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정션(Produce Junction)에서 $3.50에 초록장미화분을 샀다.
1월30일.2018년.화요일.
밤새 살짝 내린 눈으로 잔디밭에 서리가 내린듯이 보이는 아침이다.
눈을 볼수 있는 날이 얼마 안될것 같아서 사진에 담아 두려고
부엌에서 막내도시락을 준비하다가 슬라이드문을 열고
거기 문안에 슬리퍼를 신고 뒷마당으로 나갔다.
아침에 잔디위에 내렸던 눈.
물에 젖거나 눈이 내리면 다른 곳의 대나무는 어떤지 몰라도
우리집 뒷마당에 대나무는 물에 젖거나
내려 앉은 눈이 무거우면
몸이 전체적으로 활처럼 휘어진다.
조금 내린 눈으로 휘어진 대나무.
눈이 내렸다고 하기에는 민망한 수준이라
대나무에 맺힌 물방울이라도 찍어 보려고 했는데
사진작가처럼 찍을수는 없겠지만 그게 쉬운일이 아니었다.
대충 스마트폰으로 크기를 조절하면서 몇장 찍었다.
휘어진 대나무.
막내 버스가 와서 문밖에 서서 배웅하려고 현관문 밖으로 나갔다.
지난 번에 뵙던 한국인이 운전기사로 오셨다.
발음이 한국식 영어발음이라 (Where are you from?)
어디에서 오셨나요? 라고 지난번에 여쭈었더니
"KOREA."라고 하셔서 참 반가왔었다.
자기도 이 동네서 살고 계시다고 말씀하시면서
자기 아들이 한명은 유펜나온 약사이고,
한명은 의사라고 말씀하셨던것 같다.
직장은퇴하고 시내버스 운전일을 하는데
자기에게는 좋은 직업이라고 하셨다.
식탁불빛 때문에 노랗게 보이지만 초록색 장미꽃이다.
그리고 또 오늘 아침에 뵙게 되어서 "안녕하셔요?"라고 인사를 드렸다.
우두커니 그냥 서있기가 그래서 "저희집 팔고 이사가려고 합니다.
혹시 좋은 복덕방분 알고 계시면 소개해 주셔요."했더니
"저는 한국사람하고는 거래 안합니다."라고 대답을 했다.
그래서 "제가 말씀드린 것은 한국분 소개해 달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 사람의"한국사람하고는 거래를 안한다."는
그말을 듣고는 내 기분이 상했다.
그래서 "괜찮습니다. 복덕방하시는 분은 많지요."
"안녕히 가셔요."인사를 하고 버스앞에서 걸어 나와서 현관문 앞으로 왔다.
초록색장미꽃
떠나가는 버스에 탄 막내딸에게 손을 흔들어 주려고
현관문앞에 서 있었는데 버스기사분이 걸어 나오셨다.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시면 제가 나중에 전화번호 알려 드릴게요.
그래서 남편 스마트폰 번호를 알려 주었다.
나는 이사람이 가르쳐 주는 전화번호는 필요가 없다.
그냥 좋은 복덕방사람 얘기를 듣고 싶었을 뿐이다.
미국에 와서 사는 한국인이 같은 한국인을 못믿어 하는 것은
그사람 개인적인 취향일지 아니면 정말 한국인들은
미국에서 서로 민족끼리 사랑하지 않는 국민성인지는 모르지만
같은 한국인이면서 그렇게 말로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집벽에서 떼어낸 그림.현재는 집벽에 액자그림이 하나도 없다.
그 남자분 가족이 미국에 온지 30년 되었다고 들었는데,
어쩌면 같은 한국인에게서 안좋은 일을 겪으셨는지 모르겠다.
비유를 들자면 고국을 떠나서 사는 한국인들이 어미품을 떠난
장성한 형제들이라고 한다면 서로 도울수 있으면
마음으로라도 도움을 주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조금 남보다 가진것이 많다고 해서 , 조금 더 배웠다고 해서
가진것 없이 배운것 없이 미국와서 사는 한국인들을
비하하는 말씀을 서슴없이 하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상한다.
그가진 자, 배운자들이, 못 배우고 없는 자들이 쓰는 돈으로
살아가는 세상인데 사람은 누구나 소중하고 귀한 사람들이다.
냉장고옆 팬트리(광) 받침대를 다 떼어내고 페인트칠을 했다.
남편과 아침을 먹으면서 한국인 버스기사와 있었던 그얘기를 했다.
복덕방 사람은 더 알아볼 필요가 없다고 한다.
알던 사람이 말해준 사람이 있으니까.
지금 남편은 부엌 냉장고옆에 팬트리(광)속을 페인트칠을 하고 있다.
다 수리를 마친줄 알았는데, 아직 더 손볼 데가 눈에 띄는지 남편이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