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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뒤를 따르라!

푸른하늘 파란하늘 2016. 7. 28. 06:55


                                                                        오늘 뒷마당에서 화분에 심은 풋고추를 따다가 본 하늘.


                      7월27일 .2016년.수요일.

어제 저녁에도 또 깻잎조림을 태웠다.저녁을 가족에게 주고,다 치우고 나면

내 할일도 다 끝났고, 편히 쉬기만 하면 되는데,

잠깐 졸여야 겠다고 생각은 했는데,

맛있는 냄새도 나서 이젠 일어 나야지..

조금만 있다가 가보아야지 ....

그리고 부엌에 갔더니 흰연기가 가득했다.


                                                                                              지난번에 태운 김치찌개.


항상 그러하듯이 뒷 처리는 남편이 했다.

"제발 타이머로 해놓고 시간되면

일어나서 끄면 되잖아."

"알았어 .알았어."

나도 한 두번이 아니면서

뭘 알았다고 하는지 ...


                                                                               이층 헬스클럽에 있는 운동기구들 .


오늘 헬스클럽에 늦게 갔다.

좀 늦게 가면  점심시간이 가까와서인지

그렇게 수영장이 붐비지를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라인마다 사람들이

한사람씩 들어가 있는데,

도저히 같이 수영을 할수 없는 수영들을 하고 있었는데 ,

딱 한곳 70대 할머니가 수영을 좀 얌전하게 하시는것 같아서

그 할머니를 기다렸다.


                                                                                                 연한보라색 쪽두리꽃.


세상 살다보면 덜 똑똑한 사람들이 눈이 더 반짝인다.

어떻게 생각하면 정말 머리좋은 사람들은

얼굴이 오히려 김장감이 없어서 인지

그렇게 눈이 반짝거리지 않는다.


                                                                                       핑크색 쪽두리꽃.


별일도 아닌 일에는  긴장할 필요가 없어서 어찌보면 조는것도 같아서

눈이 반짝 반짝 하는사람은 더 주목을 받는데

시험을 보면  점수에서 차이가 난다.

눈이 반짝 반짝 했던 사람은 80점인데

조는 것같던 그 사람은 100점이다.

뭐 이렇게 거창하게 내가 말을 하려고 하는지 예를 잘들었는지 모르겠다.


                                                이층에서 보이는 수영장. 플라스틱을 물위에 띄운 라인이 보인다. 


기다리고 있었더니 그 백인 할머니가 물위로 나왔다.

내가 라인을 같이 나누자고 했다.

그랬더니 그 70대 연세에도 불구하고,

눈이 반짝 반짝하시면서

자기는 라인을 다 쓴다고 하셨다.

 

그래서 내가 수영장 규칙에 라인을

같이 쉐어 하도록 되어 있다고 말을 했다.

벽에 그런 문구가 붙어 있다.

그랬더니 자기는 오른쪽으로 수영을 해서 끝에 가서는

턴을 해서는 왼쪽으로 오니까  "내 뒤를 따르라!"고 하셨다.


                                                                                          집앞에 내놓은 화분들.


왕년에 이 할머니께서는 수영을 잘 하셨던것 같았다.

그 연세에도 불구하고 수영하시는 모습만으로는

아주 정식으로 수영을 잘하시는 모습이셨다.

그런데  속도가 문제였다.


저 할머니 뒤를 따르다가 어느 시점에서는

서로 부딪힌다고 설명을 했지만

그 할머니께서는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내가 말귀를 못알아 듣는다고

오히려 답답해 하시는 것이었다.

자기생각에 자기를 이기지는 못할것이라고

장담을 하시는 것 같았다.


  수영장중에서 스포츠 댄스등을 배우는 수영장.


그러고 있는데, 옆의 라인에서 수영을 하던 사람이 나를 불렀다.

자기는 다 했으니 자기 라인에서 수영을 하라고 했다.

70대 중반도 넘으신 이 할머니와

말을 못알아 듣는다는

얘기를 불필요하게 길게 하지 않고,

활짝 웃으면서 내가 옆의 라인으로 가니까

그 할머니도 좋아 하시는 표정이었다.


그래서 나는 라인을 바꾸어서 수영을 하기 시작했다.

그 멋진 폼으로 수영을 하시는 할머니는

내가 본대로 속도에서 나와는 비교가 안되게 느렸다.

그 할머니가 자꾸 내가 턴을 할때마다 뒤쳐지기 시작했다.



내 계산이 맞으면 상대편을 무시하고

수영을 하던 사람들은 상대가

자기보다 빠르게 수영을 하면,

제 풀에 져서 수영을 그만하고 나간다.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조금전  "내 뒤를 따르라!"고 말했던 것 때문에

그 할머니께서도 곧 나가리라고 생각했다.

정말 그 할머니께서도 곧 조용히 나가셨다.


아마도 왕년에 잘하셨던 분같지만

페활량 때문에라도 나이드신 분들은

자기보다 젊은 사람들을 이기지를 못한다. 

나이가 드시면 자기 나이드시는 것을 인정하셔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그 할머니 뒷모습이 먼 미래의 내 모습같았다.


                                3살 반된 손녀가 수영하는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