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낙엽도 아름답다.
11월3일.2017년.금요일.
가을색으로 물든 나뭇잎이 아름다우면, 떨어지는 낙엽도 아름답다.
초록숲을 바라만 봐도 쉼을 주었던 그 숲은
바람만 안불면 가장 우아하게 떨어져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잔디위에
소복히 쌓인 모습을 보여준다.
차타고 지나는 길에 동네에서 본 빨간색 가을나무.
생명을 다할때까지 사랑했던 자식생각이 아름다우면 그 사람은 아름답다.
자식에게 아름다운 생각을 품고 살다가 명을 달리해도 그 어머니는 아름답다.
아름답다기보다 소중하다.
오늘은 텍사스사는 둘째딸로부터 큰남동생부인이
암(Cholangio carcinoma)으로 키모테라피를 받는 중에
어제 사망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피던 꽃은 지고, 이제 씨가 보인다.앞정원에서
텍사스에 사는 세째이모가 큰남동생 결혼때 중매를 섰다.
결혼해서 잘사는 줄 알았는데, 결혼후 1년쯤 되었을때
해산구완 도와주러 왔던 장모가 사사 건건 참견을 하면서 둘사이도 멀어졌다.
장모때문에 갈라서는 부부를 그전에도 본적은 있었지만
내 남동생이 그렇게 될줄은 몰랐다.
동네길에서 본 빨간 잎나무.
누구나 결혼초기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이 적응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주윗사람들이 서로 잘살도록 도와 주어야 하는데,
장모만 왔다가 가면 둘사이가 더 안좋았다고 한다.
동네 어느집 빨간색 잎나무.
남동생에게 '그동안 무엇을 했기에
집하나도 장만도 못하고 살고 있느냐?'고 하면서 '장남인데,
부모재산을 달라고 왜 말을 못하느냐?'고 남동생에게
장모가 직접 말을 했을때 동생이 놀라서 숨이 막힐 정도로
심장이 빨리 뛰었다고 한다.
우리집 잔디밭에도 떨어진 잎들이 보인다.
남동생도 계획이 있었지만, 장모가 그러니
둘이 서로 잘살아 가려고 했다가도 장모가 있는 동안에는
올케도 동생에게 그렇게 화난 사람처럼 대하고
자주 말다툼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어떤집 정원에 있는 빨간 단풍잎.
그러다가 둘사이에 딸을 낳고 8개월이 되었을때
서로 헤어져서 올케는 텍사스로 돌아가고
큰남동생은 집으로 다시 들어와서 살게 되었다.
해마다 남동생이 텍사스에 가서 딸을 만나보고 돌아 왔지만
장모 닮은 올케 성격때문에 '다시 합하라.'는
주위 설득이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노랗고 빨갛게 변하고 있는 동네 어느집 나무.
'다시는 결혼하고 싶지 않다.'는 큰남동생은 딸에게 양육비를
매달 보내면서 재혼할 생각도 없이 지금껏 친정에서 같이 살고 있었다.
텍사스에 사는 내 둘째와 그 올케는 자주 연락을 하고 살았다.
해마다 내 둘째와 그 올케는 같은 텍사스주여서 인지 만났었다고 한다.
올케가 둘째사는 곳으로 딸을 데리고 놀러 오기도 했었다고 들었다.
그렇게 10년을 따로 살았는데, 키모를 받다가 어제 병원에서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그동안 암걸린 것을 숨기고 있었는데, 죽고 나서 그 다음날 연락이 왔다.
올케의 바로 밑 여동생이 둘째에게 연락을 한것이다.
남동생도 장례식에 가겠다고 한다.
내 둘째도 병원 직장일을 마치고 바로 가겠다고 한다.
올케는 텍사스에서 간호부로 직장생활을 하다가
같은 교회다니던 세째이모가 중매를 했었다.
이모부가 의사여서 더 알고 중매를 섰는지는 모르지만
참한 며느리감이라고 추천을 해서 남동생과 사귀다가
결혼을 했는데, 올케의 부모는 늘 싸우는 부모였다고 한다.
올케가 자기부모가 매일 싸워서 아주 싫었다고 했었다고 한다.
이상한 것은, 싸우는 것을 보고 자란 그 자녀도
부부는 매일 싸워야 하는 줄 안다는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 일로도 화를 잘내고 언성을 높히고 살면서
동생이 감당을 할수가 없었다고 한다.
동생이 설거지도 하고 그럭저럭 둘이 맞춰 가면서
살았는데,장모가 텍사스에서 큰딸집에 들르러 오면
장모와 올케가 한편이 되어서
남동생에게 아주 불친절 했었다고 한다.
꽃은 지고 씨가 맺힌 나무.앞정원에서
해산구완이 끝나서 텍사스로 돌아 가려는 장모를 모시고
공항에 나갔던 동생에게 "어서 어머니에게 장남 몫을
달라고 해서 집이라도 사놓고 살라."고 그런 훈계를
거의 1시간 동안 듣고 있었다고 한다.
꽃봉오리가 이제 보이는 카디날(Cardinal).현관앞
그렇게 듣고 있는동안 " 이렇게 살다가는 내가
내 명에 못살겠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심장이 마구 뛰었다고 한다.
태어나서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다고 한다.
심장이 진정이 안되게 콩닥거리고 뛰어서 자신도 놀랐다고 한다.
나는 내 남동생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처음 결혼하자마자 집을 사서 살면 좋겠지만
결혼 후에 집을 사는 젊은이들도 많다.
그런 것을 장모가 참견할 일은 아닌것 같다
거기에 비하면 내친정 부모님께서는 참 다르셨다.
나도 결혼초기에는 남편과 안맞는 부분이 많아서
자주 다투었다. 싸우고 친정에 가면
온친정 식구들이 남편 역성을 들었다.
아버지께서 사위에게 "성질 나쁜 내딸과 사느라 고생이 많네.
어서 데리고 가게." 그러시니 나는 내편은 하나도 없는
친정에 갔다가 기가 죽어서 남편과 집으로 돌아와서
살다보니 이제 결혼한지 12월이면 38년이 된다.
사진을 찍으려고 차에서 내렸던 내 뒷모습.
결혼해서 자식 내외가 잘살도록 내 친정부모님처럼
남동생 장모도 그리했다면
가끔 말다툼은 했을 지언정 서로 맞춰가면서
아름다운 가정이 될수도 있었는데 안타까운 일이다.
아직 나무가 전부 가을색은 아니다.
올케가 올케의 어머니와도 사이가 안좋았다고 한다.
올케는 간호부로 일하면서 결혼전에 텍사스에 집을 사놓고
동생들과 같이 살았는데, 아버지 돌아 가시고
혼자 사시는 어머니와도 같이 살지 않았다고 한다.
화분속에서 노란 가을잎의 배룡나무.현관앞에서.
딸과 어머니 사이에도 매일 전쟁처럼 말다툼을 해서
그 어머니께서는 직장생활 하시면서
따로 살고 계셨다가 큰딸이 암판정을 받고는
작년부터 같이 합해서 살았다고 한다.
집앞에 위핑체리잎도 노란잎으로 변하고 있다.
나는 언제인지 모르지만 둘이 언젠가는 다시 합하리라고 생각을 했었다.
둘이 아무도 이혼에 대해서 말한 적이 없었고
둘다 재혼을 안하고 살았기 때문이었다.
자식을 둔 부모는 자식때문에라도 그럭 저럭 같이 사는 부부가 많다.
딸이라면 얼굴색이 금새 환해지던 남동생이
텍사스에 딸을 두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