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살짝 내린 눈으로도 반가운 눈이었다.
2월18일.2018년.일요일.
다른 날과 달리 밤새 살짝 눈이 와서인지 새벽이 어두웠다.
부엌으로 내려 가면서 창밖에 눈이 내린 것이 보였다.
시멘트 있는 곳 외에는 눈이 내려 쌓여 있었다.
그래서 어젯밤 흐려서 별을 볼수 없었나 보다.
잔디밭에 내린 눈이 차가 다니는 길에는 눈이 없었다.
어제는 막내 전동휠체어를 실을수 있는 벤을 사려고
아틀랜틱시티 근처까지 갔다가 왔다.
큰 창고옆에 십여대의 차가 놓여 있었는데,
2008년된 차가 3만마일 달렸는데 13000불을 달라고 했다.
마일레이지가 10년동안 너무 작은 것이 의문인데, 남편은 마음에 들어 했다.
어제는 일단 나중에 또 연락하겠다고 말하고 돌아왔다.
새차를 사면 좋겠지만 나이가 들고는 다달이 나가는 돈이 없어야 한다고 한다.
현금으로 사는 경우 500불 정도 깍아 주겠다고 했는데, 남편이 어찌할지 모르겠다.
소나무 위에도 눈이 조금 보였다.
올림픽 장면에서,고다이라 일본선수가 이상화 선수를 안아 주는데 눈물이 났다.
이상하게 이상화 선수가 우는데 감동이 왔다.
우승했는데 조금도 우쭐해 하지않고 이상화선수를 감싸 안아 주는
저런 고다이라 일본선수의 모습이 일본 전체국민들의 모습이면 좋겠다.
이상화선수가 울때 나도 눈물이 났다.
남편은 오늘도 뭔가 열심히 박스에 부엌용품(작은 양푼,후라이팬)들을
넣고 포장을 하고,부엌 싱크대 수도꼭지를 바꾸고, 차고속에서
뭔가 자르고 일을 하였는데 옷을 얇게 입고 하는것 같았다.
일은 다했다 는데 요란하게 자꾸 재채기를 하였다.
옷장에 걸어져 있던 그많은 옷들이 3종이 박스에 올겨졌다.
남편이 일하고 있는 동안, 나는 안방 옷장속에 걸려 있던 옷들을
Lowe's에서 사온 옷걸이 달린 3개의 종이박스에 다 옮겼다.
29년동안 가득 채웠던 옷장 옷들을 더러는 버렸지만
3개의 상자속에 다 들어 가는 것이 참 신기했다.
처음 이사올 때처럼 옷하나 걸려있지 않은 빈옷장이 되었다.
옷을 구기지 않고 이사갈때 가져가는 데는 참 좋은 종이상자인것 같다.
남편이 기침을 하는 폼이 단단히 감기에 걸린 것같다.
어제 저녁으로 죽을 먹었는데 소화도 잘되고 좋은것 같아서
오늘도 저녁에는 죽을 끓였다.막내도,아픈 남편도
죽과 함께 두부된장국으로 저녁을 먹었다.
냄비에 손바닥 반만한 껍질벗긴 생강을 썰어서 대추를 넣고 티를 끓였다.
남편이 아주 아픈 표정으로 뜨거운 티를 달라고 했다.
그래서 그렇지 않아도 생강티를 끓이고 있다면서
슬라이스한 레몬과 꿀을 넣어서 주었더니 마시고 잠이 든것 같다.
아프면 아이들이나 남편이나 아이처럼 된다.
내가 해줄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런데 내가 아프면 나는 아프다는 소리도 안하고
가족들 식사는 꼬박꼬박 차려주고, 할일 다하면서 아파야 한다.
밤새 눈이 내렸던 일요일 아침에도 해는 떠올랐다.
요즘 환절기라 많이들 아픈것 같다.
큰딸에게서 큰손녀가 열도 있고 배가 아프다고 카톡이 왔다.
큰손녀가 아파서 큰딸이 교회에도 못갔다고 한다.
사위와 손자만 교회에 갔다고 한다.
7개월된 막내손녀이다.
사위가 사흘동안 텍사스주 Laredo(멕시코 근처)라는 곳으로
출장을 간다고 한다. 연방정부 변호사일은 출장도 많다.
큰딸이 아이셋을 데리고 힘들텐데, 가까이 살고 있으면 우리부부가
이럴때 도울일이 많을텐데, 갈길은 멀지만 어서 이사를 가야 할것 같다.
집 건너편집 나무사이로 해가 떠오르는 이른 아침이다.
내일은 죠지워싱톤 초대대통령 생일이라 막내가 학교에 안가는 날이다.
집에서 감기로 누군가 앓게 되면, 가족이 또 감기로
아프게 되는데 막내나 나는 안아팠으면 좋겠다.
남편이 아프지 않아야 나도 마음이 편할텐데, 내일은 나았으면 좋겠다.
떠오르는 햇빛이 우리집 차고앞으로 비취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