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마당에 내린 눈이 너무 아름다왔다.
3월7일.2018년.수요일.
미국에서는 뉴스에서 snow storm이라고 먼저 요란하게 표현하는것 같다.
snow storm(눈폭풍)이 뭘까? 지난번에도 눈폭풍이라더니 눈이 조금 내렸었다.
눈폭풍이라고 며칠전부터 일기예보가 있었는데
오늘 아침에 보니 3- 4cm정도 내린것 같고, 또 아침 8시인데
지금도 내리고는 있지만 얼마나 앞으로 더 내릴지 모르겠다.
아침에는 복덕방사인이 보였는데 저사인이 파묻히도록 눈이 왔다.
이른 아침에는 그다지 많이 내리는것 같지는 않았는데,
이층 둘째가 쓰던 방에서 의자를 창가에 놓고
오랫만에 아주 포근하게 전화로 얘기를 주고 받으며
창밖으로 눈이 내리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현관문앞쪽에 위핑체리(능수벗꽃나무?)에 눈이 입혀져 있다.
눈이 내리기 시작해서 나무마다 흰색으로....
그런데 얘기하고 있던 사이에 함박눈이 엄청 쏟아졌다.
이집에서 이사가기 전에 마지막 겨울선물을 눈으로 받은것 같았다.
며칠후에 눈이 더 온다고는 하지만 오늘처럼 많이 올것 같지는 않다.
너무 사방이 아름다왔다. 눈이 내리는데 천둥까지 치더니
인터넷도 나가서 저녁 4시경에야 들어왔다.
이사진은 전기가 나간 첫날밤이라 추운 딸집에서 서로 붙어서 잠을 잤다고 한다.
큰딸은 닷새째나 전기가 나가서 외가(친정)에 가서 지냈다.
근처에 아이셋을 데리고 가서 지낼 외가가 있어서 다행이다.
누군가 고쳤다고 이메일을 보내 주어서 집으로 돌아 갔는데
전기가 들어온지 2시간만에 또 나갔다고 했었는데
오늘은 전기가 들어와서 자기 집에 있다고 한다.
우체통위에 눈이 쌓이면서 털모자를 쓴것처럼 보인다.
친정집 방하나에서 피난민처럼 잠을 자는 모습을
훼이스북에서 보니 큰딸네가 가여웠다.
그런데 다섯식구가 다들 편안한 마음으로 지내는것 같았다.
다른 사진을 보니 세 손주들은 그래도 편하게 잠들어 있었다.
전기가 나간 집이 아주 추웠다고 했다.
집뒷마당으로 쫒겨나간 선인장에게 옷을 두겹으로 입혔다.
남편은 뒷마당에 나가서 추위를 막아 주려고
쫒겨난 선인장에게 차고에서 찾은 두겹
거적대기(낙엽청소할때 낙엽을 담는것)로 옷을 입혀주고
끈으로 감아 주었는데,이 눈속에서 살아 남으려면
선인장 스스로가 강해야 한다.
침대만 남기고,가구를 다 치운 안방이 깨끗해 보인다.
미국에서 집사러온 사람에게 집주인 사진도 없어야하고
키우던 식물들도 안보게 하는 배려는 무슨 배려일까?
내일도 눈때문에 막내가 학교에 안가는 날이다.
내일 누군가가 집을 보러 오겠다는데
이런 날씨에 어떻게 우리가족은 쇼핑몰에 가서 지내다 올까?
뒷마당 페치오 가구마다 눈이 소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