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학교 크리스마스콘서트에서 친구와 무엇인가를 한다고.
학교로 떠나기전에 .내 유치원때와 야무진 5살 손녀표정이 너무 비교가 된다.
12월5일.20917년.화요일.
언제나 처럼 아침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남편은 밖에서 파우워워셔(Power Washer)로 벽에 붙은 이끼를 지우는지
기계소리가 벽을 돌아 다니면서 크게 들리고 있다.
미동부는 비가 많이 오는 곳이라 매해 내렸던 비로
파란 이끼가 벽에 끼인다.오래된 집일수록
대부분 그런 집들이 많아서 이끼를 지우려고
일하는 업체를 부르는데, 남편은 자기가 하고 있다.
나는 그냥 방에서 자다가 깨어서 턱을 고이고
천장 창문으로 비가 오려는지 흐린 회색하늘을 보면서
지나간 크리스마스에 대해서 생각을 했다.
몇해 전엔가는 손녀딸이 막 말을 하기 시작했을때
우리집에 와서 크리스마스를 지내게 되었었다.
3살손자가 자기아빠가 치는 기타를 들고 흉내를 내고 있다.
집에 크리스마스 튜리도 있었고, 산타 인형도 있었는데
크리스마스가 무슨 날인지를 이해를 못했던
두살 손녀가 " 해피버스데이 산타!"노래를 불렀었다.
물론 지금은 크리스챤 학교에 다니니까 잘 배웠을 것이다.
겨울에도 꽃이 피는 사랑초.
나도 그동안 살면서 수많은 크리스마스를 지냈는데
내가 이렇게 60중반이상 넘긴 할머니가 되도록
기억나는 크리스마스는 유치원 때의 크리스마스이다.
그날이 아직도 너무 생생히 기억이 난다.
언제인지 연필로 어머니와 아들을 그렸다.
(잡지에서 본 사진을 보고.)
어릴 때부터 나는 그림그리는 것을 좋아 했었다.
어머니께서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에게서
무슨 선물을 받고 싶으냐고 물으셨다.
나는 손가락이 있는 털장갑과 크레용을 선물로 받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12월 어느날 유치원에서 선생님께서
곧 북국에서 산타 클로스 할아버지께서 썰매를 타시고 친구들에게
선물을 주시려고 , 유치원으로 오신다고 다들 눈을 꼭 감고,
유치원 바닥에 예쁘게 누워 있으라고 말씀하셨다.
만 다섯살 유치원 졸업사진.
나는 산타할아버지 오시는 모습이 보고 싶어서 한쪽 눈은 살짝 뜨고 누워 있었다.
그때 문쪽에서 " 오 호호 !"하며 점잖은 기침소리를 내시는 분이
유치원 친구들이 누워있는 마루 정중앙을 지나갔다.
내눈에 보이던 분은 산타가 아니고 목사님이셨다.
들어 오시면서 목사님께서는 양복 윗도리를 벗으시고 계셨다.
유치원 선생님은 목사님 사모님이셨는데,
손에 들고 계시던 산타클로스 옷을 입혀 드리고 계셨다.
그리고 산타모자를 쓰셨는데 수염이 많이 달려 있었다.
산타구두까지 다 갈아 신으신 목사님깨서 한사람,한사람
곁을 지나 가시면서 누워있던 친구들 머리맡에
선물을 놓고 다니셨다.내게도 선물울 놓고 가셨다.
어머니께서 무슨 선물을 갖고 싶으냐고 물으셔서
내가 대답했던 털장갑과 크레용이었다.
내 나이 여섯살이면 만으로 다섯살이었는데,
아무에게도 말도 못했지만 무척 큰 충격을 받았던것 같았다.
왜 산타클로우스 할아버지께서 북국에서 사슴썰매를
타고 오신다는 거짓말을 어린아이들에게
누가 처음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올해 사진은 아니고 눈이 왔던날의 앞마당
그동안 북국에서 썰매를 타고 오는 장면을 상상했다가
어린 나이에 충격을 받아서인지 지금도
그 장면 하나 하나가 생생히 기억이 난다.
유치원선생님께서 눈을 꼭 감아야 오신다고 하셨지만
한쪽 눈을 뜨고 있었어도 산타로 분장하신 목사님은 오셨다.
선생님 말씀 잘들으라고 매일 어머니께서 말씀하셔서
말 안듣고 눈뜨고 있다가 산타가 목사님인 것을
보았다는 말을 그 당시에 차마 엄마께도 말씀도 못했다.
나는 목사님께서 유치원 안으로 바삐 걸어 들어 오시던
발자욱소리까지 60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히 기억을 한다.
X X X X X
12월4일 .2017년.월요일.
아침에 잔디위에 서리가 내린것을 보았다.
그뿐만 아니라 안개까지 뿌옇게 보이는 아침이었다.
무슨 기계소리를 밤늦도록 들었었는데,옆집 중국집이
밤새 그 많은 땅에 있던 갈색 자갈을 다 없애고
그위를 거름 흙으로 덮고 잔디씨를 뿌려 놓았다.
그동안 갈색 자갈로 덮힌 정원을 본지 28년만이다.
아마도 우리집에서 땅을 고르고 잔디씨를 뿌려서
파란잔디가 보기좋게 자라는 것을 보고 자기들도 그렇게 한것 같다.
그런데 정원일하는 사람들이 꼭 주말에만 밤까지 일을 했다.
일하는 것으로 보아서 주중에는 다른 데서 일하는 사람들인것 같다.
아침에 보니까 그 집에서 쌓아둔 낙엽까지 깨끗하게 청소를 한것이 보였다.
우리집에서 쌓아둔 낙엽에 줄로 그은 것처럼
그집 것만 낙엽을 깨끗이 치우고 갔다.
당연한 것이지만 이상하게 얄밉다.
낙엽은 그집서 많이 떨어 지는데 중국집과의 사이에
소나무로 울타리를 쳐둔 우리집으로 그집 낙엽이 많이 떨어진다.
산책을 하다가 중간에 조금 벤치에 앉아서 쉴때.
남편이 오늘도 산책을 나가자고 하는데 좀 기운이 없다.
중간크기의 배추3통으로 김치를 담고 감기몸살이라니 나이가 든 모양이다.
아니면 그전부터 축적된 피곤이 병을 나게 했는지 모른다.
사골국물에 새로 만든 김치와 어리굴젓,김파무침으로
상차리기도 쉽고,또 남편에게 밥 다 먹고나서
파이렉스 반찬그릇 뚜껑을 닫아서 냉장고에 넣어 두라고 하면 된다.
차에서 늦게 내려서 남편인줄 알고 부지런히 쫒아 갔더니 다른 사람이었다.
가끔씩 중간에 벤치에 앉아서 쉬다가 걷는 사람들도 있다.
이층에서 누우려다가 그냥 산책을 나가기로 했다.
못걸을것 같더니 7바퀴나 걷고 돌아왔다.
걷다보니 땀도 났고, 점 점 컨디션이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주부가 몸이 건강해야 가족들도 잘먹을수있다.
저녁까지 가족들에게 주고 다 나은 것이 아니라서
일찍 자리에 누웠는데 다시 컴을 켜서 보게 되었다.
큰아이 보라색 쉐타원피스와 둘째의 줄무늬 쉐타원피스.
(큰딸 6살과 둘째딸 4살때)
두 딸들 훼이스북을 보면서
내가 아이들의 엄마인 것에 뭉클한 감동이 왔다.
아이들 어릴때 산타와 사진을 매해 찍었는데,
크리스마스가 가까이 오면 둘다 매해 같은 사진을 올린다.
손주들이 5살,3살이지만 우리아이들에 비해 아주 야무지다.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가 얼마나 동심에 기쁨을 주고
고운 추억을 간직하게 하는지 더 잘해 줄것을
그러면서도 아이들이 고맙다.
내가 만든 쉐타 원피스를 입혀서 산타와 찍은 사진이다.
둘째에게 같은색 실이 충분히 없어서 섞어서 만든
쉐타 원피스를 보면 마음에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