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 하늘엔 구름이,서쪽 하늘엔 햇빛이..
5월7일.2016년.토요일.
연일 내리던 비로 기온은 내려 갔지만,
핼스클럽에서 나오니 기분이 상쾌해졌다.
그래서 오늘은 김치를 한박스 담으려고 한국수퍼에 갔었다.
배추값이 다시 올라서 두통만 사게 되었다.
친정에 어머니날 선물로 가져간 튤립꽃.
어제 친정에서 어머니와 여동생이 점심을 차려 주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는 식탁의자에 앉으셔서
여동생이 음식을 하는 것을 그냥 지켜 보시기만 하셨다.
두부볶음,가지나물,캔에 있던 꽁치조림,
산나물 무침,배추김치였다.
산나물은 동생이 안하고,어머니께
하시라고 해서 산나물 무침만 하셨다.
어제 그 반찬들로 아주 맛있는 점심을 했다.
동생이 하는 요리는 짧은시간에 만들어지는 반찬들이었는데,
어머니께로부터 제대로 잘배워서 냄새가 아주 식욕을 자극했다.
친정에 어머니날 선물로 가져간 수국꽃.
내가 음식을 할때와는 다르게
어머니께서는 별로 잔소리도 안하셨다.
동생은 어릴때부터 음식을 잘했다.
대파를 볶다가 만든 두부볶음도 맛이 훌륭했다.
어머니의 레시피에다가 동생이
보는 요리컴에서 참고를 한다고 했다.
또 김치는 정말 맛있었다.
만드는 법을 다시 물어 보았다.
동생이 담은 김치를 먹으면서
나도 같은 방법으로 해보고 싶어졌다.
여동생과 어머니께서 점심을 준비중.
나는 한국배를 사려고 핸드백을 쇼핑카터에 놓고
좀 더 싱싱한 배를 사려고 고르고 있었다.
두개를 고르고 하나 더 고르려고
신고배를 향하여 돌아서는 순간
빈 쇼핑 카터만 있고 핸드백이 안보였다.
친정에서 준 오리상표가 있는
흰 핸드백은 그 어느 카터에도 없었다.
나는 패닉상태에 빠져서 허둥대었다.
이렇게 쇼핑하다가 핸드백을 잃은 일은 처음이었다.
마침 같은 교회에 다니는 미세스.조가 거기 있었다.
몇년전 여동생이 내게준 핸드백.
서로 보는 예배가 틀려서 못본지 몇달 만에
미세스.조는 살이 너무 놀랍게 빠져 있었다.
미세스.조가 나를 도와 주려고
내 핸드백을 잃어 버렸다고 사무실에 가서
말해 주겠다고 그 쪽으로 걸어 가고 있었다.
맨날 돈없는 핸드백이었는데,
오랫만에 어머니날이라고 선물로 받은
돈을 넣은것 때문에 더 허둥대었다.
내가 이리 저리 뛰는것을 좀 떨어진 곳에서
보고 있던 남편이 내쪽으로 오고 있었다.
거기 흰 핸드백이 있는 내 쇼핑카터가 있었다.
밖에 서있던 남편이 언제 들어 왔는지도 몰랐다.
석양으로 빛나고 있는 뒷마당.
미세스.조에게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리면서 "어디 편찮으셔요?"물어 보았다.
이분도 나처럼 키가 조금 작아 지셨다.
미세스.조는 내 남편과 나이가 같으신 분이시다.
벌써 30년 동안 보던 사람인데,
키가 163cm 정도였는데 160cm정도인것 같아 보였고
몸무게는 너무 말라서 40kg도 안되어 보였다.
그렇게 아름답고 찬란했던 젊은 시절이 30년동안에
모두를 나이든 할머니로 만들었고
미세스.조는 부쩍 마른 이유가 내가 짐작하고 있는 이유 때문인것 같았다.
똑똑했던 큰아들때문에 살아갈 의욕까지 잃어 버린 사람같았다.
오늘은 구름이 아름다왔다.
나는 십년전쯤에 미세스.조의 큰아들이
총기사건으로 미국신문에 난것을 보고 놀랐다.
이 일을 언젠가도 한번 글로 쓴적도 있었다.
그 아들이 똑똑한 것은 다른 한국 어머니들로부터 들었다.
이스턴 .체리힐 하이수쿨에서 전교 일등을 했다고 했다.
미세스.조는 E대에서 학생회장을 했었다고 다른사람에게서 들었다.
남편은 미세스.조의 친정아버지께서 주임교수로
계시던 대학의 공대생이었다.
그러니까 부부가 좋은 머리여서 똑똑한 두 아들을 둔것 같다.
친정뜰에 핀 장미꽃.
동네 한국사람들은 아들이 둘다
하바드에 갈거라고 말을 하는것을 들었다.
체리힐. 이스턴.하이수쿨에서 전교 일등을 하던 아이는
이제까지 다 하바드대에 들어 갔으니까 틀림없다고들 말했다.
그런데 모두의 예상은 빗나갔다.
하바드대가 아니고, 예일에 들어갔다.
하바드에서는 입학허가가 안나왔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학교성적만 보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2년후에는 전교 성적이 4-5등이었던
동생이 하바드대에 들어 갔다.
초점도 안맞은 집 앞마당에 핀꽃.
한국사람들이 그 집에 대해서는 다들 머리좋은 아들 얘기들을 많이했다.
정확한것은 모르겠고, 큰아들이
예일대를 나온후 군대도 갔었다고 들었는데,
내 큰딸로부터 미세스.조의 큰아들이 유펜 법대를 다니면서
큰딸이 다니는 교회에 나오고 있다고 말해서 듣게 되었다.
기숙사에서 파키스탄인지 인도 학생을 테러범이라면서
가지고 있던 총으로 기숙사 방문에 총을 쏘면서
붙잡히게 되었고, 신문에 난것이었다.
친정 뜰에 핀 장미꽃.
그리고 세월이 흘러서 사람들 기억속에서
잊혀지고 있지만 ,그 어머니인 미세스.조는
예전의 생기 넘치던 그 어머니가 아니고,
툭치면 쓰러질것 같은 몸이 되어 있었다.
내일은 어머니날이다.
물론 세월이 흘러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체중이 마르도록 얼마나
그동안 힘든 어머니로 살아 왔는지 ?
얼마나 남들이 모르는
고통을 겪어 왔는지 깊이 느껴졌다.
내가 쇼핑을 하려고 걸어가고 있었지만
내일이 어머니날인데 미세스.조가 큰아들은 만나는지?
큰아들의 근황은 어떤지 모른척 해야 하겠지만
큰아들도 미세스.조도 모두 잘 지내었으면 좋겠다.
미세스.조께서 행복한 어머니날을 맞이 하셨으면 .....
친정 뜰에 핀 장미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