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맑은날 아침이었다.
3월18일.2018년.일요일.
잔잔히 바람이 불고 있고,구름도 없는 맑은 날이다.
그동안 눈이 온 뒤로, 조금 쌀쌀했었는데
오늘은 섭씨 9도라 봄이 느껴지는 날이다.
그동안 정신없이 지냈는데 비로소 주위를 둘러보고 싶어 지는 날이다.
이젠 봄이 온것 같은데 고추나 상추모종을 심을 생각도 못하고 지냈다.
올해는 이사를 하려고 해서 그 어느것도 선뜻 시작할수가 없었다.
오늘은 아침에 앞마당으로 나가 쑥이 나왔기에 뽑고,
나무가지 부러진것을 치우고 풀도 뽑으면서 청소를 했다.
맑은날 하늘에는 비행기가 지나가고 있었다.
또 오늘도 집 밖으로 나가 시간을 보내야 할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복덕방의 수잔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동안 6개월 동안이나 집을 보러 다녔던 여자가 있었다고 했다.
그동안 우리집도 보고 갔었는데 마음에 들어 했지만
결정을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수잔이 그 여자에게
그 값에 사고 싶어하는 사람이 계약에 곧 들어 간다고
말했더니 어제 그 여자의 남편과 같이 와서 보고
만불을 더 내겠다고 했다고 한다.
이 사진은 언젠가 집밖에 나갔다가 왔을때 본 저녁노을이다.
이미 구매자가 있다고 해야 더 값을 내겠다고 사람들이 바짝 덤벼 드는것 같다.
사실은 집주인 여자(내)가 지금 집값보다 2만(만9천9백...)을
더 받겠다고 했었는데 자기가 우겨서 집값을 낮추었다고 말하면서
주위의 같은 모델집에 비해서 좋은 가격에 나온 것이니
더 주고 사도 싸게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물론 우리부부는 더 내는 사람에게 집을 팔면 더 좋다.
천천히 여유있게 보던 사람들도 누가 산다고 하고 나서야
집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바짝 더 사고 싶어 하는 마음이 드는것 같다.
눈이 막 피려던 개나리꽃위에 내렸었는데,다시 피려고 하고 있다.
집판다는 사인을 잔디밭에 세워놓고,
키넣어 두는 자물통도 만들어
현관문에 달아 놓았던 3월3일 다음날,
3월4일에 집을 처음 보여주기 시작해서
맨처음으로 와서 집을 본 사람이 바로 그 다음날
집사겠다고 했을때 그냥 팔겠다고 바로 정했으면
이렇게 더 주겠다는 사람이 나타 났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이렇게 집이 오래 걸리지 않고 팔릴 줄은 몰랐다.
앞마당에서 본 맑은 아침.
남편이 수잔과 전화하면서 경력이 30년이니
내 부인에게 맡기고 기다리자고 말했었다고 했더니
사실은 복덕방 수잔의 경력이 39년이라고 했다고 한다.
39년이라고 하면 사람들에게 너무 자기 나이가 든것을
들어 내는 것이 싫어서 경력 30년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경력 39년이면 집사려는 사람이나, 집팔려는 사람들의
얼굴표정만 봐도 속을 다 읽어 낼것 같다.
결국은 수잔은 기분좋게 성사시켜 주는 노하우가
무엇인지 잘알고 있는것 같다.
이제 다시 피는 개나리꽃.
지난번 오후에 길건너편 집에서 나왔던 날
내가 왜 그렇게 자기가 정한 집값에 대해 불평을 했는지
이해가 된다고 했었다. 막내 데리고 매번 집밖을 나가는 일이
참 힘들겠다고 하면서 막내와 얘기도 나누던 수잔을 보고
그 다음날 내가 그냥 첫번째 구매자에게 그값에 팔겠다고 했었다.
계약서에 사인을 하기 전까지는 또 집을 보여 달라는 사람에게
집을 보여 줘도 된다고 말을 했었다. 계약서를 작성하는 중간에
또 다른 구매자를 데리고 와서 흥정을 붙혀서
처음 집값을 주겠다는 사람보다 집값을 더 올려 놓은 수잔을 보니,
복덕방 경력 39년이 그냥 39년이 아닌것 같다.
처음 내가 값을 정한것 보다 얼마전 큰딸이 왔을때
남편과 둘이서 수잔이 처음 부른 값으로 하자고 우겨었다.
그때 내말보다 큰딸 말을 더 듣는 남편때문에 기분이 나빴었다.
경험있는 수잔을 믿고 다시 값을 낮추자고 해서 낮추었는데
이렇게 집값이 올라가는 일이 생겼다면서 좋아했다.
남편이 수잔이 만불 더준다는 사람이 집을 사겠다고 하는 말에
수잔경력을 말하면서 수잔 칭찬을 많이 해서 그랬는지
만불 더 낸다는 사람이 있다는 데도 우리부부가 좋아 했는데,
두번째 구매자가 더 주고 계약서에 사인을 할 날은 화요일이지만
사인하기 전날까지 월요일 오전11에서 12시 사이에
또 집을 보겠다는 사람이 있다고 이메일로 연락이 왔다.
snow storm(눈폭풍)이라던 날에 많은 집에서 나무가 쓰러 졌었다.
복덕방하는 사람들은 이런 노하우가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집을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을 적정선에서 만족시켜 줄수 있는 것은
오랜 경력에서 올 수도 있고, 또 수잔은 머리가 좋은것 같다.
유태인이라서 그런것 같기도 하다. 그러고보니 우리집에
유태인이 이사를 오게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큰딸 친구 로렌네도 유태인이고, 그집으로 새로 이사온 사람들도 유태인이다.
또 우리집 바로 옆집에는 러시아에서 온 유태인이 살고 있는데
유태인 이웃이 늘어 가는것 같다. 게다가 아이들도 다 어리다.
어쨋튼 곧 계약서에 사인을 하게 될것인데
내일은 어떤 결과를 줄 사람이 우리집을 보게 될지 모르겠다.
막내손녀가 기분좋게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