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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분들과 인사를 하고 싶다.

푸른하늘 파란하늘 2016. 4. 2. 22:00


 

                                 발인하기전 고인의 관을 실은 리무진                        

                        


                                    4월1일.2016년.금요일.

4월1일인 오늘은 따뜻한 날씨에 옅은 회색하늘에서 이슬비가 내린다.

어젯밤에도 늦게 와서 늦은 시간에 와서 바로 잠을 잤는데, 오늘 아침에 장지에

가기전에 발인 예배보러 다시 장례식장에 다녀왔다. 장지까지는 안따라 갔다 .

왕복 운전2시간 걸려 필라델피아로 갔다가  차들에 밀리게 되는 것도 그렇고

막내학교에서 오는 시간이 겹치게 될까봐 불안하기도 해서이다.


                   현관을 지나 장례식방으로 가는 복도 


뷰잉이 끝나고 마지막으로 관뚜껑을 닫기전에  유가족에게 보라고 하자 울기

시작했다.어제도 오늘도 조금전까지 고인께서"내가 죽어도 울지마라."했다며

잔잔하던 유가족들이,하나둘 소리없이 울기 시작했다.

손녀딸들이 눈두덩이가 빨개졌다. 이세상에서 볼수 있는 마지막 할아버지의

모습이고, 아버지의 얼굴이어서 딸들도 울었다.


                            고인의 관이 누워있는 장례예배를 보던방


어제는 저녁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왔었는데,오늘은 아침 10시여서 그런지

다들 금요일 직장에 가고 50명 정도 온것 같았다.장지에 가는 사람들에게는

주황색 삼각깃발을 주면서 차에 붙히라고 해서 차에 붙히고 장례식장을 다

빠져 나갈때까지 남편과 나는 밖에 서서 있다가 차들이 다빠져 나가고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지금은 12시가 조금 넘었는데, 해가 환하게 보이고 있다.


                   장지로 향하는 장례차들 .모든차들을 세워두고 갈수있다.


얼마나 친척들이 미국에 많이 사시는지 200명이 넘는다고 한다.

남편친구의 할아버지에게 자손이 많았는지 작은 아버지부부 둘과 또 그자손들,

두 고모 부부와 또 그 자손들과 또 그 자손들.. 몇대에 걸쳐서 미국에 사는데

다 못왔다고 하는데도, 어제 가족들 자리가 50명이 넘었다.

사람이 수요일에 죽어서 , 목요일에 뷰잉을하고, 금요일에 장지에 뭍히는데

이렇게 3일이면 살았던 흔적이 없어 지다니 참 허무하다.


                                 다리쪽에 보이는 것도 머리털이다.


큰고모네 딸이 너무 희안하게 길게 머리를 기르고 있어서 사진을 찍어도

되느냐고 물어 봤더니 그러라고 했는데 ,후래쉬라잍이 작동을 안해서 사진이

어둡게 나왔다. 종아리까지 긴머리가 후렌치스타일로 엮어져 있는데, 여자는

아름다운 얼굴에 날씬해서 가까이 안보면 아이 둘가진 엄마로는 보이지 않았다.

얼굴은 안찍겠다고 하고 여러장 찍었지만 사진이 어두워서 잘보이지 않았다.



                            장례서류심사를 마칠때까지 기다리는 차들.


이젠 아주 날이 개었다. 파란하늘이다. 점심을 먹고는 남편이 자고 있다. 

어제 부터 오늘까지 집안일은 하나도 못하고 시간이 흘렀다.

큰딸에게 가려면 일요일에 가서 수요일에 돌아 오려고 한다.

어머니께 드릴 장미꽃과 표고버섯을 사러 프로듀스졍션에 갔었다.

가서 보니 지난 일요일이 부활주일라서 많은 꽃을 팔고 남아있던 꽃마저 다

팔려고 새로 주문을 안한것 같았다. 꽃들이 싱싱하지가 않아서 살수가 없었다.



파킹장에 있던 팬지꽃 


변권사님 며느리가 내게 카톡을 보내왔다.어제 돌아가신분 소식을 전하느라

전화를 드렸는데,전화를 안받아서 메시지를 남겼더니 변권사님께서는 지금

큰딸이 사는 프랑스에 계신다고 한다. 변권사님께서도 카톡을 하시니 나보고

초청을 하라고 해서 하고, 문자를 보냈지만 그곳은 몇시인지 잘모르니 보시면

카톡을 보내실것 같다.81세이신 변권사님과 카톡을 할수 있다니 대단한 일이다.


                         개었다가 흐렸다가를 여러번 반복했던 날이었다.


어제 장례식장에서 또다른 남편친구 부부와 나란히 앉게 되어서 한참 서로

그간의 근황을 얘기하고 있었을때, 한 여자분이 많은 자리를 놔두고 내옆에

앉아도 되느냐고 물었다.남편은 출구에 앉아서,들어 오는 사람 조의금을 받고 

있었지만 보통은 남편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옆에는

안 앉는다.내가 대답을 조금 늦게 했더니,다시 물었다. 그래서 앉으라고 했더니

앉았는데,그 여자는 장례식장에서 조금 떨어진곳 의자에 앉으려는 사람들에게

조금 큰소리로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STOP사인을 들고, 차를 모두 세워두고 장지로 향하고 있다.


그전 교회 원로목사님 내외분께서 조금 떨어진 곳에 앉으시려는데,"저모르세요?"

큰소리를 냈다.사모님께서 "잘알지요.OOO씨지요?"그러시곤 조용히 앉으셨다.

이분이 장애인이어서 목사님 내외분께서 목례만 하신것일까 생각을 했는데,

그 이유를 나중에 조금 알것 같았다. 뷰잉을 하려고 줄서 있는 잠깐 동안에

이 여자분은 내게 자기는 누구라고 하면서 내 이름이 뭐냐고 물었다. 그래서

할수 없이 "저도 교회에서 뵌적이 있습니다.성가대 하시지요?""저를 아셨어요?

저는 모르는데요." "그야 저는 밑에서 설교만 들으니까 서로 못뵈었지요."



                                   개었다가 흐렸다가 비도 왔다.


필라에 있는 교회에 다니다가 뉴져지로 옮긴지 30년이 되었다고 말하고 있었다.

뷰잉 순서가 되자 누워 있는 사람의 손을 문지르고 잡고.. 시간이 너무 걸렸다.

나는 내 친아버지라도 뷰잉에 누워 계시는 손을 못 만질것 같다.

그래서 그 여자 뷰잉시간이 길어서 나는 안보고 그냥 지나치는데, 남편친구와

눈이 마주쳤다. 이걸 어쩌나 ! 그 엄숙한 자리에서 소리내서 변명할수도 없고,

그냥 지나친 나를 언짢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검은구름이 끼더니, 천둥치고 비가 왔다.


나는 왜 그 여자가 말을 많이 하는지 곰곰히 생각을 했다. 자기를 알아 달라는

것이 아닐까 ? 구류병으로 걸어 다니시지만, 등이 굽고 키가 작은 분이라서

사람들 사이에서 눈에 띄는 분이신데 눈동자는 영특하게 살아 계시다.

한번 말을 하시면 말을 많이 하셔서, 노목사님 내외분께서 목례만 하신것 같다.

나는 남의 얘기를 들어 주려고 애쓰지만 가끔은 지치게 되어서, 인내심에

한계가 오면 안그러는 것처럼 슬쩍 도망을 간다. 모르는 사람과 끝없는

얘기를 하기보다는, 오랫만에 만난 반가운 분들과 인사를 하고 싶다.



구름이 개이는 중이다.


그전 교회분들과 다들 반가와서 포옹을 하고, 인사를 하게 되었다.

남편도 출구에서 많은 분들이 반가와 했다고 한다.

한교회를 85년부터 다니다 큰딸 결혼하던 해, 2011년에 동네교회로 옮겼다.

어떤분은 나를 뜨개질하던 사람으로 알고 계셨다.장갑을 받아 보신분 같았다.

장갑을 떠서 아는 분들에게 기억도 안날 만큼 많이 떠서 주었다.



동네로 돌아오던 길목이다.

                          

막내생각을 하면서 그 여자 생각을 자꾸 하게 되었다.

남에게 인사를 하되 지나치지 않게 짧게 인사를 하는 것이 좋을것 같고, 말을

하고 싶을때는 , 들어 줄수 있는 친구를 막내가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막내는 이메일로도 말할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다.언니들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답을 받고 지내고 있다. 남편이나 나나 오래 살아야겠다.


                        집 앞마당에서 막 피기 시작하고 있는 위핑체리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