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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친정 나들이

푸른하늘 파란하늘 2012. 1. 7. 05:59




                                                                                                                델라워어를  지나며


2011년 12월에서 2012년 정초가 참으로 빠르게 지나갔다.

일년에 친정에는 2번이나 다녀오고, 또 큰딸 결혼식때 뉴져지에서 뵙고 

3번이나 뵈었으니 작년은 참 그래도 괜찮았던 한해를 보낸 셈이야 .



                                                                                                               메릴란드를  거쳐


방금 친정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었어.

어머닌 자주 귀가 안들리신다고 그러셨는데, 어제와 오늘은 잘 들으시니까 대화를 할수 있었어 .


큰딸부부가 친정(Alexandria 워싱톤 근교)을 막 떠났다는 전화였어.

떠나면서 큰딸아이가 울면서 갔다고 하시네 .

80넘은 노쇠한 외할머니를 두고 공항으로 가기가 슬펐던 모양이야 .


그런데 얘가 우리집에 오면 먹고 싶은것을 해 달라고 하고, 설거지도 잘 안해.

자기친구들과 얘기 하기도 바빠서 .... 

아이가 하려고 하면 " 엄마가 할께 "라고 말을 해서 이기도 하겠지 .


그런데 외가에 가 있는 동안,

그릇 나오기가 무섭게 손 걷어 부치고 큰딸아이가 설거지를 하더라.


딸아이는 자기 집에서는 디쉬워시로 그릇을 닦는데, 나이 드신분(나도)들은 잘 안쓰거든 .

" 어디를 가든 그집 설거지를 하라 "고 어릴때부터 가르쳐서도 그렇겠지만

밖에 나오면 정말  잘하네. 


딸은 시집에 가서도 그런다고 해 .

다른 동서들은 앉아 얘기들을 하는데, 자기 혼자서 한다고 해.

그러니까 남편이 나를 보고는 " 왜 그렇게 하라고 가르쳤어 ? "라는 거야.

나는 친정어머니께 잘 해 드리지 못하는데, 큰딸아이가 내몫을 훨씬 넘기도록 잘하는게... 고맙게 느껴진다.



큰딸아이는 크리스마스-츄리 밑에 쌓아 두었던 우리가족들 선물 보다도 

더 많고 더 큰 선물박스들을 외가에 갈때 가져갔어.

한사람에게 한박스가 아니고 여러박스를 한아름씩 안겨주니까 얼마나 예쁘게 생각되겠어 ?


크리스마스를 보내려고 열흘이상 휴가 받아서, 비싼 비행기 값에다가

모두에게 한아름씩 안겨주느라고 큰돈 썼겠다고 남편이 하는 소리이다 .

게다가 여기 오기전 저희 시집식구들.. 조카들까지 다 챙겨서 선물을 사 주었다고 해.


내가 자기들에게 한것보다도 아이들이 더 잘하네.


어릴때부터 생일은 파티식으로 꼭 해주었고, 크리스마스 때에는 선물

(아이들이 커서는 취향을 따를수가 없어서 나중에는 현금이나 상품권을 카드에 넣어서 주었음)을

꼭 주곤 해서인지 자기들이 아는 주위 분들에게 풍성하게 선물하는 모습이 참 대견스러워 .


우리 부부에게는 선물박스 외에 봉투에 캐쉬도 두둑히 넣어 주더라 .

정말 딸과 사위로부터 처음 받아본 봉투였어 .


얼마전 뉴욕 명희와 전화를 했었는데 " 얘. 너 딸부부에게서 돈봉투는 받아보았니?" 라고 했었거든.

그래서 내가 전화했지. " 이번에  받았다 "고....  그런데 이렇게 받아도 되는 것인지 ...?

저희들 자랄때에 잘 해주지도 못했는데 미안한 생각이든다.


그런데 남편하는말이 

" 분명히 시부모에게도 우리에게 한것처럼 했을꺼야." 그러니까 받아도 된다나 .



                                                                                     가족들의 크리스마스 저녁을 준비하며


여러가지로 이번 크리스마스는 참 좋았어.

첫째로 멀리 가있던 큰딸부부, 둘째딸을 다시 볼수있어서 좋았고,

크리스마스 식탁을 차려서 온가족이 모여 즐거운 저녁식사를 할수있어서 좋았고,

식사후에는 크리스마스 츄리 옆에앉아 각자 선물을 뜯으며 즐거워해서 좋았고 ....


                                                                                                  식탁중의 갈비찜


 사다놓은 배로 만든 배즙이 달지 않아서 설탕을 조금넣고 만들었어.



                                                                                           온 식구들의 크리스마스 디너테이블

 


                                                                                        온가족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교환한 후 


친정에 가는날 아침엔 하나사면 하나 거져주는 멕도날 쿠폰이 있어서 갔었어.

팬케잌을 남편이 한세트사고, 내가 한세트를 사서 4개의 팬케잌과

막내가 좋아하는  Hash Brown 2개를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왔었다.


집으로 돌아온지 얼마 안되어 누군가 벨을 누르더라 .   경찰이었어  !!.


현찰,크래디카드,운전 면허증이 들어있던 지갑을 가져다 주었어.  남편의 지갑이었어.

누군가는 주머니에 들어있는 지갑도 꺼내가고 빼았는 세상에

흘리고 간 지갑을 찾아주다니 ..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정 가는길에 꼭 감사하다는 뜻을 전해야 겠다고 맥도날에 들렀었어.

나와 남편이 들어 가기가 무섭게 거기서 일하던 사람들이 깜짝 반가와하며

" 지갑을 돌려 받았느냐 ? " 고 남편에게 물었어.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지갑에서 돈을  꺼내는데.. 맙소사 !

100 불짜리 지폐가 불쑥 나왔고 , 그순간..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도 남편도 서로 놀랐단다 .

남편이 꺼냈던 돈을 얼른 도로 집어넣고, 이번엔 20불 짜리를 찾아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전해 주었어.

입으로는 안받겠다고 하고, 옆의 흑인 여자는 받으라 하고, 메니져 손은 이미 받아쥐고 있더라.


이제는 사진을 찍으려니까 둘이서 포즈도 아주 잘 잡아 주었어 .

어쨋든 잃어버린 운전면허를 다시 하려면 적지않은 시간, 경비, 게다가 크래디카드를 

잃어버리면  재빨리 전화해서 알려야 되고.... 

현금은 찾을길이 없었을텐데... 고스란히 경찰이 우리집까지 가져다 주다니 ...


2011년 마지막날이 이렇게 아주 기분좋게 마무리 되었어 ..




친정에 가는 차는 큰딸아이가 운전하고, 그옆엔 사위가 앉고 그 다음 뒷자리엔 남편과 막내가 앉고

또 맨뒤엔 내가 누워서 갔다. 막내는 아이팻으로 열심히 모노폴리 게임을 하면서 ....



                                                     

나는 뒷자리 넓직한데서 누워 자다가, 깨어 차창밖의 풍경도 찍다가 ...



                                                                                                          볼티모어 터넬을 들어서며   


3시간 걸려 도착한후 , 먼저 호텔에 들러 짐을 놓아두고 친정에 갔어.

어머닌 외손녀가 좋아 한다고 생선전. 호박전을 한광주리 가득히 만들어 놓으시고

조기찌게. 멸치조림. 맛있는 어머니표 김치 ....

내가만든 음식보다 너무 맛있어서 밥을 몇그릇이나 먹었어 .


                                                                                                               친정집 응접실의 가족사진

 

80이 넘으신 노모가 만들어준 음식을 먹으면서도.. 이 음식을 오래오래 먹을수 있다면.. 하는 바램 ..

얼마나 오래동안이나.. 어머니께선 이 세상에 살아.. 계실 수 있으실까 ?


내딸들은 외할머니, 이모, 외삼촌 둘( 큰남동생.막내 )을 내가 하는것 보다 더 챙긴다 .

나는 친정식구 까다로운 취향을 맞추기 힘들어서 선물권을 크라스마스 카드에 넣어 주었어 .

내딸은 한사람 한사람 전화를 해서 평소때 가지고 싶은 물건들을 알아 두었다가 선물 하는것 같아 .

 

                                                                                                   왼쪽부터  둘째 , 막내, 큰딸 그리고 사위



그래서인지 큰아이는 외가에서 특별한 사랑을 받는것 같아 .

거기에 비하면 둘째는 외가에서 주는 사랑이 큰아이 것보다 자기에게는 작다는 거야.

그래서 이번엔 가기 싫다고.. 먼저 텍사스로 돌아갔어 .



*                       *                          *


지금 ' 빠담빠담 ' 연속극을 틀어놓고 있는데 흰 날개로 사람이 나는것을 보여주네 .

아 -- 가끔씩 사는게 힘들때 나도 저런 날개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한적도 있었는데 ..


사노라면 항상 좋은날만 있는게 아니더라 ...

그래도 자신을 추스리고, 스스로 격려하고.... 그러다 보면

힘들게 느껴지던 일도 생의 한부분 인것처럼 익숙해져서 그럭저럭 살아 갈만해서

견디다보니 .... 긴세월이 가 버렸네 .

하루를 무사히 보낸다는게 정말 감사하고 ..


그 의미는 막내가 건강해 졌다는 뜻도 되는거야.

어릴적 막내는 각종 이유로 자주 병원에 입원 했었거든... 폐염.호흡곤란(알러지)등으로 자주 아팠어.

그런데 어느새 아이는 병원에 안가고 아주 건강하게 커 주었어.


언니들이 막내를 잘 챙겨줘서 너무 고마워. 내가 막내옷을 사 본지도 오래 되었어.

시시때때로 큰아이와 둘째가 옷을 사 주거든.


또  지난 금요일에는  큰딸부부가  막내를 데리고 극장에 갔었어 .

극장에 데려 간다는 소리를 듣고 막내 외출준비를 해 주었어 .


남편과 같이 아이 씻기고, 머리 빗기고, 옷 입히고 신 신기고 ....

아침을 스크램블-에그와 스팸을 잘라 구워놓고, 이틸리안 빵을 마늘가루, 이탈리안 시즈닝과

올리브유로 구워놓고 ....


어찌보면 극장에쯤 가는것이 무슨 대수겠냐고 할수도 있겠지만, 막내를 데리고 나간다는 것은

단순한 외출이 아니고 많은 수고가 따르는 일 이거든 ....


                                                                                                             극장을 가기 전 차에서


남들에게는 너무 평범한 일이지만, 내게는 눈을떠서 잠들기 전까지 작은일 하나에도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 일들의 연속이야 .

이제껏 살아 온 것처럼.. 

앞으로 남은 생도 하루하루 이렇게 살아 갈꺼야 .


막내를 데리고 호텔에서 잔 다음날 아침에 " 호텔에서 계속 살았으면 좋겠어요" 라고 하더라.

막내가 호텔에 갈일이 없었으니 거기서 잠을 처음 자 본거지.



                                                                                                              호텔에서의  하룻밤


그동안 외가에 여러번 갔었는데, 호텔에서 자는게 좋아서 그랬는지 큰딸네와 작별하고

뉴져지로 오는 길에, 할머니 집에 더 있다가 오자고 차속에서 울더라.


그동안 좀처럼 떼를 쓰는일이 없었는데 ....

앞으로는 막내를 데리고 여행도 다니고 호텔에서도 지내봐야 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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