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산책길에서.
6월24일.2016년.금요일.
어젠 다 써놓은 일기를 왠지 더 써서 끝을 맺어야 할것 같아서
임시저장에 넣어두고 묵혔는데,
지금 다시 보니 내가 글을 잘 써봐야
그게 그거라는 생각에서
그냥 등록을 했다.
오늘은 남편이 왠일인지
남편이 아침10시에
운동을 가자고 해서 헬스클럽에 갔다.
생각처럼 체중은 팍팍 줄지를 않고,
하루는 좀 체중이 마음에 들고는
그 다음날엔 또 놀라서
어떻게 하냐 이렇게 또 제자리일까 ?
그래도 비장한 마음으로 수영장에 갔다.
맨 끝자리에 키크고 멋진 한국여자가
긴튜브를 두르고 물장구를 치며
수영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사람이 누구인지는 몰라도
헬스클럽안에서 자주 마주치면 인사를 한다.
둘째딸 만나러 텍사스에 갔을때 일본 가든 연못에서 .
사실은 그 여자는 나와 같은 교회에 다니지만
예배를 서로 다른 시간에 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서로 인사를 나눈적은 없었다.
헬스클럽에서 오랫동안 마주쳤는데,
교회 다니시는 나이드신 분들과
그 여자와 같이 말하고 있는 것을 여러번 보았다.
그래서 그저 목례만 하고 다녔다.
또 가끔씩은 '안녕하세요?' 라고
서로 인사하며 지나 치기만 하고 지냈다.
그런데 오늘은 그 여자가 내가 수영장으로 다가가자
활짝 웃으면서 인사말이라도 하려는지
하던 수영을 멈추고 나를 기다렸다.
텍사스 일본 가든 연못에서.
그 여자가 수영하고 있던 다음 줄이 비어 있었다.
내가 물에 뛰어 들기 전에
그 여자와 인사를 하게 되었는데....
이 여자는 내게 나이를 물었다.
아마도 자기 또래인줄 알고 그랬을까?
내가 전에 사람들이 이 여자를 부를때 들었는데
라스트네임이 미국 이름인것으로 보아서
국제결혼을 하신분 같았다.
그래서 64세라고 대답하자
자기는 60세라고 했다.
어~ 그런데 이 여자가 자기 이야기는 나이만 말하고,
자기는 한마디도 안하고 계속 내게 질문만 했다.
이런 대화는 대화가 아니고 취조를 받는것 같았다.
그런데 이 여자는 목소리도 나보다 어른같고,
말하는 투도 나보다 훨씬 어른 같았다.
아니면 내가 목소리가 어리고
덜익은 사람같아서 인지도 모른다.
기분이 묘했지만 친절하게
잘 대해 보자고 마음먹고
묻는 말에 열심히 답해 주었다.
사람은 표정으로도 말을 한다.
자기에 대해서 묻지 말라는것 같았다.
170cm 정도로 키도 크고,
피부도 하얗고 예쁘게 생겼다.
일본 가든 연못에서.
얼굴에 화장을 한채로 있었다.
신기하게도 물속에서도
화장은 지워지지 않았다.
아니면 천연적으로
화장한것 같은 얼굴일지도 모른다.
얼굴빛이 하야니까.
어쨋튼 이 여자는 어디 사느냐에서 부터
시작해서 많은 것을 물었다.
자기 이야기는 전혀 한것이 없다.
내가 사람을 대할때면
대개 자기들 이야기를 많이하는 편인데도
이 여자는 달랐다.
일본 가든 연못.
나이는 나보다 4살 어린데도 ,
더 넓은 세상을 살다온 사람같았다.
어른같은 표정으로 나를 대했다.
나는 이제껏 사람들이 말하면
추임새를 넣곤 했는데,
그래서 이야기를 듣는 편이었는데,
이 여자는 조금 달랐다.
들을 말을 다 들었는지
그 여자는 더 질문을 하지 않았다.
나는 이제 수영을 해야 할것 같아서
그 여자에게 말하고 수영을 시작했다.
그렇게 오랫동안 수영을 했지만
그 여자가 내가 수영하는 곳으로
온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좀 묘한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언제 자기를 또 볼거라고
그렇게 많은것을 물었을까?
아버지께서 안계시다고 했더니
몇년도에 돌아 가셨느냐고도 물었다.
아마도 내가 자기에게도 그런 질문
해 주기를 바랐는지도 모른다.
일본 가든 연못.
나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안하고 살아왔다.
추임새로 " 그렇군요 !.
네 .. 그래서요? 그러셨어요 ?" 등등은 했어도
사람 개인 신상에 관해서는
별로 물어 본일이 없다.
왜 그런지 그런것을
물어 봐서는 안될것 같다.
나는 20번 턴을 하고 수영을 끝냈다.
그 여자는 벌써 오래전에 나갔고
다른 사람들이 수영을 하고 있었다.
나의 수영하는 것을 사람들이 보는것 같다.
요 며칠전에는 수영을 끝내고,
월풀 앞을 지나서
샤워하는 곳으로 가려는데
처음보는 여자가
나를 월풀안에서 불렀다.
일본 가든 연못.
내게 얼마나 오랫동안
수영을 했느냐고 물었다.
한국서 어릴때 배웠다고
한참을 안하다가 다시 하고 있다고,
그저 왔다 갔다하는 정도라고 했더니
자기도 그렇다고 말을 했다.
자기는 대학때 81년에 유학을 와서
이제껏 살고 있다고 했다.
어느나라에서 왔느냐고 했더니
" 이란 " 이라고 했다.
체중이 180파운드도 넘어 보였다.
솔직히 내 체중을 가지고
미국서 살쪘다고 말을하면 욕먹는다.
자기도 체중이 늘어서 줄이려고
수영을 하려고 하는데
오늘은 첫날이라서 3번 왕복을 했다고 했다.
내가 사람들에게 말을 할때는
인사를 하는 정도지만
내게 말을 시키는 사람도 많다.
일본가든 연못.
미국 수퍼마켙에 가면
가끔 내게 말을 거는
나이드신 여자분들이 예전부터 있었다.
뭐 음식에 대해서 묻거나
물건에 대해서 묻거나
사려는 물건에 대해서
아는것을 얘기하거나 한다.
내게 말을 걸어도 괜찮겠다고
생각해서 인지도 모른다.
남편에게 " 내가 적당히 생긴 얼굴이어서
그런가 보다."고 말하니까
' 그렇다 ' 고 " 너무 예쁘면 접근하기 어려운데
당신처럼 생긴 사람은 부담이 없어서 ...."
일본 가든연못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