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인 요즘에도 아직 나뭇잎이 많이 달려 있다.
11월22일,2015년,일요일오전10시41분.
벌써 11월22일이니 올 한해도 거의 다 지나가고 있다.
흔들리는 건너편집 참나무 가지가 방 천장에 있는 창문에 보이고 있다.
아직도 다 떨구지 못한 나뭇잎을 이 늦가을 언제까지 붙잡고 있을까?
건너편집 참나무가 이층방 천장 창문에서 보인다.
아침으로 펜케익과 후라이한 계란과 하쉬브라운 하나씩을 그릇에 담아 각자
컴옆에다 가져다 주었다.누군가 식사시간 만큼은 같이해야 한다면서 그러면
안된다고 하지만 ,아침 정도는 어떠랴 싶다. 가족 모두가 컴으로 살고 있다.
여름엔 아래층 훼밀리룸 티비에 컴을 연결해서 보기도 하지만 이층으로오면,
남편과 나는 서로 보는것이 달라서, 각자 좋아 하는것을 보고 지낸다.
막 아침을 끝냈는데, 큰딸에게서 카톡이 왔다.
손녀딸을 간호하더니 이제는 큰딸도 아프다고 한다.
교회도 못가고 탈리놀을 먹었는데도 머리가 낫지 않는다고 한다.
11월인 가을날 떨어질줄 모르는 나뭇잎이 아직도 많다.
신기하게도, 멀리 살고 있으면서도 첫째나 둘째나 아프면 나를 찾는다.
아프면 엄마가 생각나는 그 아이들 때문에 엄마의 힘을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 어머니로부터는 내게는 그런 기억이 없을 정도로 나는 건강했다.
어렸을땐 자주 코피가 나던 내 밑 여동생을 부러워 했었다.
내게 대야에 찬물 받아오고 ,수건과 약솜을 가져오라고 급하게 시키셨는데
엄마손이 동생 이마를 짚어 보시고,수건으로 이마를 차게 하시면서
걱정스런 얼굴로 동생을 돌보시는데,속으로 동생이 너무 부러웠다.
이런 기억은, 내가 어릴때에 엄마의 사랑을 더 받고 싶어서 였을 것이다.
큰딸과 둘째딸 유치원 입학전
지금 내가 장성해서 엄마가 되고,할머니가 된 이 시점에서 엄마께서는
꼭 어린아이 같으신 맑은 얼굴로 나를 얼마나 반가와 하시는지 모른다.
지난번 갔을 때는 귀가 잘 안들리시는 엄마께서 막내남동생에게 내 흉을
보려고 하시니까,동생이 "엄마 엄마목소리 다 들린다니까요."라고 했다.
나는 웃지 않을수가 없었다.왜냐면 내가 끓여놓은 두부찌개가 맛이 없다고
하시는것을 이미 들어 버렸으니까... 재미있는것은 어머니 귀가 안들리시니까
자꾸 큰목소리로 말씀하시는데 그것을 본인만 모르신다는 것이 너무 귀엽고
측은하시다. 나도 저렇게 될 나이가 곧 돌아올 것이다.
내 약혼식이 끝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김포 공항에서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와 어머니(1979년)
어머니는 딸들 보다 아들들을 더 좋아하시고,의지하시는것 같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신후 더 그러시는것 같다.
내 여동생은 그것이 속상하다고 했다.
의사가 주의사항을 여동생에게 말해서 어머니께 전해드리면
못들은척 하시다가도 아들이 말하면 바로 듣고 하신다고 한다.
그러니까 어머니자신도 여자시면서 여자 말은 잘 안들으시고,아들들
말을 잘 들으시는데,그것은 하루 이틀로 고쳐지는 문제가 아니다.
여동생이 포기하고 어머니께서 그러려니하고 대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한살때 남편손에 올려 놓은 손녀딸의 손
내가 이 늦가을날 가만히 내자신을 들여다보니 농부가 넓은 들판에서
수많은 농산물을 거두어 들인 것보다 ,자식들이 아플때, 마음이 힘들때
찾는 어머니가 되어 있다는것은 더 큰 수확을 한 것이라는 것이다.
대어를 잡아오셔서 좋아하시는 아버지.큰 남동생과 주말에는낚시를 다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