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으로 가는길인데 이곳 서는 어머니 사시는 곳까지 10분 걸린다.
9월6일. 2016년 .화요일.
어머니께서는 새벽부터 부엌에 내려 오셔서 아침을 준비하신다.
밤이 길어 졌는지 아침이 어둡다.
노동절날 낮에 구우려고
갈비살 고기양념을 그저께 재어 두셨다.
고기를 재어 놓으시면서
나온 갈비뼈로 무우를 넣으시고,
갈비탕을 끓여 놓으시느라,
어제 아침에도 어머니께서는 새벽에 부엌을 오르 내리셨다.
몇번씩 기름을 걷어 내시고, 다시 끓이시느라
잘 걸으시지도 못하시면서
이층 어머니방에서 부엌으로..
벽을 잡고 다니시면서 음식을 하시고 계셨다.
나는 잠자리가 바뀌어서인지 깊이 잠들지 못하고 깨어 있어서
어머니 발자욱 소리를 매번 들을수 있었다.
어머니께서는 왜 저렇게 음식 만드시는 일에
정성을 들이 시는지 ? 마음이 아팠다.
뉴져지집으로 왔는 데도 나는 또 잠이 오지 않는다 .
그래서 화요일 새벽 2시에 이렇게 글을 올린다.
문득 뒷마당 어머니 고추밭을 보았는데
고추밭인지 풀밭인지 모르게 온통 풀로 덮혀 있었다.
86세신 어머니께서 기운이 없으셔서
고추를 심으시고는 제대로 못 가꾸신것 같았다.
풀밭속에 빨간색이 고추나무이다.
건강이 더 나빠 지셨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께서는 맛있는 음식을 매번 상위에 올리 시느라
시장을 보아 오신 식재료 그로서리백이 얼마나 많은지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큰 플라스틱 백이 20개도 넘었다.
내게 , 저것은 저기 냉동고에 넣어라 !
이것은 부엌 냉장고에 넣어라 !
나는 어머니 말씀대로 가져다 넣으면서
어머니께서 하시고 싶으신 요리가
아주 많다는 것에 좋아 해야 하는 것인지 ?
어머니께서 그만 하셨으면 좋겠다고 해야 할지 ?
어머니 86세 연세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내가 음식하시는 것을 도와 드리려고 옆에 서 있었지만
어머니께서는 음식을 만드시는 그 시간 만큼은
정중한 자세로 혼자서 하시고
내게는 파를 씻어서 어슷썰기로 썰어라 !
냄비나 후라이펜 을 씻어라 ! 는 그런 주문만 하셨다.
내가 어머니께 도움이 되고 싶어서 무엇인가를 해드리고 싶었다.
어머니께서 그토록 정성들여서 키우시던 고추밭
풀을 뽑아 드려야 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작년까지는 고추밭에 나가셔서
풀을 뽑으셨던지 고추가 잘 자랐었는데,
올해는 풀밭인지 고추밭인지 모를 정도로
풀이 자라서 고추가 잘 안보였다.
벽돌사이에도 온통 풀들이 자라고 있었는데,다 뽑은 후에 깨끗해졌다.
동생들에게 ' 너희들이 풀을 왜 안뽑아 드렸느냐 ?' 고
말은 안하는게 나을것 같았다.
채소나 꽃을 좋아 하는 사람이어야 물도 주게 되는 것이지
본인이 그런데 관심이 없으면 들여다 보지도 않는 것 같다.
나는 혼자 나가서 정원용 의자와 탁자가 놓여 있던
바닥 벽돌사이의 풀을 뽑기 시작해서
뒷마당에서 자라던 모든 풀을 뽑기 시작했다.
얼마나 풀이 많던지 풀뽑아 넣는 쓰레기통이 가득차서
한쪽바닥에 뽑은 풀들을 쌓아 두었다.
쭈그리고 앉아서 풀을 뽑고 있는 나.
거의 다 뽑았을때 동생들과 남편이 나왔다.
어머니께서도 나오셨다.
어머니께서는 어린아이처럼 좋아 하셨다.
"고추가 목욕을 한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동생들이 미안해 했다.
자기들이 게을러서 못했다고 했다.
나머지 일들은 어머니만 제외하고는 다 거들어서
풀뽑는 일을 마치고, 호수로 고추에 물을 주고 일을 끝냈다.
풀을 다 뽑은 후에 비교적 깨끗해진 텃밭.그리고나서 물을 흠뻑 주었다.
뒷마당에서 고기를 구어서 점심을 먹고
두시쯤 친정을 나오게 되었다.
집을 나오려고 어머니께 인사를 드리니까
" 친정와서 일만 하다가 가는 구나." 하시면서
'' 내가 언제 또 너를 볼수 있겠니 ?'' 아이처럼 우시려고 하셔서
"엄마 자주 올께요.
이젠 엄마는 고추 그만 심으셔요. 제가 가져다 드릴게요."
그리고 나서 친정집을 떠났다.
아욱인지 풀인지 몰라서 어머니집에 그냥 남겨 두었다.
어머니께서는 서운해 하셨다.
불과 운전해서 3시간 반밖에 안걸리는 곳에 사시는 데도
친정 어머니께서 저렇게 서운해 하시는데,
막내아들을 미국에 보내 시면서
돌아가신 시어머니께서는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까 ?
버지니아 친정에서 뉴져지 집으로
오는 차속에서 그 얘기를 하니
남편이 한국 나갔다가 미국에 들어오려고 할때마다
시어머니께서 공항에서 우셨다고 ....
뉴져지집으로 돌아 오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