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퍼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본 하늘.
7월 4일. 2017년, 화요일.
지난 목요일 낮에 딸집으로 온후 벌써 며칠이 지났다.
연일 바깥온도는 섭씨 33도이다.
집안에서만 지내지만 엊그젠 근처 한국수퍼에 가서
김밥재료와 손주들에게 줄 과일과
딸이 먹고 싶다는 명난젓과 떡과
몇가지 반찬거리를 사가지고 왔다.
친정여동생이 교회에 갔다온후 친정에서
음식 몇가지와 김치한병을 가지고 왔다.
어머니께서는 내가 좋아 하는 다른 음식이 더 많은데
가지나물을 아주 좋아 한다고 생각하시고 많이 해서 보내 주셨다.
여동생은 세째를 낳은 큰딸에게 주려고 많은 양의
브로콜리와 버섯과 큰새우를 넣고 굴소스로 예쁘게 볶아서 가지고 왔다.
큰딸이 아이를 낳아서 그런지
아주 예민 해져서는
금요일 새벽에 아기를 낳고
토요일 낮에 병원에서 퇴원한 날,
그날 저녁에 내게 화를 내었었다.
딸이 금요일 새벽 1시에 병원으로 가면서
나도 같이 잠을 깬후에 다시 잠이 안와서
부엌으로 내려가 바로 미역국을 끓이고,
냉동실에서 찾은 소고기로 소고기완자도 만들어 놓고,
아침에 깬 손주들과 꼬박 같이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에는 또 손주들과 병원으로 가서 아기를 보고 왔다.
딸이 토요일 낮에 퇴원해서 얘기를 나누다가
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는것 같아서
그동안 나도 너무 피곤했던 지라
잠깐 이층으로 와서 눈을 붙혔는데,
그 잠깐이 너무 길어져서 6시 40분에
큰딸에게서 카톡이 왔다.
딸집식탁옆에 레몬과 라임,바나나를 놓는곳.
저녁 안하느냐고 온 카톡문자를 보고
깜짝 놀라서 내려가 보니
큰딸이 앞치마를 두르고
화난 얼굴로 저녁을 준비하고 있었다.
일찍부르지 그랬느냐고 내가 말하니까
엄마가 하고있던 컴퓨터에도, 스마트폰에도
시간이 나오는데 무슨 소리를 하느냐고
얼굴에 화를 띄우고 계속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너무 피곤해서 컴퓨터도 안하고 스마트폰도 안보고
잠을 잤다고 하는데도 듣지도 않고
큰딸은 화가 나 있었다.
사위보기 민망하고 부끄러워서 저녁을 먹을수가 없었다.
병원에서 큰딸과 아기를 보는 손주들.
이층으로 올라와서 여동생에게 전화를 했다.
보통때는 여동생에게 전화를 잘 안하는데
너무 감정이 부끄럽기도하고 ,민망해서 견딜수가 없었다.
사위앞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여동생도 큰딸이 아기낳고 예민해서 그러니까 나보고 이해를 하라고 했다.
남편에게도 이렇게 큰딸이 화를 내었다고 하니
아기를 낳아서 심리적으로 아직 정상이 아닐테니
그냥 모르는체 하라고, 남편은 내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대신에 오후에 낮잠을
잠깐 자는 것을 아는지라 나보고 참으라고 했다.
손주들이 장난감을 놀이방에서 가져와서 온통 장난감으로 가득찬다.자주 치워야한다.
떡갈비를 후라이펜에서 굽고, 만두도 굽고
납작한 완두콩은 끓는 물에 삶아 내어서
큰딸이 저녁을 금방 차려 내었다.
내가 끓여 놓은 미역국에 밥을 먹고 있을때
전혀 배가 안고팠던 나는 이층으로 그냥 올라왔다.
계속 이렇게 안먹고도 살수 있을것 같았다.
큰딸은 주로 양식으로 먹고 살아서
냉동고나 냉장고에 내가 요리할수 있는것이 없었다.
그리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도 몰랐다.
남편이랑 같이 왔으면 나가서 장이라도 봐올텐데
그럴수도 없어서 내가 할수 있는 것을 했다.
산모위주로 하다보니 미역국은 끓였는데
내가 뉴져지에서 가져온 오이와 호박으로 반찬을 만들었다.
요리할 재료를 미리 사다놓기라도 했다면 하겠지만
딸집도 남의 집이라 양념도 식기류도 찾느라 난감했다.
할머니에게 안긴 세째 손녀.
토요일저녁에 그렇게 화를 내었던 큰딸이
일요일 새벽에 내게 사과를 했다.
자기가 너무 안정이 안된 상태에서 엄마에게
화내고 소리질러서 잘못했다고 했다.
괜찮다고 나도 깜빡 잠들어서 미안하다고 했다.
어제는 큰딸 친구네 부부가 낮 12시반에 온다고 해서
그제 사온 재료로 김밥을 만들었다.
큰딸이 도라지나물 볶음을 좋아 한다고 해서
도라지 말린것을 그제 불렸다가 씻어서 어제 볶아 놓았다.
점심으로 김밥 9줄을 만들어서 주고는 이층으로 올라 왔다.
매일 미역국을 큰냄비에 끓여서 자주 큰딸에게 주고 있다.
딸집에 일찍 오게 될지 모르고, 교회에서 단체로 오이를 같이 구입했는데,
뉴져지집에 두고 오면 보나마나 상해서 버릴것 같아서
거의 50개가 넘는 그 무거운 것을
트렁크가방에 넣어서 가져 왔더니,
큰딸이 하는 말이 자기집에는 냉장고가 하나밖에 없다고 했다.
비닐 쇼핑백에 넣으면 들어 갈수도 있는데,
딸이 그렇게 말하니 냉장고에 넣지도 못하고
그대로 박스째 부엌바닥에 두었다.
다행히 큰딸집은 추울정도로 에어콘을 틀고 살아서 다행이다.
지난번에 왔었을때 주었던 반찬도 그대로 있는 것을 보니
한국음식은 거의 안먹고 사는것 같다.
손주들이 노는 놀이방.
딸이 오이에 대해서 냉장고에 넣지도 못하게
그렇게 말을 해서 큰딸이 조금 더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 오이로 음식을 무엇을 할지 모르겠기에
오이를 부엌바닥에 그대로 두면 상해서 버리고 갈것 같다.
일요일에 왔던 친정 여동생에게 한 10개를 보냈는데,
한번에 3-4개씩 잘게 잘라서 약한 소금물을 끓여 부어서
두번째 오이무침을 했더니 손주들이 잘먹는다.
친정에는 먹는 사람이 없다고 하지만
어머니께서는 오이소백이를 좋아하신다.
수영장에 갔다온 후 옷을 이곳에서 말린다.
아침 8시 조금 넘어서 사위가 손자까지 데리고
손녀딸 수영레슨하는 데로 다 같이 나갔다.
나는 큰딸이 부탁하는 것을 찾아다 주고, 모유수유하는 것을 도와 주었다.
아기가 충분히 모유가 잘안나와서 먹으면서 신경질을 내고있었다.
잠깐 남편에게 스피커 볼륨을 높히고 전화를 하는데
남편이 큰딸 흉을 보아서 내가 아주 난처해졌다.
아기가 제 어미 닮아서 신경질이 많은가 보다라고 하니까
모유를 수유하던 큰딸이 턱으로 나를 가리키면서
그 핑계를 나를 닮아서
그런 것이라고 하면서 내게 고개짓을 했다.
집으로 온 동생을 안고 있는 큰손녀.
그래서 남편에게 Elizabeth가 수영레슨을 받으러
사위와 Teddy와 다 같이 나가고 없고
나와 큰딸과 아기가 나란히 소파에 앉아 있노라고 했는데도 계속
큰딸이 신경질이 많아서 아기도 닮아서 태어 났다고
또 얘길해서 얼른 전화를 끊었다.
큰딸집에서 사위와 한국수퍼에 가서 쇼핑을 하고 나왔을 때의 하늘.
딸과 엄마와의 관계는 친하다가도
엄마에게 화나면 화를 내기도 하는 그런 관계인가 보다.
그러고보니 나도 참 젊은 시절에는 친정어머니께
화도 잘냈던것 같아서 딸을 보면서 내 모습을 보는것 같아 어머니께 미안하다.
손녀와 큰딸이 어머니날에 학교에서 찍은 사진과 그린 그림.
어머니께서 오늘 독립기념일이라고 소갈비살 바베큐를 하신다고
먹으러 오라고 하셨는데 큰딸이 빨리 준비하라고 성화다 .
고기먹는데 큰딸도 가려고 벼르고 있다.
어제도 아기를 데리고 의사에게 검진받으러 나갔다 왔었다.
미국에서는 산모가 이렇게 아기낳고 며칠만에 바로 돌아 다닐 일도 있다.
병원을 방문했던날 다들 아기를 보고 웃는데, 손자가 슬픈얼굴로 웃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