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오후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다.
3월2일.2018년.금요일.
밤새 비오는 소리를 들었다.바람부는 소리도 들렸다.
어제가 정월 대보름이라고 했는데, 비가 내리고 있어서
달도 안보이던 밤이었다. 비가 내리고 있던 저녁
Gap Kid 옷가게 쇼핑에 다녀온뒤 8시30분 쯤에 저녁을 먹고
손주들 목욕시키고 잠옷까지 입혀서
큰딸과 손주들이 떠났다.
비가 내리는데 버지니아로 떠나는 큰딸네를 배웅하고 있는 남편.
일기예보를 알아보고 낮에 점심먹고 가겠다던 큰딸이
암투병중인 옛날 직장동료인 지나를 만나고,
집에 돌아 와서는 또 쇼핑을 가자고 말했다.
아이셋을 데리고 쇼핑다니는 일이 힘이 들었던지
뉴져지만 오면 남편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나와 같이 쇼핑을 갔었다.
한가지는 세째 손녀와 큰 손녀것을 같은 것으로 샀다.
큰딸이랑 어제 Gap kid 옷가게에 갔었다.
버지니아에서 뉴져지 친정에 오겠다고 장거리운전을 해서
온 큰딸에게 뭐라도 사주고 싶었다. 왠일인지 어제는
Gap Kid 옷가게에서 옷을 4벌밖에 안 골랐다.
세째손녀 첫돌(6월30일)때 입을 한복을 사주라고
남편이 돈을 담은 봉투를 큰딸에게 주었다.
다른 때는 갭옷담는 큰가방에 잔뜩 담아서
한참을 계산을 했었는데,
원피스 4벌이니 빨리 계산이 끝나서,
왜 더 사지 그러느냐고 물으니 괜찮다고....
복덕방여자 수잔이 훼밀리룸에 있던 사람 키보다
크게 자란 선인장을 치우면 좋겠다고 말을 했다.
저 선인장이 키우던 사람에게는 좋아 보여도,
보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떤 위압감을 주는것 같았다.
어제 선인장을 밖에 내놓았을때만 해도 그리 춥지 않으니 괜찮을줄 알았다.
지난 번에 파마하러 갔었던 미장원 여자에게 물어보니
좋아해서 선인장을 주려고 했었는데,
남편이 왜 주느냐고 반대를 해서 못주고 말았다.
전혀 식물은 안좋아 하는줄 알았는데
남편이 좋아하면 그선인장을 이사갈때 가져 가야겠다.
사람키보다 큰 선인장이다.
예상을 안했는데 겨울에 노란 선인장꽃도 피는 것을 보고는
나도 왠만하면 이사갈때 가지고 가고 싶기는 하다.
가져 가려면 화분에서 뽑아서
큰 쓰레기주머니에 담아 가야 한다.
저 큰 선인장을 가져가는 과정이 쉬울것 같지도 않고
또 다시 옮겨 심는 일도 어려울것 같아서
누구든 원하는 사람에게 주려고 했는데,
저 선인장의 운명이 어찌될지 모르겠다.
그런데 오늘 3월2일에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집에 복덕방에서 보낸 사진찍는 사람이 오기로 되어 있다고 해서
내가 남편에게 이젠 저 선인장이 추워서
얼어 죽을 일이 없으니 밖에 내놓자고 말을 했다.
그래서 선인장화분이 어제 뒷마당으로 쫒겨 나갔다.
눈만 오는 것이 아니고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뒷마당으로 쫒겨나간 선인장에게 수난이 닥쳤다.
비바람만 부는줄 알았는데,얼마나 바람이 세던지
서있던 그 큰 선인장 화분이 쓰러졌다.
게다가 진눈깨비까지 내리고 있다.
큰딸집 뒷마당 담이 바람에 쓰러졌다.
큰딸이 카톡으로 큰딸집 뒷울타리가 한짝이 날아 갔다고
사진을 보냈다.게다가 전기까지 나갔다고 한다.
어떻게 끼니를 해결했느냐고 물으니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예상 못했던 눈이 사방에 내리고 있다.
어제 비가 내리던 우리 집에서 떠나서 벌티모어쯤에 가니
비가 안오더라고 했다.버지니아에 도착했을 때는 비도 안오고
세아이들이 다 잠이 깨어서 한결 쉬웠다고 했다.
아픈 다리로 어떻게 자고 있는 큰 아이들을 나를지
걱정했었는데 다 괜찮았다고 했다.
어제 떠날때 잠옷입은 손녀와 손자.
그런데 큰딸이 도착한 뒤에 밤새 비비람이 세게 불었던것 같았다.
사위가 텍사스에서 새벽 한시에 돌아오고 난후부터
기후가 바뀐 모양이었다. 사위는 금요일 직장도 안가고
아이들 학교도 문을 닫고...
집울타리가 날아가고 , 전기도 끊어지고....
아기에게 안전벨트를 해주는 중이다.
나와 남편은 복덕방여자가 청소하는 사람 전화번호를 주었지만
그 전화반호를 주면서 청소맡기는 일은 우리소관이라고 했다.
그 번호로 가격을 물어 보기만 하고 청소를 둘이 했다.
집이 커서 250달라라고 하더니 아주 깨끗하게 (deep clean)해주는 데는
400불이라고 했다. 2시간이면 일이 끝난다고 했다.
맙소사! 직장에 다니느라 청소할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해주는 사람들이 필요하겠지만 ,
언제나 시간이 많이 남는 은퇴한 사람들에게는
정말 너무 비싸고 터무니 없는 가격인것 같다.
리빙룸 셑트가 없어지고 빈공간이 많아서 넓어 보인다.
2시간에 400불을 주고 청소회사에 하게 하느니
우리부부가 10시간 걸려서라도 청소를 한다면
더 꼼꼼하고 깨끗하게 할수있다.
구석구석 남편과 정말 깨끗이 청소를 했다.
강한 화학약품을 뿌려서 청소를 깨끗하게 해주고
2시간에 400달라를 번다니 그 청소하는 직업도
청소할 사람만 계속 있다면 꽤 수입이 높은 직업같다.
주40시간 일하면 일주에 8000불을 번다는 계산이다.
화초 화분들이 없는 훼밀리룸도 깨끗하고 넓어 보인다.
deep clean이 Regular와 뭐가 다르냐고 물으니
냉장고속 청소와 오븐에 붙은 기름도 깨끗이 제거해 준다고 했다.
오븐은 새 오븐으로 교체를 해서 기름때가 없고
냉장고속도 얼마전 몇시간에 걸쳐서 깨끗하게 청소를 했는데,
집에서 노는 우리부부에게는 가당치도 않는 청소비용이었다.
부엌바닥을 새로 타일을 깐것 처럼, 깨끗하게 보이도록 청소를 했다.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큰딸은 우리부부에게 청소하는 사람에게
맡기라고 했지만 안될 말이다. 큰딸은 가끔 청소하는
사람들을 불러서 청소를 하게 하고 있다.
남편은 점심을 먹은 후에도 계속 아직도 청소를 하고 있다.
복덕방 팻말 세운 곳에 서있던 손자.
큰딸이 길건너 살던 큰딸친구인 로렌네집을 팔아준 사람이 수잔이라고 했다.
로렌부모가 복덕방여자 수잔을 별로 안좋아 했다고 한다.
집을 싼값에 내놓고 조금 가격이 올라 갔지만
어서 팔라고 밀어 붙혀서 원하는 가격으로 내놓지도 못하고
내놓은 그 주에 집이 팔렸다고 했다.
현관문에 복덕방에서 자물통을 두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수잔에게 우리부부는 모르고 로렌네 집이 팔린
얘기를 했는데도 전혀 아는 척을 안했다는 것이다.
길건너 집이 큰딸 친구네 집인데 집이 그 주에 팔렸다는
말을 했지만 수잔얼굴에 전혀 변화가 없었다.
큰딸이 수잔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우리부부는 로렌네집을 팔아준 사람이 수잔인줄은 몰랐다.
수잔에게 로렌네 얘기를 해서 그래서 바로 그날로 종이를 주면서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사인하라고 밀어 붙혔는지도 모른다.
이 수잔이라는 수터름하게 생긴 복덕방여자를 우리부부도 조심해야 할것 같다.
눈이 조금 오고 있지만 바람소리는 굉장하다.
지금도 창밖으로 무섭게 바람이 불고 있다.
쓰러진 선인장화분이 애처롭게 보인다.
왠 3월에 눈보라가 이토록 몰아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