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헬스클럽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눈이 오고 있었다.
3월11일.2017년.토요일.
어제 내린 눈이 보이는 오늘 아침은 햇빛이 눈이 부시다.
해가 길어진 때문이기도 해서
아침 6시 넘으면서부터 동트는 것이 보여서
지금 7시에는 햇빛까지 환한 아침이다.
차창으로 보이던 차도옆 지나가는 숲길이다.
토요일은 아침이 좋다.
아침부터 부지런 안해도 좋은 아침이어서 좋다.
그런데도 더 일찍 일어나게 된다.
부엌에서 나는 커피마시고,
남편커피를 머리맡에 두었는데, 7시가 되어서 일어났다.
그렇게 눈이 왔었는데 오후에 뒷마당 대나무엔 눈온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그동안 여기저기 꽃도 피어서,
이제 봄이다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어제는 밝은 아침이었다가, 아침 10시쯤부터 눈까지 왔다.
어제는 일기예보가 잘 들어 맞는 날이었다.
헬스클럽에 갔다 올 무렵까지
그렇게 폼나게 겨울처럼 함박눈이 내리더니
눈이 그친 후에는 햇빛도 보이던 날이었다.
하루에도 무슨 날씨가 그렇게 변화무쌍한지
그동안 따뜻한 날씨에 피었던 벚꽃 위로 쌓인 눈을 볼수 있었다.
운동끝나고 집으로 가던 차창으로 보인 눈내리던 숲길.
지금 더러는 눈이 녹고, 내린 눈이 조금 보이는 추운날씨이다.
최고 섭씨1도에 최저 영하 7도라고 한다.
다음주 화요일과 수요일에는 또 눈이 내린다고 한다.
오늘 아침 9시에 전기공사를 하는 사람이 온다고 하고,
아침 11시에는 막내의 상태를 보러 나라에서 보낸 사람이 오는 날이다.
대강 집을 치워야 할텐데 추워서 꼼짝하기가 싫다.
어제 주유소에 들렀는데, 나무에 내린 눈이 꼭 꽃처럼 보였다.
남편이 먼저 아래층으로 갔다.
나도 뒤를 따라 부엌으로가서 아침을 준비했다.
요즘은 남편이 산 얼린 작은 브라우니로 감자를 튀기고,
계란후라이를 하고, 어제 쥬스간것 남긴 것으로
남편과 막내에게 아침을 주고,
전기공사가 필요한 이층을 치우려고 대강 방을 치웠다.
지금 이층방 바닥에는 옷장안에서
꺼내 놓은 플라스틱 상자가 많이 있다.
옷장바닥을 마루로 깔았기 때문에,
임시로 방에다 옮겨 놓은 옷상자들이다.
병속에서 키우던 대파에 꽃이 피었다.
방바닥 한쪽으로 상자들을 모아서 치우다가
어떤 작은 상자에서 오래된 미완성의 편지를 발견했다.
보통 꼭 날짜를 맨 처음에 쓰고 편지를 쓰는데,
이 편지에는 날짜도, 보낼 친구의 이름도 없었다.
그전 다니던 교회에서 교회모임에 갔었던 얘기였다.
내용이 지금보다 감정 전달도 더 구체적이고,
더 젊었던 때여서 그랬는지 지금의 나하고는
사뭇 달라서 그대로 옮겨 본다.
한 5년전 2012년도의 편지 글인것 같다.
현관문 앞에 작년에 키우던 돌나물이 그대로 자라고 있다.
X X X
며칠전 내린 눈위로 하얀 안개가 덮힌 아침이야.
내가 너무 빨리 움직여서 인지,
막내가 나보고 " calm down!" 타이르듯 얘기를 하네 .
나 때문에 막내가 불편해 하는것 같아서 이층으로 왔지.
목에 걸어둔 호르라기(휘슬)를 불기에 다시 아래층으로 갔더니
머리를 안 빗겼다고 빗겨 달라고 해서, 젤을 발라서 머리를 빗기고,
잔머리 흘러 내리지 않게, 핀을 꽂아주고 다시 이층으로 올라 왔어.
날씨가 따뜻해져서 나무에 쌓였던 눈 떨어지는 소리가
꼭 빗방울 소리 들리는것 같다.
어제 저녁은 한시간 거리에 있는 어느 교인집에
소구룹 모임이 있어서 갔었어.
남편이 교회문서부를 맡아서 우리교회지를 만들고 있어.
보통 독자층이 50대~80대(소망회원)까지인줄은 알고는 있었지.
어제 젊은 교인 30대후반 남자가 참석을 했는데,
자기는 영어가 더 편한 관계로 한글로 된 교회지는
교회에서 주어도 안본다는 거야.
자기는 드렉셀대학 교수라고 하더라.
나는 그 젊은이가 그렇게 솔직하게 얘기 해 준것도,
또 그 모임에 참석 해준것도 고마운 생각을 했었는데,
그 사람이 먼저 돌아간후 거기 남아 있던 교인들이
다들 그 사람에 대해서 건방지다고 한마디씩 하는거야.
이민 교회라는 곳이 다 똑같은 사람들이 사는곳이 아니고,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서
충분히 그런 사람들까지도 품어 줄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내가 나이가 들어 가면서 주위를 둘러볼때
젊었을때는 나도 그렇게 살아 왔었는데,
좀 잘난척 하는 젊은이들도 너그럽게 보듬어 주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
그래야 나이 60을 살아온 사람이라 할수 있지 않을까?
사람들은 말보가 터지면 다 자기 속얘기를 하고 싶어 한다.
특히 이민 오신 분들은 어디 속 터놓고 얘기 할곳도 없으니
사람들 만나는 곳에 오면 서로 자기 얘기들을 하시는 것같아.
먼저 돌아간 드렉셀교수라는 분이 '요즘 젊은이들은
책보다는 인터넷을 더 본다'고 하더라.
그러니까 교회 홈페이지를 통해서 서로의 얘기를 올리게 해서
그중에 추려서 나이드신 분들을 위해 교회책으로
만드는것이 어떻겠느냐는 얘기가 맞다는 생각이 들더라.---
x x x x x
이렇게 편지는 끝을 보지 못한채 한 책속에 있었다.
내가 이층 침대에 엎드려서 이글을 타이핑하고 있는 동안
아침 9시에 왔던 전기 기술자는 방 천장 애틱으로 올라가서
전기가 안들어 오는 이유를 발견해 내었다.
이층 애틱에 있던 전깃줄이 하나가 끊어진 채로 있었다고 한다.
아마도 저 편지는 어느 겨울 토요일에 쓴것 같았다.
그전 교회에서는 모임을 금요일에 가졌었기 때문이다.
눈이 쌓였던 나무에 바람이 불어서 조금 눈이 보일 뿐이다.
이렇게 몇시간째 컴퓨터를 열어 놓고, 중간에 부엌에 내려가
아침을 만들어 먹은후 또 타이핑해서 지금은 아침 10시가 되었다.
남편은 그 전기기술자에게 현찰 75불을 주고나서 입이 귀에 걸렸다.
전기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인데 헬스클럽에서 만나서
값을 의외로 적게 지불하고 다 고쳤기 때문이다.
오늘아침에 전기 기술자가 타고온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