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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좋은 기회는사라지고...

푸른하늘 파란하늘 2016. 1. 30. 08:56



                                             1월29일 .2016년.금요일오


흰구름과 파란하늘이 무엇인가에 밀려 가듯이 회색으로 바뀌고 있다.

조금전 블로그에 글 시작을 써놓고 항상 사진이 마땅한것이 없기에 나가서 

하늘을 찍고 들어 왔는데, 회색이었다가 또 흰색과 파란하늘이 보이다 한다.

구글로 날씨를 들여다보니 오늘은 그냥 구름이 낀날이다.

기분은 곧 봄이 올것 같은데 아직 봄은 멀었다.



남편이 오늘도 월남국수집에 내가 좋아하는 국수를 사주러 같이 갔다.

이런날이 연속이라 너무 행복하다.점심을 먹고 나서 헬스클럽에 갔었다.

별로 추운날이 아니라서 입으려던 오리털 자켇을 차속에 두고 다녔다.

어느새 일월은 거의 다 지나갔다.내일 모래면  1월31일 마지막 날이다.

1월17일에 첫눈이 오고,1월23일 토요일에 큰눈이 오고는 1월은 지나간다.




내가 처음 미국에 왔을때 ,미국에는 월남사람들도 미국에 많이 이민을 왔다.

월남전이 끝나고 미국에 들어와서 사는 월남인들이 쉽게 눈에 띄였다.

당시 70년대에 한국인 아주머니들과 언어학교에서 알게 되어서 친하게 지냈다.

수업이 끝나면 아주머니들께서 돌아 가시면서 식사에 나를 초대해 주셨다.

그당시에 미국에 이민온 사람들에게 무료로 영어회화를 가르쳐 주었다.




그때 영어회화반에는 젊은이들로만 모이던반이 있었다.페루에서온 청년,다른나라

에서도 왔었고,월남 젊은이들이 많았다.월남 젊은 아가씨들이 나를 친구로 하고

싶어해서 자기집에 가자고 했었다.젊은 월남여자가 심성이 착해 보여서 나도 친구가

되고 싶었다.월남국수를 해주겠다고 했는데,나는 그때까지 먹어본 일이 없어서

별기대도 하지 않고 있었지만 내 또래의 젊은 아가씨여서 나도 가보고 싶었다.




그때 민씨 아주머니가 "안된다.가지마라.얼마나 비위생적으로 사는지 모르지?

머리에 그 사람들 이 있는거 아나?머리도 안감는다.그것 맛도 없어."경상도 억양의

민씨 아주머니께서는 남편이 외교관 부서로  오신분이셨다.민씨 아주머니께서는,

아주 나를 챙겨주시는데,선생님 같으셨다.내가 어렸으므로"그래도 갈래요." 소리를

못하고 월남여자에게 바쁜일이 생겨서 못간다고 말하고 안갔다.


만약에 그때 갔었으면  일찍부터 맛있는 월남국수를 먹어볼수 있었는데

그렇게 좋은기회는 사라지고 거의 40년이 지나서야 월남 국수를 먹어볼

기회가 생겼고 먹은 날부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되었다.

지금쯤 그분들은 70대 후반이나 80대가 되셨을 것같다.

내 어머니보다 5살정도 젊으신 분들 같았다.




유씨 아주머니는 십대 아들이 하나 있으셨고,이씨 아주머니는 십대의 세 딸들이

있으셨다.그 아이들도 이제는 60에 가까울 나이같다.아마도 56-58세쯤.

민씨아주머니는 서울서 S여대를 나오셨다고 다른 분들 앞에서 잘난척을 많이 하셨다.

"미국에서 살려면 이사회에 맞추어서 살아야 해요.

김치를 될수록 먹지 말거나, 마늘을 넣지말고 담아 잡수세요.

얼마나 입에서 냄새가 나는줄 아세요?

우리들이야 매일 먹으니까 모르지만 미국사람들이 맡으면 아주 시구창

냄새가 난답니다.우리아이들(8살,10살)도 김치는 별로 안먹고 싶데요."




그러다가 그날은 유씨 아주머니댁에서 식사를 내는 날이 되었다.

유씨 아주머니는 특별하게 정말 음식을 맛있게 하시는 분이셨다.

양배추김치가 나왔다.다른음식을 성대하게 차리셨었는데 놀라운 장면때문에

다른 기억은 안난다.민씨 아주머니 아이들이 맛있는 샐러드를 먹듯이 양배추

김치를 먹고 있었다.다 먹고 없어지니까 유씨 아주머니께서 "더 줄까?"물어보니까

자기엄마 눈치를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집에 갈때 유씨아주머니께서 양배추김치를 병에 담아서 민씨 아주머니에게 주었다.



언어학교는 나는 잠깐 다녔기 때문에 ,나는 그분들을 더 뵐수가 없었다.

친정어머니께서는 계속 다니셔서 그분들을 아는세탁소에 취직도 시켜 주셨었다.

민씨 아주머니는 비교적 잘사시는 편이어서 집에만 계셨지만, 두아주머니들은

캐나다에서 이민온 백인세탁소 주인에게 부탁해서 세탁소일을 하시게 되었다.

세월이 지나니까 그분들이 어디서 사시는지 뵙고 싶고 이제야 생각이 난다.



친정 어머니께서는 다른영어 회화반이셨지만,나는 젊은 사람들로 모인반이었다.

민씨 아주머니와 이씨,유씨 아주머니께서는 나와 수업이 같이 끝나던 옆반이었다.

그 어른들이 나를 잘 챙겨주시고,친정어머니께  허락을 받으셔서 어디고 나를

데리고 다니시고 싶어 하셨다.그때 그 아주머니들이 나를 데리고 안 다니셨으면

나는 지금쯤 월남친구를 사귀고, 매일 월남국수를 먹고, 또 나도 만드는법을

배울수도 있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