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9일.2019년.금요일.
오늘 하루도 이젠 거의 다 지나간 6시37분이다.
이른 저녁을 먹고 방으로 들어가는 대신에 앞마당에서 낙엽을
검은 쓰레기 주머니에 주워 담고 있으니,남편도 나와서 같이 낙엽청소를 했다.
낙엽청소하는 불로워로 청소를 하면 좋을텐데,이미 어둑 캄캄한 저녁시간에
블로워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하니 손으로라도 청소를 하는 것이 낫다.
남편이 갈쿠리로 낙엽을 모으니 앞마당은 잠깐동안에 조금 깨끗해졌다.
큰딸이 구어온 터키와 친정어머니께서 만드신 팔보채,
내가 가져간 갈비찜으로 차린 추수감사절 식탁.
아토피를 앓는 큰손녀가 먹을 작은 닭구이도 있다.
어제는 친정에 가서 큰딸이 구어서 가져온 15파운드짜리 터키와 그외에
여러가지 음식을 만들어 가져왔고,나는 갈비찜과 하마치 채를 무쳐갔고,
친정 어머니께서는 팔보채와 도토리묵,냉이나물,도라지나물,
고사리나물을 준비하셨다. 큰딸과 같이 온 사위와 두조카도 같이 식사를 했다.
사위와 두조카와 손주들.막내올케가 디저트를 탁자에 놓고 있다.
추수감사절 식기도는 항상 막내남동생이 했는데, 어제는 사위가 했다.
추수감사절 식사를 다 마친후, 막내남동생과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막내남동생이 심장수술을 한후에 기운이 없어 보여서,수술후
회복되는 중이니까 그런 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막내남동생이
심장수술후 자기가 자꾸 우울해져서 그런다고 힘없이 말하는데
누나인 내가 걱정되어 무슨 말이라도 해주어야 할것 같았다.
알맞게 잘 구어온 터키는 다들 맛있게 먹었다.
그래서 우리 둘째 얘기를 하게 되었다. 작년 크리스마스때였던가 오래된 차로
조카인 사라를 데리러 가다가 낯선 고속도로상에서 차가 멈춰서 날은 어두워지고 무섭다고
울던 둘째에게 "기도하고 어떻게 역사하시는지 기다리라."고 말해 줄수 있었을 뿐이었다.
그당시 둘째에게 재정적인 문제도 상당히 힘들었던 때였다고 말했다.
내가 가져간 빨간 장미꽃.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하면서 교수가 되려던 둘째에게는
생활비도 부족했던 때라서,병원에 훼밀리-테라피스트로 취직을 하게 되었다.
우리부부는 둘째에게 전혀 도움을 안주고 있었는데,
그렇게 직장을 가지면서 공부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을 했었다.
친정가는 길.목요일 추수감사절날은 흐린 날이었다.
둘째는 병원에서 테라피스트 책임자라면서도 아주 박봉(3만8천달라)으로 일을하고 있었는데,
일을 잘한다며 이달의 직원이라고 자주 상장은 줬지만, 4사람 몫의 일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너무 힘들어서 병원장에게 연봉을 더 올려 주든지, 사람을 더 뽑든지 하라고 건의했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너는 충분히 그일을 할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만 했다고 한다.
아파트값을 내고,학자금 대출금을 갚다보면,매달 돈이 모자랐다고 한다.
크레딧카드로 모자르던 돈을 메꾸다 보니 나중에는 더 이상 메꿀 돈도 없었다고 한다.
병원일은 4사람이 해야하는 일을 혼자서 하다보니 너무 힘이 들고,
크레딧카드도 더 이상 돈을 꿀수도 없게 되자 아주 막다른 골목에 있었다고
우울한 생각이 들면서 둘째가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빚에 쪼들려 죽고 싶다고....
그동안 전혀 내색을 안했던 둘째로 부터 그런 죽고 싶다는 전화를 받고서
언제나 든든한 둘쨰로만 알았던 우리부부는 허둥대기 시작했다.
남편이 먼저 "가장 힘들다고 생각되는 것이 무어냐?"고 묻고는
제일 크게 빚진 크레딧카드를 갚아 주고,다달이 갚던 대학대출금을
남편이 당분간 갚아 주기로 했다.
돈에 쪼들리면서 살았던 둘째에게 너무 무심했던 우리부부는 우선 딸을
살려야 했으므로 딸이 일어설때 까지 도와 주기로 했다.
어느 정도 안정이 되어가던 어느날,다른 병원에 연봉 7만오천을 달라고 하고
이력서를 냈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나가겠다고 말을 하고 몇주일 일한 후에 지금 병원에서 일하게 되었다.
둘째가 일했던 먼저 병원은 재정적인 문제로 최근에 문을 닫았다고 한다.
전에 같이 일했던 직원들이 지금 일하는곳으로 찾아와서 두명을 채용했다고 들었다.
직원들과 추수감사절이라 다른 주에서 찾아온 그부모들과 둘째가 같이 만났다고...
그런데 이병원에서는 처음부터 보스톤에서 일하던 인사관리 담당자(하바드 박사)가
장차 병원장으로 염두에 두고서 추천 하려고 둘째를 뽑았다고 한다.
텍사스에서는 둘째의 경력이 드물게 좋다고 한다.
둘째가 이병원에서 일한지 4달만에 CEO를 우연히 버지니아에서 만나게 되었다.
막내삼촌 심장수술한것 때문에 놀라서 버지니아에 왔던 둘째가 이곳에도 같은
계열사 병원이 있다고 하니 어떻게 운영 되는지 보고 싶다면서
한번 들러 보겠다고 찾아 갔는데 그날 병원 CEO를 우연히 만났다고...
병원직원들과 그부모들과 같이 식사를 했다고 한다.
병원 CEO가 직장을 버지니아로 옮기려고 하느냐고 묻더라고...
아니라면서 막내삼촌이 심장수술을 해서 왔다가
같은 계열사 병원이 버지니아에 있어서 어떻게 운영하는지 보고 싶어서 왔다고 ....
그일이 있고 난후 텍사스로 돌아 갔는데,CEO는 둘째가 병원을 찾아 갔었던것 때문에
크게 감동을 받고 그동안 주윗 사람들에게서 둘째를 추천 받기도 해서
여러가지를 감안하여 결단을 내리고 회의를 거쳐 3개 병원을 관활하는 책임자로 임명했다고...
이제는 병원장이 되어서 연봉도 훨씬 더 받고, 또 앞으로도 더 올려 주기로 했다고...
토요일에 놀러온 한나에게 유화 그리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막내남동생에게, 아주 어둡고 절망 가운데 있었던 둘째가 불과
요 몇달 사이에 인생역전이 되어서 본인도 아직 얼떨떨해 하면서
이제는 하루하루를 아주 밝게 살고 있다는 말을 했다.
막내남동생이 목사이면서 선교사여서,언제나 신앙으로 잘 견디고 있는줄 알았는데
동생이 이렇게 좌절하는 데는 또다른 이유가 있었다.
사춘기인 한나(13살)가 아빠가 심장수술을 한것 때문에 놀라서
아빠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학교에서 자주 머리가 하얘져서 멍하게 서있었다고 한다.
토요일에 큰남동생과 같이 왔던 사라,한나,
시영,시영친구에게 유화를 그리게 했다.
한나가 이상해진 것을 본 학교 담임선생님이 한나가 나쁜 생각을 하는것 같다면서
막내남동생에게 연락이 왔다고 한다. 정신과 의사에게 데려 가라고 했다고...
심장수술을 했던 막내남동생에게 한나의 일은 큰충격을 주었던것 같다.
토요일.점심식사후에 동네숲길을 큰남동생과 같이 온
조카들과 같이 산책을 했다.
지난번 막내올케가 삼촌때문에 텍사스에서 온 둘째에게
아빠수술로 충격을 받은것 같으니 한나와 같이 잠을 자면서
위로를 해주라고 해서, 둘째가 지난번 외가로 가서
한나와 같이 자며 얘기를 나누었었다.
나는 학교에서 한나에게 정신과의사에게 가라고 했다는 말도 못들었는데
어제 막내남동생에게서 그 사실을 처음 들었다.
자기때문에 자식이 충격을 받게 한것 등등...막내남동생이 우울해 하는데,
내가 둘째얘기를 해준 일이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어제 동생에게 "네가 만약 죽더라도 하나님이 너를 데려 가실만 하시니까 데려 가시는 것이고,
네가 이대로 살아 있어도,하나님께서 네가 살아 있어야 하기에 살려 두신 것이 아니니?
네 목숨은 네것이 아니고 하나님 것일진데 오로지 다 하나님 마음이시다.
그러니 사나 죽으나 그분께 맡겨라 !"지금은 정확하게 다 기억할수 없지만
어제는 내입에서 나온 말 같지않게 막내남동생에게 말을 조리있게 잘해주었다.
앞으로 막내 남동생을 위해 기도를 많이 해야겠다.
사라(노란옷에 베스트)와 한나.숲 산책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