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카메라로 2000장을 찍었더니 더이상 사진을 찍을수 없게 되어서
아침에 다 지우고 다시 찍은 앞정원.
5월31일. 2017년.수요일 .
엊그제 월요일은 오전에 이슬비가 내리더니
낮부터는 그치고 대체적으로 개인 날이었다.
남편이 혼자 열심히 뒷마당에 돌을 깔기 위해서
땅을 고르게 만들고 있었는데 ,
옆에서 가만히 있으면 미안해서 나는 잔디밭에서 풀을 뽑았다.
오늘 아침에는 안개가 옅게 드리워 있었다. 아직도 많은 화분들.
" 장갑 끼고해 !" 남편이 말을 했다.
내가 풀독으로 해마다 고생하는 것을 알고
말을 했지만 귓등으로 들었다.
눈이 잘 안보이기에 집안으로 들어와서
그릇에 물받아 눈을 껌벅거리면서 씻고,렌즈를 다시 씼었다.
점심을 먹던 남편이 " 얼굴이 왜 그래?"
그래서 거울을 보니 빨갛게 부어 있었다.
군자란 화분 3개중에 하나는 남편친구부인에게 주었고,다른 화분에서 또 꽃대가 나오는 중이다.
특히 왼쪽 눈거풀이 부어서 눈뜨기가 거북했다.
올해는 메모리얼데이에 친정도 안갔지만
고기라도 구어 먹으려고,
양념된 소고기를 사러 한국수퍼에 가기로 했다.
잎으로 티를 끓여 마시라고 누가 주었다.
내가 일전에 사랑초를 주었던 연변여자가 " 얼굴이 왜 그래요?"
그럴땐 미나리로 즙을 내어서 얼굴에 바르고 먹으라고 해서
미나리 한단에 직경이 3 cm정도인데 $1.99이다.
또 조개부추전을 하려고 부추를 사고
이것 저것 사다보니 오늘도 $100이 넘었다.
스마트폰이 사진이 안찍혀서 이렇게 흐리게 나왔다
사진기록을 지우기 전에 부추와 미나리와 호숫가 미나리.
여전히 배추값은 비싸서 한박스에 $39이었다.
낱개로도 파운드에 $1.29이라서 살수 없었다.
미국수퍼하고 지금은 값이 같다.
저렇게 비싼 배추로는 김치를 안담고,
요즘엔 대신 양배추 김치를 담아 먹는다.
무우를 채썰어서 프로듀스졍션에서 사온 파를 썰어 섞어서 파김치를 담고
오이를 깍뚜기처럼 썰어서 무우채 쫑쫑 썰어서 오이깍뚜기를 만들었다.
배추김치대신에 이 3가지 김치로도 충분히 맛이 있다.
파김치, 오이깍뚜기, 양배추김치.
비싼 미나리를 사서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거의 30년전에 막내를 가끔 몇시간 봐 주시던 백권사님께서
막내를 찾아서 집으로 돌아 가려는 내게
뭔가 주고 싶으셨는지 내게 따라 오라고 해서 같이 간곳은
조장로댁 바로 비스듬하게 길건너에 있는 작은 호숫가였다.
수년전 살던 체리힐 조장로댁으로 가는 길. (오늘오후에 가서 찍고 왔다)
왼쪽이 조장로댁이고 오른쪽 숲뒤에 호수가 있다.
백권사님은 조장로님의 어머니시다.
이분은 이렇게 농사를 잘 지으셔서 교회바자회에
미나리, 부추, 쪽파, 깻잎, 원추리나물등을 파셔서
1년이면 교회에 10,000불씩이나 선교헌금을 하시던 분이셨다.
숲길로 들어서면 사방에 이런 고사리잎을 많이 볼수 있다.
세상에 호숫가 가장자리가 전부 미나리밭이었다.
호숫가 가장자리는 진흙속이었는데 미나리 천지였다.
언제든지 와서 미나리를 뽑아 가라고 하셨다.
그런데 미나리를 어떻게 먹는지 몰라서 그랬는지
그동안 30년이 지나도록 그 미나리를 뜯으러 간적이 없었다.
길에서 숲길로 들어가는 입구.
그러다가 조장로댁은 백권사님을 모시고
멀리 아틀란타주로 수년전에 이사를 갔고,
그 백권사님은 몇해전 돌아 가셨다.
호숫가 가장자리에 탐스럽게 자라고 있는 미나리밭.
조금전 그 비싼 미나리를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 가다가
남편에게 그 얘기를 하고 가보겠느냐고 말을 했다.
그랬더니 남편이 " 다 뽑아 가지고 가셨겠지."라고 해서
아니라고 한동안 둘째 아들집인 델라웨어에서 사시면서
또 그곳 어느 호숫가에다 또 미나리밭을 만드셨다고 들었다고 했더니
남편이 가던 차를 돌려서 내 30년전 기억의 장소로 찾아가게 되었다.
미나리가 자라는 바로 옆에 이 식물도 같이 자라고 있었는데 무엇인지 모르겠다.
잘 모르지만 혹시 나물이 아닐까?
우거진 숲길 옆이라 어디인지 몰라서 쑥 걸어 들어가 보니
사방에서 개구리들이 울다가 내가 그쪽으로 가니까
호숫가로 점핑해서 뛰어 들어 갔다.
어머나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었었나?
남편이 막내가 학교에서 돌아올 시간이라고 집에 가자고 나를 부르러왔다.
보고는 이것은 호수가 아니고 늪지대라고 말하는데...
남편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 초록색이 연두색으로 나온다.
예쁜 새들이 울고,부엉이도 어디선가 울고 ,
고사리잎들이 사방에 보이고, 파란 이끼도 보이고
또 포이즌아이비도 보이지만, 나는 더 오래 머무르고 싶어서
발걸음도 천천히 미나리밭을 찾아 보았다.
시간이 없어 저기 보이는 물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못찍었다.내 스마트폰으로찍은사진.
물속에서 자라는 수련잎도 보였다.
나는 일부러 천천히 미나리를 찾아서 호수가를 돌아 보았다.
그런데 그때 미나리가, 너무 많은 미나리가
바로 길가 가까운 호숫가에서 자라고 있었다.
너무 많은 미나리라서 혹시나 해서 확인하려고
한뭉치를 뽑아 드는데 물씬 미나리냄새가 났다.
참! 참! 참! 꼭 노다지를 발견한 사람이 나 같았을까?
미나리옆에서 같이 자라는 나물같은 식물.
남편이 찍은 사진.
나는 정신없이 미나리를 잡아 뽑았다.
뽑았다고 하지만 진흙에 신발이 빠지고 엉망으로 되어서
대강 오늘은 처음이니 이쯤 뽑고
길가에 세워둔 차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어떤 집사님께 대나무를 드리고 나서 답례로 주신꽃.
남편을 불렀지만 차에서 안내려 왔다.
그래서 그동안 뽑은 미나리를 잔뜩 손에 쥐고 차를 두드렸다.
남편이 차속에서 준 플라스틱 쇼핑백 두개에 뿌리채 담았다.
어머나!!! 내게 이렇게 좋은 날이 또 있을까?
돌나물을 바스켓에 걸었는데 요즘 노란꽃이 피었다.
집으로 돌아 오면서 이 미나리밭을 어떻게 할지 생각을 했다.
다음에 갈때는 장화를 신고 큰 까만 쓰래기 주머니에 뽑아야겠다.
친정가는날 어머니께 가져다 드리면 또 얼마나 좋아 하실까?
소문이 나면 동네 사람들이 신고해서 경찰을 부를수도 있으니까
이사하기 전까지는 조심스럽게 드나들다 주변 사람들에게 주고,
이사가면서 누구에게 가르쳐 줄지 생각중이다.
미나리밭이 있는 호숫가주변.
풀독때문에 알러지약을 먹었더니 월요일 밤에
잠이 와서 미나리를 뽑은날 이글을 못쓰고
어제도 낮에 잠이 많이 와서 못쓰고
이틀이 지난 지금 수요일에야 정신이 맑아져서 쓰게 되었다.
호숫가로 들어 가는 숲길에 사람들이 다녔는지 작은 길이 나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