할일을 엄청나게 가져다 줄때가 자주 있었던
뉴져지에 살던 집과는 다르게,새로 이사온 집에서는 낙엽을 청소할 일이 없어졌다.
신기하게도 자로 그어 놓은 것처럼 옆집과 우리집 사이의 뒷마당에 그동안 떨어진
낙엽이 다 그 집으로만 가서 쌓여 있었다.
이렇게 자연적인 일로 우리집 뒷마당에 쌓인 낙엽이 다른 집에 가서 쌓여서
미안하기는 하지만 정말 너무 좋다.우리집은 낙엽청소를 한 집처럼 깨끗하다.
각집의 위치가 언덕이 조금씩 높아 그런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올해는
이렇게 내게 좋은 일을 만나게 하는 '바람의 흐름'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