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4일.2016년.토요일.
오늘은 선선한 날씨로 섭씨 23도라더니,정말로 가을같았다.
아침결에는 너무 한기가 느껴져서 문을 조금만 열어 두었다.
낮에 헬스클럽에 갔다가 지난번에 남편이
과일을 싸게 사가지고 왔던 Berlin Flea Market에 갔었다.
날씨가 덥지도 않고,선선해서인지 사람들로 붐볐다.
남편이 '과일 살 돈있느냐?' 고 물어서 100불짜리 한장있다고 하니까
$20을 주고 한바퀴 돌고 오겠다고, 시장 안쪽으로 걸어 갔다.
마침 과일과 채소 파는 곳이 보여서 걸어갔다.
바구니 위까지 수북히 담아 놓은
과일이나 채소가 $2 씩 이었다.
큐콤버(미국오이),보라색 양파,연두색 포도 두바구니를 $8 주고 샀다.
미국오이는 껍질을 벗겨서 깎뚜기를 담으려고 샀는데,
큰오이가 9개나 되었다.남편이 좋아 한다.
요즘은 씨가 영글어서 가운데는 버린다.
자꾸 담아서 먹다보니 나도 오이 깍뚜기가 맛이 있다.
오이깎뚜기는 깍뚜기처럼 썰어서, 절이지않고
바로 "게세마리 소스" 넣고, 밥한수저, 고추가루 , 빨간 피망을 믹서에 갈아서
빨간 피망, 무우채 를 2-3cm 로 짧게 또 썰어서 , 파(부추대신) 넣고, 버무려서 담는다.
과일과 채소를 사가지고 차속에 두고 그 옆을 보니
월남사람 부부가 잡화를 파는 것이 보여서 또 거기를 구경하다가
국수나 과일 씻을때 쓰면 좋을 철사망으로 된 채가 보여서 $2을 주고 샀다.
잡화가게에서 보이는 한길로 들어 섰는데, 또 다른 꽃과 야채를 파는 곳이 있었다.
한국 빨간 고추를 바구니에 담아서 팔고 있었다.
고추밭을 애지중지하시던 어머니가 생각이 났다.
그래서 수북히 쌓아 놓은 빨간 고추를 한바구니 샀다.
초록색 고추가 있기에 빨강 고추로 바꿀수 있느냐면서
4개를 집어서 팔던 백인여자에게 물어 보았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테이블 밑에서 한웅큼 집어서 내게 주었다.
내가 너무 감격해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인사를 하고 가려는데
테이블 밑으로 한번 더 손이 들어 가더니 또 한웅큼의 빨간고추를 주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저렇게 농사를 지으시는 분들은
맨하늘을 많이 올려다 보면서 농사를 짓고 살아서인지
마음이 하늘을 닮아서 착하신것 같다.
집에 와서 지금 생각을 했는데 빨간 고추를 더 사러 가야겠다.
어머니께 가져다 드리기에는 양이 너무 적다.
내일은 다시 가서 한 $10어치는 더 사와야겠다.
어머니께 매번 표고버섯 한상자를 사다 드렸었는데,
빨간 고추도 사다 드리면 더 좋아 하실것 같다.
친정 뒷마당 텃밭에서 이젠 고추가 잘 자라는지 모르지만
척박한 진흙 땅에서 잘 자랄것 같지는 않다.
홈디포에서 핕모스를 사가고, 닭똥거름 파는곳에서
거름도 사다가 주면 잘 자랄텐데 남편이 어떻게 생각을 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