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에 심었던 신선초꽃이 가을 국화꽃같다.
9월5일.2017년.화요일.
오늘은 다시 여름 같아졌다.섭씨31도라고 한다.
어제는 햇빛이 눈부시게 환한 날이었다.
Labor Day라 석탄에 불을 펴서
어머니께서 준비하신 갈비고기를
큰딸네도 와서 15명이 친정에 있었는데,
2달된 손녀와 채식주의자인 막내딸을 빼고
13명이 싫컷 갈비구이를 먹을수 있었다.
막내딸을 위해서 고등어도 굽고,
후식으로 옥수수도 굽고, 큰수박도 자르고....
수국잎은 보이는데 올 여름에는 꽃은 못보았다.
그리고 나서 오후 3시쯤 친정집을 떠났다.
이번에도 2살 손자가 같이 가겠다고
우는 것을 겨우 떼어 놓고 나왔다.
이상하게 남편을 아이들이 좋아하며 따른다.
8살 조카와 4살 손녀, 2살 손자가
남편의 등을 타고 노는데
남편이 힘들어 하지 않고 같이 놀아 주었다.
아이들은 같이 놀아 주는 사람을 좋아 하는것 같다.
손자는 잠깐 어디로 가고 조카와 손녀가 남편을 타고 놀고 있다
그제 일요일에는 어머니교회에 갔었다.
어머니께서는 보통때는 아침 9시에 성가대에서
찬송하는 큰 남동생을 따라 교회에 가셨는데,
우리 부부에게 11시에 보는 교회예배에 참석하자시면서
10시10분에는 집에서 떠나자고 하셨다.
그러겠다고 대답을 드렸는데도
그 사이에 5번이나 교회에 가자고 재촉하셨다.
어머니께서는 그렇게 매번 몇시냐고 확인을 하셨다.
토요일 한글학교 첫수업 시간이 있는 날.맨 오른쪽 핑크안경의 손녀.
예배후에,어머니께서 친교실에 가서 같이 먹고 가자고 하셨다.
그러기로 하고 어머니께서 앉으시는 테이블에 같이 앉았다.
남편은 남자분들 테이블로 갔다.이 교회는 나이대로 자리가 달랐다.
나는 어머니옆에 앉아서 앞에 계시는 분께 인사를 드렸다.
뵙기에는 소탈하게 생기신 분께서 어머니 바로 앞에 앉아 계셨고,
어머니와 87세로 동갑이시라고 자기를 소개하셨다.
그래서 어머니께서 건강하셔서 오래 사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더니
뭘 그렇게 오래 살아서 뭐해?노인들은 오늘 건강해도 어떻게 될줄 몰라.
여기에 빈자리가 다 얼마전까지 살아 계시던 분들 자리야.
점심으로 오뎅국밥과 떢볶기 ,무우생체 그리고 제과 빵이 간식으로 나왔다.
어머니앞에 앉아 계시던 할머니.
나는 그분의 거침없으신 말씀에 놀라서 "저희 어머님은
오래 사실 거예요." "뭘 그렇게 오래 사시겠어?
귀도 잘 안들리시던데..."
아니 어떻게 저분은 교회에 나오시는 분께서
저렇게 내 어머니를 그 딸앞에서 오래 못사실 거라고 말씀을 하실까?
정말 안타깝게도 어머니께서는 그분이 하시는 말씀을
못들으시는지 그분을 친구로 좋아 하시는것 같았다.
어머니께서는 부지런히 간식이 놓인 자리에 가셔서 그 할머니께 갖다 드리셨다.
현관앞에서는 여름내내 사랑초꽃이 계속 피고 있다.
나는 그 분하고 말하고 싶지 않아서 내 옆쪽에 앉으신 분들께 또 인사를 드렸다.
그랬더니 "어머님께서 참 책을 많이 읽으셔.
우리교회에서 책을 가장 많이 읽으시는 분이셔."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비로소 어머니에 대해 좋은 말씀을 해주시는 분을 만나 뵙게 되었다.
아까 부정적인 말씀을 하시던 할머니와는 애기가 하기 싫었는데,
내 오른쪽 편에 앉아 계시던 분들하고는 얘기 하기가 훨씬 마음이 편했다.
이 할머니들은 여고 동창이시고,1951년에 미국으로
유학오셨다고 말씀하셨다. 지금 83세 시라고 하셨다.
그래서 지난번에 왔었을때 제게 친절하셨던
안과의사이신 분이 오늘은 안뵈네요 했더니
그 분은 1년 여고 선배이신데 지난주에 넘어 지셔서 다치셨다고 하셨다.
그 안과의사 이신분이 전에 교회에서 나를 만나셨을때,
어디 사느냐고 물으시기에 뉴져지에 살고 있다고 말씀 드리다가
그분 남동생이 내가 다니는 교회장로님인것도 것도 알게 되었다.
남편분게서 돌아 가셔서 혼자서 운전해서
교회에 나오시는 일이 쉽지가 않다고 하셨다.
공원에 갔었을때 보았던 흰 트럼펫꽃.
이사를 오게 되면 어머니교회에 나오게 될지는 모르겠다.
남편하고 의논해서 교회를 정하려고 한다.
교회도 밖에서 만날수 있는 서로 다른 성품을 지닌 사람들이
다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그런 분들과 가까와져서
언짢은 얘기를 들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분들에게 친절하게 인사는 하고 지내되,
그러나 가깝게 지내면서 기분 상해할 이유는 없다는 생각이다.
어머니께는 보청기를 새로 해드려야 할것 같다.
어머니댁에 피어 있던 작은 장미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