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어서 노랗게 변한 작약잎.
11월5일.2016년.토요일.
찬란한 햇빛이 눈부신 아침에 동네 산보라도 다니고 싶은데....
아침커피를 고구마와 먹으면서 같이 마신 남편은
이제 더 이상 위가 아픈것 같지는 않다.
빈속에 마시는 커피도 안좋다고 생각을 해서
고구마를 먹는 것을 보니 본인도 이제 먹는것을 조심하는것 같다.
패랭이꽃님께서 알려 주셔서, 요즘 자주먹는 릭,새송이버섯,아스파라가스
(삶아서 냉장고에 둔 시금치도 있다.)
삼시세끼 어촌편을 가끔 보는데,
오늘 아침에 내가 할일이 생겼다.
고구마줄기 껍질을 벗겨서 삶아 건져서
무치는 것을 보니 나도 하고 싶어졌다.
남편이 말해줘서 뒷마당에서 찾은 이미 시들고 있던 고구마꽃.
그래서 남편에게 고구마줄기 뽑으러 가야 겠다고 말을 하고
이층 방문을 나서려는 내게 " 고구마꽃이 폈더라."
" 어 ~? 정말 ? 그랬어 ? 그럼 사진 찍었어? " " 아니."
" 뭐야 ? 그게 얼마나 귀한 일인데 사진을 안찍었어 ?"
" 그냥 꽃이 폈나 보다 생각했지 내가 알았나."
남편은 말도 참 얄밉게 한다.
" 고구마꽃이 피면 좋은 일이 생긴다 잖아.
사람들에게 행운이 온다는 말이 있어."
그린-빈 콩씨를 심었는데 두줄기의 콩을 땄다.
남편하고 그렇게 말을 주고 받기 보다는 내가 빨리가서 봐야 겠기에
층계를 소리내어 내려가서 스마트폰을 들고 뒷마당으로 나갔다.
고구마밭도 아니고 화분에 심은 고구마에서 꽃이 피다니 !
고구마잎을 샅샅이 스캔하고 난뒤
한쪽에 잎이 이미 말려진 고구마꽃이 보였다.
어제 핀꽃이라 오늘은 잎이 말린 고구마꽃.
뽑으려던 계획은 취소되고, 꽃이 또 피는 것을 보고 싶어서
오무라진 고구마꽃의 사진을 찍고 그냥 이층으로 왔다.
참 허무하지만 그래도 화분에서 피었던 고구마꽃이 기특하기만 하다.
어제만 꽃이 폈다고 가르쳐 주었어도 볼수 있었는데 .....
운동을 가려고 차에 앉아 있는데 큰딸에게서 카톡이 왔다.
임신반응 양성반응이 나온 사진이었다.
그래서 " Congratulations !!! "이라고 문자를 보냈다.
그랬더니 큰딸이 " I was worried you and daddy wouldn't be happy ."
그래서 " Why ?" 그랬더니
큰딸이 "I don't know, seems like you don't think we should have more babies."
아니 자기들 아이 더 가지는데 부모 허락받고 가지나 ?
이럴때 속담이 바로 고양이 쥐생각 해준다는 것일까 ?
꼼짝없이 자기부모가 아이들 봐줄것을 알고 그냥 해보는 소리 ....
손녀와 손자의 동생이 내년에 태어난다.
아까 아침에 고구마꽃이 피었다고 좋아 했더니
이 소리를 듣게 되려고 그랬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