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숫가에 피어 있던 꽃.
10월10일.2016년.월요일.
비오는 일요일이었다.
밤새오던 비가 그치는가 했더니
새벽녁에 다시 비내리는 소리를 들었었다.
밖에 널었던 빨간고추는 파란 곰팡이가 생겨서 버려야 하고
남편이 우체통을 세우려고 시멘트를 반죽해서 부었는데
멀리서 사온 멋진 우체통을 세울수 있도록 잘 굳었으면 좋겠다
비오는 날에는 할수 없는 일들이 더 많다.
이층방 천정에 창문으로 보이는 참나무.
일요일에는 복면 가왕과 판듀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천장 창문으로 흐린 하늘을 배경으로
흔들리는 초록색의 키큰 참나무가 보이고 있었다.
그저께 저녁에는 매일 6시에 먹던 저녁을
주말이라 행동이 느려져서
7시30분에 주었더니 늦게 먹고는
남편이 배가 아프다고 해서 어제는 쌀죽을 쑤었었다.
호숫가에서.
위 까지 어제 써놓은 일기를 지우려다가
남기려고,'어제'를 '그저께'로 다 바꾸어 놓았다.
오늘은 환한 햇빛이 천장창문을 통해 방안에 가득하다.
컬럼버스데이라서 막내가 학교에 안가는 날이다.
덩달아 느려진 행동으로 천천히 일어나서
아래층 부엌에 내려가서 하쉬부라운을 만들고,
계란후라이하고, 채소 쥬스만들고 ...아침을 준비했다.
헬스쥬스와 하쉬브라운과 감자튀김과 계란후라이.
하쉬부라운을 하기위해서 감자껍질을 필러로 벗겨
강판에 갈아서 마쉬포테이토로 섞어 반죽해서 만들었는데
쇼핑갈떄마다 마쉬포테이토 사오는 것을 잊어버려서
벌써 몇번이나 주말에 튀김가루 섞어서 만들고 있다.
맛은 튀김가루와 섞어 만드는 것이 훨씬 맛있다.
머리속이 잠을 자는지
웤에 기름을 넣어서, 열을 높혀 놓고,
강판에 감자를 갈고 있는동안
온집안에 흰기름 연기로 가득 찼다.
문앞에 늘어서 있는 화분들을 곧 집안으로 들여 놓아야 한다.
막내가 컴앞에서 졸고 있었던지
아래층에 막내방에까지 연기가 가득해서
흰연기냄새를 맡고 , 잠이 깨었던지
집밖에 버스가 와서 자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소리를 질렀다.
남편이 내려와서 엊그제 버스회사에 전화를 했었는데
오늘은 버스가 안오는 날이라고
버스는 오지 않는다고 했더니 그때야 잠이 깨어서 웃었다.
화재알람을 꺼두어서 다행이다.
이층에서 찍은 붉은 잎으로 조금씩 변하고 있는 나무.
부지런히 문을 열어서 공기를 환기 시켰다.
타버린 기름은 버리고 베이킹파우다를 조금 넣고 깨끗이 씻었다.
이번에는 정신차리고 노릿하게 하쉬부리운을 만들고
계란 후라이를 반숙으로 하고, 헬스쥬스를 만들었다.
흰연기로 요란했던 공기도 정화되고, 그렇게 해서 아침은 다들 먹었다.
뒷마당 나무들 사이로 석양빛이 비치고 있다.
그동안 며칠 비가 온뒤라 그런지 기온이 조금 내려갔다.
최고기온이 섭씨 17도와. 최저기온은 섭씨 4도이다.
내일부터는 조금씩 기온이 올라가기는 하지만
목요일 최고기온이 22도를 빼고는 대개 비슷한 기온이다.
이제는 어쩔수 없이 가을인것 같다.
그래도 나무어딘가 숨어 있는지 찾을길 없는 매미는
따뜻한 날 기다렸다가 목이 아프도록 쉰소리를 내고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여름날을 보내면서
엊그제도 그 소릴 들었는데 그게 마지막이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