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ay찍으러 병원으로 가던 길.
6월12일.2018년.화요일.
새벽 2시-4시에 일어 났다가 다시 잠을 자는 요즘 일상이다.
일주일이 넘도록 아침커피를 안마시는 데도 자주 잠에서 깬다.
토요일 응급실에 다녀온 뒤 일요일 친정에 어머니 물김치와
반찬을 가지러 가려고 계획을 세웠는데,
일요일 아침에 큰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교회갔다가 집에 오겠다고.뭘 먹고 싶으냐고 물었다.
내가 먹고 싶은 것은 큰딸이 해줄수 있는 것은 아닌데,
큰딸 성의가 고마와서 깐풍기를 말했더니,
점심과 저녁을 기름진 중국음식으로 잔뜩 사왔다.
게다가 미역국을 끓여 주겠다고,
사태고기와 마른 미역과 파와 마늘까지 사왔다.
아픈 내게 가는 곳마다 함박꽃이 보였다.
큰딸 덕에 나는 중국음식을 안먹었지만 큰딸내외와 손주들과
남편과 막내가 점심도 저녁도 푸짐하게 잘들 먹었다.
나를 챙기는 방법이 비록 내 친정 어머니와는 다르지만
얼마나 그 맘이 예쁜지 나는 큰딸이 대견스러웠다.
아이들이 크면 아픈 자기부모를 자기가 부모인것처럼 다룬다.
나는 그것이 싫지가 않다.
하와이에서 사온 몇가지 선물로 과자 두가지와 꿀을 사왔는데
남편에게 어제 아침에 커피하고 과자를 주었더니 너무 달다고....
어제는 어머니께서 만드신 꽈리고추멸치볶음과 물김치와
여동생이 만든 콩나물국과 콩나물무침을 가지러 친정에 들렀었다.
어머니의 손맛을 그대로 타고난 여동생이 만든 것은 다 맛이 있다.
어릴 때부터 여동생은 나와 너무 달랐다.
나는 배고프면 빨리 밥과 김치로만 밥을 먹는데,
여동생은 자기가 먹고 싶은 재료를 사와서 온 집에 요란하고
맛있는 냄새를 가득 피우고는, 음식이 다 완성될 때까지
안먹고 잘 참았다가 예쁜 접시에 보기좋게 담아서
천천히 만든 음식을 혼자서 먹는다. 그때 그렇게 기분이 좋다고 한다.
그 냄새때문에 어머니는 물론이고 두남동생들까지
맛좀 보여 달라고 하니 여동생기세가 등등했었다.
나는 자존심때문이었는지 이미 밥과 김치로 배가 안고파서인지
먹어 보고는 싶었지만 여동생에게 달라고 말을 못했었다.
어떻게 저런 맛있는 냄새가 나는 요리를 혼자서 척척 해내는지
여동생은 손맛을 타고난 요리사같았다.
저런 일들은 어릴적의 얘기고 지금은 아픈 나를 위해
음식을 만들어 주었는데, 같은 콩나물인데도
여동생이 만든 콩나물무침은 맛이 너무 좋다.
어제는 동생이 만들어준 콩나물무침으로 밥을 먹었다.
친정에서 밥을 먹었는데,너무 맛이 좋다고 했더니,
방법은 아주 간단한데, 내가 만들어도 그맛이 날른지는 모르겠다.
56kg(124.5파운드)이면 내가 바라던 체중이었는데,
오늘이 그 날이라고 남편이 사진을 찍어주었다.
오늘 11시30분에 주치의(Al-Khateeb,Deana M.D.)와 약속이 되어 있어서 갔었다.
오늘은 아픈 나만 약속이 되어 있었고,다음주 수요일은 막내,
다음주 목요일은 나와 남편이라고 한다.
나는 5일 약을 복용후 폐가 깨끗해졌는지 보러 가는 것이다.
남편은 남자의사(여의사의 남편)를 보기로 했다.
여의사는 내가 응급실에 갔던 기록을 보더니 이해가 안된다고 했다.
오늘은 열이 없어서 화씨 98도 였다. 응급실에 갔던날
화씨101인데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었는지 알기 위한
피검사도 안했다고 이상하다고 했다.
오늘 나는 그 사무실에서 피검사를 했다.
경험이 많은 의사는 당장 몇가지로 유추가 된다고 했다.
자기는 지금 폐에서 나는 소리를 듣는데
오른쪽 폐는 깨끗한데,왼쪽 폐에세
뭔가 깨지는 듯한 소리가 난다고 했다.
증세로 보건데 폐렴이라고 했다.
그래서 병원으로가서 X-ray를 찍었다.
결과가 폐렴이었는지 5일분 항생제를 가지러
조금 있으면 약을 찾으러 가려고 한다.
어디를 가도 기다리는 시간(X-ray)이 길어져서 다시 피곤해서 누운 나.
아프기 시작하면서 조금만 움직이면 숨이 찼다.
그저 약해서 그런줄 알았는데,왼쪽 폐에 염증이 있어서 라고 한다.
이 여의사(52세)는 자기환자에 대한 열심이 대단해 보였다.
경험이 레지던트까지 합해서 21년이라고.
여의사는 내게 약을 찾으러 가라고 집으로 전화를 했다.
약을 찾아와서 우선 한알(Azithromycin)을 먹었다.
의사가 오늘부터 먹으라고 했기 때문이다.
닷새 동안이니까 하루에 한알씩 먹는 약인것 같다.
큰딸이 가져온 사태로 미역국을 지금 끓이고 있다.
먼저 고기를 잘게 썰어서 기름에 볶다가
부드럽게 손으로 비비면서 불렸던 잘게 자른 미역도 넣고 볶다가
물을 붓고 끓기에 국간장을 조금 넣고 계속 끓이는 중이다.
소꼬리찜을 하려고 소꼬리 두펙을 사와서 깨끗이 씻고,지금 끓이는 중이다.
수요일에 큰딸이 오겠다고 일요일에 왔을때 말했기 때문이다.
남편 운동화와 내 운동화 사이에 있던 이제 첫돌을 맞을 손녀의 작은 젤리 신이다.
안아프면 나는 무엇인가 꼼지락거리는 것을 좋아 하는데,
아픈 동안 냉장고에 넣어둔 많은 것들이 상해서 버렸다.
고기,생선,채소들을 플라스틱 주머니에 담아서 다 버렸다.
그동안 앓느라고,남편에게 냉동고에 그 식재료를 넣으라고
말할 정신도 없었지만 부엌 냉장고 속을 잊고 지냈다.
남편이 사준 그림그리는 것으로 그리기위해 연필을 깎는것 같다.큰손녀와 손자
아픈 동안 아무 생각도 못했는데, 오늘 아침에는
그중 그래도 가지와 아스파라가스가 비교적 신선해 보여서
스팀한후 나물로 무쳤다. 가지나물을 너무 삶았는지 너무 뭉클거렸다.
친정에서 먹던 가지나물은 아니여도 그냥 먹을 만했다.
큰딸이 아스파라가스무침을 좋아 하는데 내일 와서 잘먹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