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부엌창문 2개과 이층 창문 3개를 달았다.
4월25일.2018년.수요일.
나는 지금 새소리를 들으며 훼밀리룸 바닥에 엎드려 있다.
지금 이층방에는 아무런 가구도 없고 침대도 없다.
오늘도 보통날처럼 막내는 학교로 갔다.
유리창문 고쳐주는 사람이 안나타나서 너무 신경을 썼더니
그제 저녁부터 오한이 오더니 재채기도 하면서 감기가 왔다.
그래도 막내학교도 보내고 남편에게 아침도 주고....
훼밀리룸 바닥에 이불을 깔고, 덮고 지난 밤에 잠을 잤다.
무거운 가구를 남기고 다른 것은 남편이
내가 조금 같이 거들어서 거의 다 옮겼지만
사람을 불러야 할것 같은 가구들이 좀 있었다.
물론 이삿짐센타에 전화를 하면 되겠지만
일인당 하루에 300달라는 줘야 한다고 들었다.
몇명 부르면 돈1000달라는 실히 나갈것 같았다.
이층 응접실 같은곳 창문2개와 안방 창문한개를 떼어 갔었다.
어제 저녁 남편과 동네에 있는 작은 쇼핑센타에 갔었다.
사람을 잘못 만나면 좀 위험할 수도 있겠지만
이삿짐을 Pod속으로 잘 옮겨 주기만 하면 된다.
무거운 가구 몇가지를 옮겨 줄 사람을 만나려고 나갔다.
그동안 사람을 겪으며 살아 온 인생경험의 안목으로
열심히 스캔을 하기 시작했을때
두명의 젊은 백인청년이 눈에 들어 왔다.
남편은 깜짝 놀라서 안된다고 했다.팔뚝에 온통 문신이 새겨진
두청년이 아무래도 정상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다르다.겉으로 드러난 외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말을 시켰더니 의외로 목소리는 어리고 순진한 티가 났다.
혹시 두시간 이삿짐을 나르는 일을 할수 있겠느냐고 했더니
둘다 하겠다고 대답을 했다.중국집 앞에서 만났는데
작고 검은 플라스틱백을 둘다 들고 있었기에
중국집에서 음식을 샀느냐고 물었더니
아니라면서 달라스토어에서 샀다면서
백을 열어서 보여 주는데 면양말이 들어 있었다.
비록 팔뚝에 온통 문신은 새겨져 있었지만 내가 사람은 잘만난것 같았다.
31살,37살이라는 두백인 청년들이 내가 무엇을 샀느냐고
물었다고 해도 보통 사람들은 백속을 보여 주지는 않는다.
그것은 사람이 순수하다는 것을 말한다.
"차로 쫒아 오라."고 했더니 둘다 운전면허가 취소된 상태라고 했다.
그래서 차에 태우고 집으로 가고 있었는데
곁에서 남편이 마약중독에 걸린 사람들 같다는둥
나중에 강도로 변하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느냐는둥 불안해 했다.
그래서 차도 없고 또 돈이 아쉬운 청년들이라
우리에게는 딱 적합한 자들 같다고 내가 대답을 했다.
"두시간 정도의 일인데 너희들이 일찍 끝내도 같은 돈을 주겠다."고 말했다.
"시간당 20달라에 일을 잘하면 10달라를 더 주겠다."고 했더니 좋다고 했다.
그런데 짐나르는 일을 너무 익숙하고 빠르게 하고 있어서 놀라고 있는데
이삿짐센타(무빙컴페니)에서 일을 했었다고 대답했다.
남편이 눈이 동그래지면서 너무 좋아했다.
리빙룸에 있던 책꽂이는 옆으로 눞혀서 나르고
이층에 있던 가구도 어떻게 나르는지 알아서 나르고 있어서
벽에 긁히지 않게 조심하라고 말할 필요가 없었다.
다 나르느데 소요시간은 30분이 걸렸다.
약속한 50달라씩 주고,맨처음 두청년을 만났던 장소에 데려다 주었다.
꼭 그사람을 만나는 경험을 하지 않아도 대강 그 사람의 얼굴에서
속사람이 어느정도 보이는 것은 오랜 인생경험에서 얻어진것 같다.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예민해서 더 속사람을 볼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남편은 어제 남편 마음에 들지 않았던 두청년이
이삿짐센타에서 일한 경험이 있던 청년들이었다는 것과
코카콜라 깡통을 주었더니 고맙다고 마시면서
짐을 잘날라 주어서 아주 만족해 하고 있다.
이렇게 베니어판으로 막았었는데 맨처음 사진처럼 고쳤다.
어제 오기로 했던 유리창문 고쳐주는 사람이 아침9시도 되기전에
와서 두사람이 열심히 지금 창문을 붙히고 있다.
하도 속을 상하게 한터라 고마와서 "와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누구에게든 소개하고 싶지는 않은 사람이다.
약속한 날을 어기고 일을 해주니 해주는 동안 속이 탄다.
미국에서는 상당히 인기있는 직업이라 손재주 좋은 사람들이라면
해볼만한 일이다.창틀 재료를 구입해서 그전에 있던 유리를
끼어 넣고,풀로 붙히고,못질을 하는 일인데,재료비는 몇푼 안된다.
있던 유리를 빼내어서 만든 창틀에 끼어주고
완성하는데 새유리창문 보다 싸게 돈을 받는다.
그래서 창문을 수리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좋다.
버지니아 큰딸 집안으로 옮겨지고 있는 피아노.
막 큰딸이 고용한, 피아노 옮기는 전문회사에서 3명이 왔다.
어릴때부터 아이들이 치던 피아노였는데
큰딸이 손주들에게 가르치고 싶다고 했다.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피아노를 기꺼이 손주들에게 주기로 했다.
이삿짐속에 가져 가겠다고 했더니 그러면 피아노를 못쓰게 된다고 ....
큰딸집 훼밀리룸에 놓인 피아노.
내일 큰딸집에 가져다 준다고 하고 피아노 옮기는 사람들은 갔다.
남편이 그들에게 팁으로 20달라를 주었다.
이사오던 첫날 처럼 거의 빈집으로 되어간다.
큰딸에게 카톡을 보냈더니 3사람이면 30달라를 주지 그랬느냐고....
내 생각에도 30달라는 주면 좋았을것 같았는데
어제 큰딸이 남편에게 20달라만 주라고 했다고....
큰딸이 어제는 피아노 나르는 사람들이 2명인줄 알았다고....
X X X X X
이 훼밀리룸처럼 집안에 많은 창문으로 밝은 집에서 30년을 살았다.
4월24일.2018년.화요일.
오늘은 파란하늘과 흰구름이 보이는 아침이다.
어제 저녁 라면을 사려고 잠깐 한국수퍼에 다녀왔다.
아마도 다시 못볼 거리여서 그런지 가는 곳마다 서운한 맘으로 보게 되었다.
차창밖 거리마다 성글게 연두색잎을 달고 서있는 나무나,봄꽃들이 보였다.
뉴져지에서 35년을 지낸 것이 사랑하던 사람과의 이별이라도 앞둔 사람처럼
벌써 서운해서 거리마다 눈으로 스캔하면서 지나갔다.
남편은 아니라고 떠나 가는 것이 시원하다고....
어제 저녁 낮에는 섭씨 22도 였는데,잠들기전 한기를 느꼈는데
감기에 걸린것 같다. 자다가 재치기를 하니 남편이 시끄럽다고....
아침이 되니 왠지 기운이 없고 비실 비실하지만
내가 해야할 일이 도시락 만들고,막내머리 빗기고....다 해내고
막내 배웅까지 마치고 집으로 들어왔다.
막내를 화요일마다 태우고 가는 여자버스기사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X X X X X
4월23일.2018년.월요일.
아침이 밝아 오는 것이 보이고 있다.연하늘색 하늘이다.
매일 새벽하늘을 바라보던 방천장 창문도 이사가면 그리울것 같다.
오늘이 월요일이니 딱 일주일 이집에서 살게 된다.
그동안 이삿짐 포장하는 일과,또 짐칸에 이삿짐박스 나르는일,
또 화분정리하는 일등으로 정신없이 바쁘게 지냈다.
오늘 월요일 아침 문득 천장창문을 보다가
이집에서 이사가면 제일 저 천정창문이 그리워질것 같다.
안방에서 매일 보던 천장창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