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20일.2016년.화요일.
조금전 남편은 스마트폰으로 전화가 와서 전화기를 들고 방을 나갔다.
아래층에서 말소리가 들린다.
어느 사이에 해가 환해진 아침 11시가 되었다.
지난 주에는 마른새우 장국소면을 점심으로 먹었었다.
이번 주는 점심으로 무우 사태국이 좋을 것 같아서, 국을 끓였고,
소고기장조림도 해두었다.
남편먹으라고 해둔 장조림을 대개는 내가 먹게 된다.
장조림을 안짜면서 약간 달게 하고 , 무우도 큼직하게 썰어서 같이 졸였다.
막내가 채식주의라고 하면서 장조림고기를 안먹지만 무우는 잘먹는다.
친정가는 날 돼지갈비강정과, 소갈비찜을 해가려면 수요일에
고기를 냉동고에서 꺼내어 두었다가 목요일에
초벌로 갈비를 기름을 다듬고 양념으로 재었다가
스팀으로 찐다음 , 금요일에 양념에 졸이면 된다.
아니면 압력밥솥에 해도 될것같다.
어제 저녁에는 둘째에게서 전화가 왔었다.
토요일 오후에 버지니아에 가려고 한다고,
막내삼촌이 픽업해 준다고 했다고 해서
어쩌면 아빠와 삼촌이 같이 갈지도 모른다고 말해 주었다.
토요일 아침 일찍 친정에 가려고 한다.
조금전 훼밀리룸에서, 밖으로부터 들여 놓은 화초가
온도차이 때문인지 잎들이 많이 바닥에 떨어져 있어서 ,
큰 플라스틱 쇼핑백으로 세봉지나 담았다.
바나나잎은 겉에서부터 대여섯개의 잎이 말라
갈색으로 오무라져 있어서 가위로 잘라냈고
미국무궁화 (히비스커스-Hibiscus )는 나무전체에
노란잎들이 너무 많이 달려 있었다.
좀 키가 커서 손이 안닿기에 밑으로부터 가지를 흔들어서
떨어 뜨린 다음에 하나하나 주어서 쇼핑백에 담았다.
때론 나무가지 몇개가 불필요하게 뻗쳐 있어서 가위로 잘라 내었다.
그런데 고추나무 화분이 점점 생기가 없어지고 있어서
화분에서 잎을 모조리 다 따려고 한다.
친정갈때 어머니께서 고춧잎나물을 좋아하시니
삶아서 가져다 드리고 싶다. 몇번은 먹을수 있는 양이다.
어차피 이사를 가게 되어도 고추나무를 가지고 갈수는 없을 것이다.
고춧잎 삶은것을 가져가면 어머니께서는 내가 좋아 한다고 생각하시고
고춧잎 나물을 묻혀서 상에 놓으실 것이다.
훼밀리룸에서 떨어진 잎을 청소 한뒤 오늘이 수요일인줄 알고
세탁실 냉동고에서 소갈비찜 두펙하고, 돼지갈비 한펙을 꺼내놓았다.
요즘에는 나나 남편이 오늘이 무슨 요일 인지도 모를때가 있다.
이층에 올라와서 달력을 보니 오늘이 화요일이다.
다시 집어 넣을까 하다가 그냥 두어야 겠다.
녹인 고기는 냉장고에 하루 더 두면 된다.
며칠 흐리더니 오늘은 햇빛이 환하게 밝고, 하늘은 파랗다.
남편이 아이들 화장실 벽을 페인트칠 하려고
페인트할때 입는 옷을 갈아 입고 방에서 나갔다.
크리스마스에 집에 오는 둘째딸 위해 더 서두르는것 같다.
나는 일어나서 점심을 준비해야겠다.
얼린 손질된 새끼오징어 한 Pack을 삶았다.
파.마늘을 넣고 초고추장을 작은그릇에 같이 만들었다.
두부 두모를 부쳐서 상에 놓고 간장양념을 만들고,
연근 슬라이스 된것을 소금물에 담궜다가
페이퍼 타월로 닦아낸후에 기름에 튀겼다.
블친 국화향님께서 그렇게 튀겨서도 먹는다고 했던 기억이 났다.
중국제는 맛없다고 했지만 미국 우리동네에서
얇게 썰어놓은 연근을 한펙 샀는데, 중국제이다.
나는 한국제를 먹어볼 기회가 없어서 비교해 볼수가 없다.
오늘 연근 튀긴것은 그냥 먹을만 하다.
남편은 무우 사태국에 새끼오징어 삶은 것으로 점심을 먹었다.
연근 튀긴것에는 남편 젓가락이 한번도 안갔다.
몇년전 개옷 입히기 콘테스트에서 일등을해서
잡지책에 둘재딸 개가 산타사진옆에 실렸다.
점심을 먹은후 다이닝룸바닥에 오리엔탈 카펫을 까느라고
남편하고 식탁을 한쪽으로 들어서 옮기고
카펫을 바닥에 놓고는 다시 옮겨서 식탁을 제자리에 놓았다.
집에 마루를 깔고 난뒤 깨끗해진 느낌이지만
마루에 뭐라도 있어야 발이 닿는 감촉이 좋은것 같다.
둘째딸과 코코.
어제 저녁에 둘째가 남편에게 전화를 해서 사는것이 힘들다고 했다고 한다.
자기도 언니처럼 결혼해서 편하게 살것을
혼자서 직장다니면서 사는 것이 힘들다고 했다고 한다.
둘째가 사는 것이 힘들다고 했던 말 때문에
남편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했다.
카스튬대회에서 일등을 하고 받은 부상품과 상장.
그러면서 남편이 자기 바로 위의 다섯살 많은 누나가
고3때 뇌종양으로 앓다가 죽었을때,
시어머니께서 그때는 성당에 안다니셨을 때라서
집에 굿하는 사람을 불렀다고 했다.
넓직한 그릇위에 밀가루를 뿌리고 보자기를 씌웠는데
순간적으로 그 보자기를 치웠더니 강아지 발자국이 3곳에 났다고 했다.
죽은 누나가 강아지로 환생했다고.
남편 보는데서 순간적으로 선명하게 발자국이 생겼다고 하기에
" 마술사들도 그런것 속이는 것은 일도 아니야." 라고 내가 말했더니
아니라고... 남편이 어릴때 기억이 다시 살아 나는지
자기 보는 데서 일어난 일이라고 우겼지만
어릴때 내 남편 속이는 것은 아주 쉬웠을것 같다.
월맡에서 산 샤워솔을 풀어서 옷을 만들어 입혔다.
그당시 시부모님께서 꽃다운 고3 예쁜딸을 잃고
상실감으로 굿을 한것이 이해가 갔다.
공부도 전교 1등을 했다고 했다.
누나 책을 정리하는데 곳곳의 책갈피 속에서
그동안 부모님으로부터 받았던 용돈이 들어 있었다고 했다.
남편이 둘째가 사는것이 힘들다는 말한 것을 듣고
자기누나 죽었을때 부모가 생각이 난듯했다.
이렇게 입힌옷으로 카스튬대회에서 일등을 했다.
결혼도 못하고 혼자 텍사스에서 살것이 아니라
워싱톤쪽으로 오라고 해야겠다.
어릴때부터 아이들 키우면서 고민상담을 남편에게 하라고 했더니
우리아이들은 지금도 남편에게 어려운 일이 생기면 전화를 한다.
타이어가 펑크가 나도 남편에게 타이어가 펑크났다고 전화를 한다.
남편을, 아이들 앞에서 집안의 아버지로서 권위도 세워주고
모든 일들을 얘기하도록 했다. 내가 잘한것 같다.
둘째와 키우는 두마리의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