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설날을 몇시간 앞둔 12월 31일 오후에

푸른하늘 파란하늘 2016. 1. 1. 05:04


 

      

                                    


                                  2015년 12월 31일.오후3시에

 

 

오늘이 2015년을 보내는 마지막날이다.

어떻게 된일인지 마지막이라는 글씨가 도드라지게 크게 되었다.

아침 새벽부터 한국 친구와 카톡을 하다가 서로 얼굴을 보면서 하는 전화로 되어서

나는 침대속에서 내 맨얼굴을 친구에게 보여주게 되었다.

자기 사위가 카톡으로 얼굴이 보이는것을 가르쳐 주었다고 했다.

카톡하는 중에 얼굴이 보이고 목소리가 들렸다.너무 반가왔다.

 

내 친구는 아직도 36년전 모습이 있어서 보기 좋은데 나는 나중에 사진을 보내주기로 하고

카톡을 끝내고는 세수하고 화장하고 사진을 찍어서 보내기는 했지만 영 자신이 없다.

요즘 엎드려서 계속 컴을 들여다 보니까 얼굴에 주름이 생기는거라고 남편이 말하는데,

이제 부터라도 책상에 앉아서 컴을 할까?침대에 엎드려서 컴을 하면 참 편한데...

한국서 결혼때 만나고 정말 36년만에 얼굴을 서로 보게되니 사람은 같은데,

20대때 만났던 친구를 60대에 만나니 서로 할머니가 되어서 얼굴을 본것이다.

 

그래도 너무 반가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어릴때 친구는 이렇게 반갑다.

남편을 얼마전 사별하고 ,시집인 보성에서 살고 있다.

어릴적 친구와 이렇게 화상체팅을 카톡으로 할수 있다니 세상이 참 좋아졌다.

그러고보니 이것은 2015년에  받은 선물처럼 너무 기쁘고 기분좋게 해주고 있다.

자기 어머니께서 89세라고 한다. 여고때 그 친구집에 가면 개성보쌈 김치가

너무 삼삼하면서 맛이 있었다.

 

고등학교때 친구 아버지께서는 체육 선생님이셨다.

그리고 친구의 아버지께선 훈육주임도 하셨는데,나와 다른친구 3명은

다른 아이들은 상상도 못하는, 점심시간에 밖에서 외식을 사서 먹었다.

교문앞 경비실을 기어서 학교옆에 있는 음식점에 들어가서 먹고 싶은것

다 사먹고는 시간에 맞추어서 교문을 기어서 들어가곤 했었다.

교문에서 기어서 들어오는 우리들이 높은 교정에서는 잘 보였던것 같다.

 

이상하게도 그럴때 마다 걸려서 친구아버지 훈육주임방에 들어가서 손들고 조금

있다가 나오곤 했는데,우리들은 손들고 있던것 하나도 안 아팠었다.

그렇게 할수 있었던것은 순전히 친구아버지를 믿고서....중국집에 가서, 짜장면, 울면,만두

모밀국수집에가서 모밀국수를, 냉면집에가서 냉면도 돈이 허락하는것은 다 사먹었다.

그때는 맨날 배가 고팠으니까.그 선생님께서는 얼마전 돌아가셨다.

아마도 점심시간에 쓸 돈도 그 선생님께서 내 친구에게 주셨을것이다.

 

카톡하다가 친구가 내 얼굴이 보고 싶다고 해서 아래층 부엌에 내려가서

커피마시고, 세수하고, 화장하고,벽난로 앞에서 사진을 남편이 찍어주었다.

어머나! 이렇게 기분이 UP되다니...친구는 좋은것이구나.

이왕 사진찍은것 카톡을 하던 친구들에게 다 보냈는데,켈리포니아에 사는친구만 답이 왔다.

그러고보니 한국은 새벽인것 같다.내가 침대에 엎드려서 카톡을 하는것을 알고

화장하고 사진을 보내라고 했지만 그 얼굴이 그 얼굴이지 화장한다고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나는 미국서 살다보니 요즘 한국에서 짧게 쓰는말도 잘 모른다.

한국에 사는사람들은 많이 변하는데,나는 70년대 생각으로 살고 있는것 처럼 느껴진다.

우리아이들이 한국 나갔었을때 "요즘 아이들 같지 않다."고 하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요즘아이들이 무엇이 다를까?우리 아이들이 한국말로 의사소통이 어느정도는 가능하다.

네.잠깐만 기다려 주세요.엄마 바꿔 드릴께요.천만에요.감사합니다.

어른들하고 전화할때 필요한 말은 아주 잘한다.존댓말을 잘하는줄알고 그렇게 말한것일까?

 

블로그를 하지만 사실 겨우 타이핑이나 하는수준이다.사진 올리는것도 남편이 도와주고 있다.

블로그에 댓글을 달기 시작한지 몇달 안되었다.

그래서 내게도 댓글이 달리기 시작한지 몇달이 안되었다.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면서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더군다나 사진은 배운적이 없어서

댓글을 달았더니 언짢아 하신분들이 있었다.참 미안하다.너무 놀라서 친구를 끊었다.

내 표현은 내가 아는 범위내에서 하는것이고 ,나는 사실상 한국의 수준 높은 사진용어를 모른다.

 

그래도 많은분들께서 댓글을 달아주셔서 열심히 답글을 하고 있으면 옆에서 남편이

"지금 당신 꼭 돈버는 사람처럼 열심히 해 알아?"말을 한다.댓글 다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2015년을 돌아보는데,블로그를 통해서,좋은 분들을 여럿 알게 되어서 기쁘다.

참 성실하게 사시고 유머어 감각도 뛰어 나셔서 가끔 댓글을 읽다가 소리내어서 웃을때도 있었다.

이렇게 블로그에 들어와서 글을 쓰다보니 해외생활난에 두가지씩이나 인기글로도 올라와서

어리둥절하면서도 기분이 좋다.말을 돌려서 해야 하는데 솔직하게 매우 기분이 좋다.

 

새해에는 좀 더 성숙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글을 올려야 겠다.

 

-그동안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