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5일 2016년 .토요일
오늘 아침 문득 어머니의 여학교때 친구 한분이 생각이 났다.그분을 생각하면 슬프다.
어머니께서는 전주여고 다니실때 눈에 띄는 미인이셨다고 친정어머니의
고모되시는 고모할머니에게서 들었지만, 내가 보기에 어머니 친구분께서도
상당히 아름다운 외모셨다. 키도 그 당시에는 큰키(164cm)셨고, 얼굴이 아주
아름답고 작았다. 어머니 친구분께서는 평생 독신으로 혼자 사시고 계셨다.
한남자를 만나서 서로 사랑을 했는데 집에서 반대가 아주 심했다고 한다.
그 남자가 아버지 친구분이셨다. 아버지와는 같은 고등학교 나오시고 대학도
같이 나오신뒤 한 유명신문사에서 영국특파원으로 일하시던 분이셨다.
그 옛날에는 신문기자가 그렇게 바람직한 직장을 가진 사람으로 대접을
못 받았던지, 서로 굉장히 사랑을 하였지만 헤어질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어머니 친구는 E대를 나오시고 , 미국으로 와서 혼자서 살게 되셨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그 정도로 눈에 알아볼 미인이셨으면 젊은 시절에는 어떠
하셨을지 짐작이 되었다. 그런데 또 아버님 친구분도 상당한 미남이셨다.
내 친정 동생들이 영국병에 걸리셨다고 말했을 만큼. 영국이 세계에서 제일
좋은 나라라고 자주 말씀하시던 분이셨다.
결혼후 2년정도 친정근처에 살고 있었을때 그분도 워싱톤에 잠시 살고 계셨었다.
우리친정에서도 얼마간 기거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겨울이었는데 까만 코트의 칼라를 세워 입으신 것을 보고 속으로 엄청 놀랐다.
저런 것은 젊은 남자모델들이나 하는것으로 알고 있었던 나로서는 그 나이에
모양을 그렇게 내시는것을 보고, 속으로 조금 언짢은 생각이 들었었다.
세상의 거의 모든 여자들은 저런 외모에 저런 스펙을 가진 남자를 좋아 한다.
옛날분 치고는 큰키(180cm)시고 , 적당히 마른체격에 거기다가 모양도 안 내신듯
아무렇게나 입은 듯이 하시지만, 내 눈에는 다 맞추어 입으시는 일을 습관적으로
해오신 분이셨다. 사람에게서 호감을 살수 있는옷을 입고 다니시느라 엄청 신경을
쓰시는 분이셨다. 이런 얘기는 내 여동생과 하던 얘기다.예민한 여자들은 안다.
우리부부는 친정에 갈일이 있을 때마다 아버님 친구분과 마주치는 일이 많았다.
친정에서는 거의 매일 바둑판이 벌어 졌었다. 큰 남동생 친구(당시 하바드대생)가
자주 집에 왔던 것으로 보아서 방학때 였던것 같다.
그 당시 그분이 한국신문에 컬럼을 쓰셨는데 우리친정에서 벌어지고 있던 바둑판에
대해서도 쓰시는 것을 읽어 보았다.
거기에 하바드생하고 바둑을 두셨던 일도 쓰셨다. 그 당시 내 남편도 그분과
바둑을 두게 되었는데, 바둑을 했던 남편 얼굴이 실망하는 얼굴이었다.
조용히 있던 남편이 집으로 돌아 오면서 " 아버님 절친이시라고 해서 좋게 생각을
했었는데 바둑 두시며 꼼수를 놓으시더라. 저분속이 그렇게 좋은분은 못된다."고
말해서 나도 놀랐지만, 속은 그런분이 아니시라는 데는 나도 동의를 했었다.
왜냐면 여자집에서 결혼을 반대했었어도 여자가 결혼을 하는것을 보고 난뒤에
결혼을 해도 되는데, 그렇게 서로 사랑을 했었다면서도 아버지 친구분께서 먼저
결혼을 하셨다. 여자집에서 반대를 했어도 끝까지 기다렸다가 두분이 결혼을
했다면 가장 좋았겠지만 사랑하던 여자는 마음이 안 변했는데, 먼저 다른여자와
결혼을 하는 그런 남자라면 엄마친구분이 오히려 잘 헤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한국에서는 부모님께서 결혼을 강요 하는일도 있다는것을 잘 알지만 내가
남자라면 결혼만큼은 내가 사랑하던 여자가 행복할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 줄수
있을것 같다. 엄마친구처럼 평생 홀로 살수 있게 되더라도 기다릴수 있을것 같다.
내가 아는 남자들은 소문만 듣고 확인도 안해보고 먼저 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다.
순애보는 남자들보다 여자가 더 한것 같다.
아버지친구분도 돌아가시고 아버지도 오래전에 돌아 가셨지만 누구나 다
알아 주던 아버지친구보다도 내 아버지가 더 세상을 바르게 사셨던것 같다.
아버지 친구분은 워싱톤쪽에 올때마다 옛날 연인을 만났다고 한다.
신혼때도 그랬는데, 60년대 당시 한국인 사회가 좁다보니 그 소문이 부인에게
까지 전해져서 목사님 따님이셨다는 본부인이 얼마나 충격을 받으셨을까?
남편이 처음보다 나중이 더 안좋은 아버지 친구분과 바둑둘때 이런 내용을
몰랐어도 그분이 어떤분인지 알아 차렸으리라고 생각된다.
바둑을 두면 그 사람의 인품도 들어 나는 모양이다. 나는 바둑을 둘줄 모른다.
따님들도 제일 좋다는 옥스포드대학과, 하바드대학원을 나왔고 많은면으로
사회적으로는 성공하셨지만 사랑했던 연인을 숨겨놓은 연인으로 두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