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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어머니의 웃으시는 얼굴이 좋다.

푸른하늘 파란하늘 2016. 5. 13. 08:18


                                           친정가는길 톨게이트앞에서.


                                 5월12일.2016년.목요일

풀독으로 잠이 오지 않아서 수요일밤  12시가 넘어서

목요일 새벽에 이 글을 타이핑하게 되었다.

지난 주 버지니아에 도착한 날 수요일에 어머니께 들러서

잠깐 인사만 드리고 큰딸집에서 지내다가

금요일에 친정에 들러서 점심을 먹고

뉴져지로 돌아 왔는데,어머니가 오래 생각이 났다.

다른 어머니들에 비하면 비교적

어머니(85세)께서 건강하신 편이시다.



올해는 못사가지고 간 어머니께 드렸던 장미꽃



어머니께서는 고추모종도 한판을 다 사오셨다.

친정댁 한쪽에 두신것을 보았다.

나는 고추모종이 4개 심어져 있는것 3개라서 12개인데,

어머니께서는 실히 60개의 고추모종이 되어 보였다.

고추농사를 지으시려고 하시는 것으로 보아서

아직도 원욕이 있으신것 같다.



어머니의 50대때 고운얼굴.


그래서 어머니께서 아직도 건강하신 것으로 생각이 되었다.

고추가 아무리 많이 열려도 ,딸인 나도 풋고추를 못따게 하신다.

그래서 내가 고추농사를 해서 풋고추를 몇번이나 따다 드렸다.

그때야 풋고추를 잡수시고,볶아서 잡수시기도 하신다.

빨간고추를 말리시기도 하시고,또 빨간고추를 믹서기로

갈아서 김치에 넣으시는것 같다.



어머니의 60대때.


모든 음식에 정성을 드리시는데,이번에는 달랐다.

여동생에게 음식을 하도록 하시고,

식탁의자에 앉아 계셨던 점이다.

내게는 전혀 틈을 안주셨던 어머니께서

여동생은 믿으시는것인지 아니면 이제 더

음식을 하실 기운이 없으 셨는지도 모르겠다.


                              여행중인 두딸과 60대의 어머니와 큰남동생.


어머니와 많은 대화를 나누지도 못하고

큰딸 집에만 있다가 와서 어머니께서

내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없으 셨는지 모르겠다.

어머니와 대화를 조금 나누었는데 이번에는 잘 들으셨다.

보청기를 하셨는지 잘 들으셨고 내 옆에 앉으시려고 하셨다.

아마도 대화를 더 하시고 싶으신것 같았는데

나는 별로 어머니께 말씀을 많이 안나누고 ,

거기 있던 손주들만 봤던것 같다.

그래서 마음에 걸리고 ,

내가 어머니께 살갑게 못해 드린 일이 죄송하다.


                        작년에 교회에서 사진을 안찍으시려고 하신다.


형제들이 어머니곁에 살고 있어서 덜 외로우실 것같고,

어머니께서는 아주 좋은 여생을 보내시고 계시다는 생각이 든다.

어머니께서는 순한 얼굴로 잘 웃으신다.

나이드신 분들이 환하게 해맑게 웃으시는 것은 행복하셔서 그런것같다.

얼굴을 찡그리고 불평을 말하는 노인들을 보아온 터라

어머니께서 아이처럼 해맑게 웃으시는 것이 너무 감사하다.

나이가 드신 분들의 특징이 표정이다.

더 이상 꾸미려고 안하시고, 속의 감정이 그대로 드러 나신다.


                          희안하게 생긴 배고니아꽃을  보았다.BJ's 에서.               


헬스클럽, 수영장에서 알게된 어느 할머니께서는 자녀들을 훌륭하게

잘 키우셨다고 처음 얼마 간은 자랑을 하셨다.

부산에서 자라시다가 서울서  E대를 나오셨다는데,

자녀중에 의사가 둘이나 된다고 자랑을 하셨다.

그리고 막내아들은 와튼수쿨을 나왔다고 자랑을 하셨다.

자녀들이 다 명석해서 좋은 직장을 가졌지만

다들 바쁘니까 우리 부부보고 자기 사는 콘도에서

매일 헬스클럽까지 라이드를 달라고 하셨다.

매일은 곤란하고 가끔 시간이 되면 해드리겠다고

했는데,이것은 안되는 일인것 같았다.


첫날 ,막내학교에서 오기전, 잠깐 모셔다 드리겠다고 했더니

갈곳이 있으니 잠깐 들르자고 말씀을 하셨다.

가까운 곳이라고 하셨다.

남편이 차를 움직이자 한국수퍼로 데려다 달라고 하셨다 .

차속에서 앉아서 기다리자 신문을 집어 가지고 올라 오셨다.

나는 순간 너무 놀랐다.

아니 신문 한장 가지러 10분거리에 있는

한국수퍼에 가자고 하는 정도면 앞으로

남편을 운전수로 쓰시려고 하는것 같았다.

남편에게 그 할머니를 댁까지,모셔다 드리고

못하겠다고 하자고 했더니 더 두고 보자는 남편말이었다.


나는 그분께 버스가 있으니 그것을 타고 다니시라고 말씀드렸다.

차속에서 자기 자식들이  머리는 좋아서 다 공부들은 잘했는데,

할머니에게 함부로 군다고 불평하기 시작했다.

"LA에 사는 아들하고 같이 살았는데,아들내외가 의사인데

하루는 나보고 어머니 뉴져지로 돌아 가세요."하면서

술에 취해서 발로 자기를 차더라고 하셨다.

며느리에게 싫은 소리를 했더니

아들이 자기부인에게 그렇게 했다고

가라고 해서 할수없이 뉴져지로 돌아와서

지금은 콘도에서 혼자살고 있다고 하셨다.


20분 거리에 의사딸이 살고 있어서

할머니를 점심시간에 병원서 나와서

헬스클럽에 떨어뜨려 놓고 집에 갈때 데려다 주는데,

너무 바쁜 딸이라서 미안해서 그렇다는 ,참 기가 막힌일이다.

주변사람이 모두 자기 하인으로 생각이 드시나 보다.

이렇게 수영장에서 만난 생면부지의 77세되신 할머니께

우리부부는 예의를 갖추고 대하고 있었는데  

웃으시면서 자기에게 라이드를 달라고 하셨다.

그 연세에 수영을 아주 잘하셨다.

수영하실때는 할머니같지 않게 수영을 잘하셨다.


그런후 몇주는 라이드를 드렸다.

그러다가 내가 전화번호가 뜨면 받지않고 ,할머니댁에도 안갔다.

만났을때 버스를 타시고 다니시라고 정중하게 말씀드렸다.

은퇴해서 막내가  학교에 있는 동안 시간을 아껴서

살고 있는데 너무 우리에게 힘들다고 말씀드렸다.

사실 힘드는 것은 라이드 드리는 동안에도,

수영장에서도 ,항상 찡그리시고 ,

화가 나신듯 하시고 ,그러시면서 자기자식들

흉을 보시는데,그 소리는 편히 쉬는 마음으로

남편차를 타고 다니던 내게는 스트레스였다. 


그런 할머니에 비하니  내 친정 어머니께서는

매일이 즐거우신 얼굴이시고

지금도 소녀처럼 수줍어하시고 ,

잘 웃으시고 너무 다르시다.

친정 어머니께서는 절대로 남에게 신세를 안지시고

또 우리를 그렇게 못하도록 가르치셨다.

그렇게 평생을 살아 오신 때문이시다.

몸이 편찮으셔서 찡그린다면 이해가 되지만

노상 그런 찡그린 얼굴로 다니는 사람은 가까이 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