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날의 뒷마당
2월16일.2016년.화요일 오후
지금 남편은 비오는 날 아침에 곤하게 자고 있고, 나는 천장 창문으로
비가 바람에 몰아치며 저 길 건너 서 있는 키큰 참나무 나뭇가지들을 흔들어
놓고 있는 것을 이문세 노래를 들으면서 보고 있다.
윙~윙거리는 바람소리와 함께 , 온통 키 큰 참나무들이 흔들리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이런날 엎드려 있다가 잠이 들면 깨어 나고 싶지 않도록 잠에 취하게 된다.
그러고 싶지 않아서 나는 계속 나무 흔들리는 것을 지켜 보고 있다.
아침에 보니 하얗고 작은것이 흰꽃이 이미 피고 있는중이다.
빗물로 얼룩진 창문에 여전히 나무들은 흔들거리고,
나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
삶의 동기를 어디선가 찾게 되면 거기 한곳에 몰입하게 되는데,
잔잔한 수면처럼 내게 열심을 갖을 이유를 아무데서도 찾을수 없다.
어렸을 때는 어디에 붙잡힌 사람처럼 , 날새워 그림도 그리고 , 책도 읽었던
날이 많았는데 요즘은 매일 그날이 그날이다.
어제 온 눈속에 대나무
남편은 정말 기가 막히게 나 때문에 잠을 못잤다고 불평이다.
자꾸 카톡소리가 들렸다고 하는데, 어제 밤에 아무도 내게 카톡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기는 들었다고 우긴다.
내 친구들은 시간을 알고 카톡도 하는데, 친구 아닌 동창 몇명이 몇번
카톡을 했던것 때문에 잠을 못잤다고 억울 해 하는것 같다.
그래서 아마도 꿈을 꾸었나 보다. 어젯밤 잠 못잤다며 지금도 계속 자고 있다.
이 넝쿨 이름은 모르지만 달개비꽃 같은 꽃이 매일 피고 있다.
그나 저나 이런 비오는 날엔 잠에 빠지면 못 헤어 나온다.
바람에 휘몰아 치면서 떨어지는 빗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릴 수도 있다.
신통하게도 오늘은 내가 잠에 안빠지고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면서 생각을
이어가고 있다.뜨개질도 할수 있고, 그림도 그릴수도 있지만 나는 이런자세로
계속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창밖을 보고 있다.큰딸에게서 카톡이 왔다.
버지니아에 5인치 내린 눈위로 어제 눈썰매를 탔던 사진을 보내왔다.
어제 온 눈위에서 썰매를 타고 노는 사위와 손주들
남편이 깨어서 카톡사진을 들여다 보고 있다.딸사는데도 지금 비가 온다고 한다.
남편에게 점심을 짬뽕면으로 끓여서 주었다.
점심을 먹으면서 뉴스를 듣는다.
아이펫에서 들리는 한국뉴스는 기가막힌 사건들의 연속이다.
그런데 내친구는 아직도 소녀같은 감성을 지녔는지 소녀같은 시를 보내 오고,
또 96세되신 김형석교수께서 말씀하시는것을 카톡으로 보내왔다.
대리석 탁자는구석에 놓고, 손주들이 다칠까봐 둔 플라스틱탁자.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에 대한 강연을 했을때 내용이다.
가장 행복한 삶에 대한 글이 화면마다 나타나고 있다.
만약 인생을 되돌릴수 있다 해도 젊은날로는 돌아 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때는 생각이 얕았고 행복이 뭔지도 모르고 살았던 때였다고 했다.
지나고 보니 인생의 절정기는 청년기가 아니었다고 했다.
인생의 매운맛 쓴맛을 다보고 나서야 인생의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되었다고.
필라델피아 센타시티가 우리집 뒷마당에서 겨울새벽이면 보인다.
인생에서 무엇이 소중한지 진정으로 느꼈던 시기는
60중반부터 70대 중반이라고 했다.
그래서 다시 돌아 갈수 있다면 60대 정도라고 라고 했다.
가능하면 몇살 때까지 살고 싶으냐고 물어 본다면 정신적으로 성장할수 있고
다른사람을 위해 도움을 줄수 있을때 까지 사는것이 가장 좋다고 했다.
나이가 드니까 나자신과 내 소유를 위해 살았던 때는 다 없어진다고 했다.
화원에서 본꽃 이름은 모른다.
남을 위해 살았던 것만이 보람으로 남는다고.
사랑이 있는고생만큼 행복한것은 없다.
가장 불행한 것은사랑이 없는고생이다.
몇가지는 별로 안중요해서 생략하고 ,이것을 쓰는라
무지 고생을 해서 이곳에 쓸수 있게 되었다.
나도 내가 사는 날동안 이렇게 살수 있어야 겠다
5월이면 꽃을 피는 집 앞마당에 있는 철죽꽃.
친구에게 감성이 풍부하다고 하니까 자기딸들이 "나이든 소녀"라고 한다고...
오후4시가 되고 있는데,어느새 비는그치고, 막내가 왔는지 막내소리가
아래층에서 들리고 있다.
집에 왔나 했더니 큰소리로 나를 부른다.
"Mom ! , Kenny gave me a present ." 참 그래도 다행이다.
발렌타인날 선물을 화요일에라도 받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