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조금 내린 눈으로 아침에 본 충분히 아름다운 설경.
12월14일.2017년.목요일.
어제 눈이 온다더니 눈이 올것 같지 않아서 기대를 않했는데,
아침에 막내 등교준비하러 부엌으로 내려 갔더니
창문으로 보이는 온 세상이 눈으로 덮혀 있었다.
그리 많이 온 눈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눈이 온것 만으로도
충분히 기분은 좋아졌다. 도시락을 준비하고, 아침을 준비하고,
아침시간은 오늘도 또 그렇게 빠르게 지나갔다.
내가 마셔야 하고, 먹어야 하는 드링크와 약들이다.
월요일에 있을 장검사 하는 곳에서 두번이나 전화가 왔었다.
무슨 알러지가 있는지 여러 질문을 했고, 혈압약은 먹고 오라고 했다.
미음이나 물만 먹고 그 전날인 일요일에는 약을 먹고 장을 비워야 한다.
먼저 장검사를 마친 남편이, 무엇을 마시고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잘 가르쳐 주고 있다. 'Mira LAX(말렉스)라는 약이 맛이 없어서 먹기가 힘들다.'고
말했지만 ' 남들도 다 먹는데,나도 먹을수 있다.'고 대답했다.
밤새 눈이 왔었지만, 오늘은 저렇게 흰구름이 보이고 푸른 하늘이다.
창밖은 지금 환한 햇빛과 파란하늘과 흰구름이 보인다.
조금 내렸던 눈은 아마도 곧 녹아서 못보게 될것 같다.
낮 최고 섭씨2도에 오늘 밤에는 최저 영하 7도까지 내려간다고 한다.
또 방금 장검사 하는 곳에서 시간을 알려 주는 전화가 왔었다.
월요일 오전 9시45분까지 오라고 했다. 남편보다 한시간 느린 시간이다.
No Make Up, No Jewelry에, 신분증과 보험카드를 가져 오라고 했다.
체중계 옆에 있는 그릇에 죽이 저렇게 까맣게 탔다. 화초에 주려고 한다.
월요일에 장검사를 하는데, 내일은 텍사스에 사는 둘째딸이 오기로 했다.
크리스마스때는 비행기를 타는 사람이 많아서 일주일 전에 오면
항공료가 싸다고 한다. 내가 뭐라도 맛있는 것을 해줘야 할텐데,
장검사하는 기간에 오는 둘째를 위해, 꽃등심스테이크를 해주려고 한다.
내게는 그림액자속에 있는 꽃등심스테이크처럼 보아야 겠지만
둘째 오면 해주려고,어제 RIB EYE스테이크(꽃등심)를 몇개 샀다.
뒷줄 맨왼쪽에 긴머리 둘째딸(훼밀리 테라피)과 병원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다.
둘째는 요리도 잘한다. 내가 장검사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둘째가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쇼핑을 가서 필요한
식재료를 사오고 자기가 요리를 하겠다고 할것이다.
나는 속을 비운 상태에서 요리를 하기가 쉽지 않을것 같다.
게다가 토요일에는 남편 동창회가 있다. 가면 먹고 싶은게 많은데,
장검사는 월요일인데, 토요일부터 안먹을 이유가 있을까?
아침에 막내를 배웅했을때 보았던 눈이 온 풍경.
X X X X X X X
12월13일.2017년.수요일.
밤새 '딕터지바고'에 나오는 시베리아 바람소리같이
온 세상을 차갑게 몰아 칠것처럼 불어대는
요란한 바람소리를 잠들기 전까지 들었다.
이상한 것은 저런 소리가 시끄러워서
잠을 못잘것 같은데도 자꾸 듣다 보면 저 소리가
귀에 익어서 자장가 소리처럼 들렸나 보다.
밤새 저 바람소리와 상관없이 잠을 잘잤다.
그런데 지금도 저 바람소리는 계속 들리고 있다.
언제 길고양이라도 다녀 갔는지, 눈위로 발자욱이 보였다.
(어제 수요일일기에 오늘 목요일 사진이다.)
수요일 아침 10시다.
아침시간은 언제나처럼 그렇게 빠르게 지나갔다.
오늘 아침에 저 바람소리를 들으니 갑자기
저 소리를 혼자 듣고 있는 것처럼 크게 들린다.
바람이 또 다른 바람을 어느 공간에서 만나는지
회오리 소리같은 소리도 이따금씩 들리고 있다.
밤보다 더 잘 들리는 저 바람소리이다.
참나무가지가 좌우로 심하게 움직이고 있다.
맑은 하늘에 바람따라 움직이는 겨울 나무가 아름답게 보인다.
시멘트길 위에는 이미 눈이 녹았다.(오늘 목요일에 온 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