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가 학교로 가던 아침에만 해도 가는 이슬비가 내렸었다.
1월23일.2017년.월요일.
바람이 불고 비오는 날,새벽부터 부엌에서 있다가 조금전 쉬려고 올라왔다.
지금은 낮 12시30분이 조금 넘었다.
이제 기운이 쇄진되어서 먹을 기운도 없어서
아침으로 만들었던 에그앤치즈 샌드위치를 반을 남겼다.
주부들이 하는 일은 이렇게
크게 표시도 안나면서 몸을 축나게 한다.
감기로 앓고 난후에도, 배탈이 난후에도,
그래도 운동을 하러 갔었는데, 오늘은 갈수가 없었다.
오늘은 왠일인지 남편이 아침 9시30분부터 운동갔다 오자고 했었다.
김치담는 일만 없으면 운동을 가면 좋을텐데,
그저께부터 절였던 배추를 더이상 절여서는 안될것 같았다.
그제 절였던 배추 한박스에 소금을 덜쳤는지
어제 김치를 담으려고 보니 군데 군데 절여지고,
또 군데군데는 생배추잎 그대로 였다.
큰양푼에 배추절이고 ,중간양푼으로 버무려서,담은 김치들.
그래서 소금물에 담가서 옅게 절였던 배추를
오늘 아침에야 물로 씻어서 건져 두었다.
미리 들어갈 재료는 어제 다 준비해 두어서
남편이 힘센 손으로 무우채만 채칼로 썰어 준다면
김치를 쉽게 담을수 있을것 같았다.
남편이 채칼로 시원 시원하게 무우 큰것 3개를 썰어 주었다.
무,사과, 배를 썰어 넣고 담은 물김치 .
어제 준비해둔 사과 2개, 빨간 피만 8개를 믹서로 갈고,
마늘과 생강을 갈고, 양파 4개와 배 3개를 채썰고,
4개의 병에서 기르던 파를 위로부터 잘라서 또 어슷썰고
찹쌀풀에 고추가루 2컵정도 풀어서 불렸던 것과
게 세마리 그려진 소스를 반병 정도 섞어 두었다
씻은 배추에 속을 넣고 딤채 2통에, 김치병 큰병 하나를 담았다.
병속에 담은 김치는 거의 무우채 김치인 셈이다.
남편이 무우채를 그만 하라고 하는 데도
이왕 해 주는것 더 해 주겠다고
고집을 피워서 너무 많이 썰었다.
그래도 무우채 김치가 맛있다.
요즘같이 파가 비쌀때,4개의 병에서 키운 파로 한박스 김치를 담을수 있었다.
두병은 대파이고, 두병은 보통파이다.
파뿌리를 깨끗이 씻어서 병에 담근 후에 하루에도 1-2번 물을 바꿔 준다.
며칠이 지나면 파뿌리쪽에 흰실같은 새뿌리가 나온다.
배한개, 사과한개, 무우반개를 납작 납작하게 썰어서
큰병에 담고, 소금을 뿌려서 몇시간동안 잠시 두었다가
마늘, 생강, 파, 빨간피망을 넣고,
물을 부어서 물김치를 담았다.
오늘 담았으니 그대로 두었다가 조금 익으면
내일 아침에 냉장고에 넣으려고 한다.
약간 체한것 같았을때 시원한 물김치 국물이 마시고 싶었었다.
부엌에서 키우던 파를 훼밀리룸창으로 옮겨서 빛을 보게했다.
김치를 담고 피곤해서 잠시 이층에서 쉬고 내려왔다.
남편은 집안 곳곳에 페인트칠을 했다.
오늘은 점심으로 표고와 소고기를 넣고, 계란을 두개를 반숙으로 넣고,
집에 사둔 쑥갓잎을 넣었는데 쑥갓 맛이 쌉싸름하면서도 향긋해서 좋았다.
국물을 만들어서 우동국수를 만들어 먹었다.
무우채 김치에 약간의 식초와 참기름을 넣어서 우동을 먹었다.
김치담는 일이 그전에는 안그랬는데, 오늘은 참 피곤했다.
그래도 저녁시간인 지금 피곤이 다 풀려서 다행이다.
훼밀리룸 창가에 있던 사랑초를 리빙룸 창가로 옮겼다.
오늘은 비바람이 몹씨 불었다.
막내버스가 왔기에 우산을 받쳐 주려고 폈는데
우산이 뒤집혀져서 펼수가 없었다.
창문에서 보기에는 나무들도 그렇게 심하게
바람에 흔들리는것 같지는 않았는데
집밖에 우산을 들고 나가보니 굉장한 비바람이었다.
손녀딸 쉐타를 짜는 중이다.
이렇게 비바람 부는날 흔들리는 소나무를 바라보면서
굳굳하게 김치를 한박스 다 담고 하루가 지나갔다.
큰딸이 7월이 예정일인데, 미리 걱정이 되는지 카톡이 왔다
아이 둘을 내게 맡기려고 생각하니 미안해서가 아니고,
자기 아이들을 누가 돌봐 줄지 걱정을 해서라는 것을 잘 안다.
조금전 카톡으로 자기 세번째 아기낳을때 엄마가 와줄거냐고 묻는다.
당연히 간다고 아무것도 걱정하지 말라고 말을 했다.
6달후면 나는 3손주의 할머니가 된다.
손녀딸 쉐타를 막짜기 시작했을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