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안보이는 눈으로 찍은 사진
11월18일 .2015년 .수요일 .
오후3시가 되면 막내를 기다리면서 차고문을 열어두게 된다.
열어두고 집안으로 들어오려고 몸을 돌리는 순간 저 건니편에
살고 있는 필리핀 남자가 뛰어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 동네서 처음 집 지을 무렵에 조금 늦게 집을 지었지만 그래도
이제는 가장 오랫동안, 같이 살고 있는 이웃인 셈이다.
그도 비슷한 나이의 자녀가 있으니 거의 같은 연배일것 같다.
아니면 조금 젊을수도 있다.
그는 머리만 하얗지 자주 동네를 뛰어 다녀서인지 몸에 군살이 없다.
필리핀사람이 사는집은 왼쪽편에 낙엽을 쌓아 놓은 집이다.
운동을 하는것은 자기와의 싸움인것 같다.
저렇게 꾸준히 동네를 뛰어 다니려면 자기 의지가 굳은 사람 이어야 한다.
그동안 내가 본 26년씩이나 뛰어 다닌 그의 몸에는 뱃살도 없다.
저렇게 가뿐히 뛰어 다닐수 있다니 부럽기만하다.
특별하게 그는 헬스클럽에 나가는것 같지는 않았다.
꾸준히 뛰는것을 자주 보아 왔던 터라 시간을 돌려 놓을수만 있다면
나도 저렇게 매일 뛰어 다닐것을 그저 부러워서
안보는 것처럼 하며, 그를 몰래 바라 보았다.
바람에 불려 쌓인 낙엽
나는 먹어도 살이 안찌는 체질 같다고 다들 부러워했고
나도 내가 그런 사람인줄 알았다.
그런데,나이 60이 넘으면서는 그런 말을 들었던 때가 그립기만 하다.
헬스클럽에 가서 45분동안 수영하고 나오면 한참동안 땀이 흐르는데도,
군살은 쉽게 빠지지 않는다.
사진에 찍힌 얼굴이 꼭 풍선을 불어 놓은것 같다.
오늘은 비는 오지 않았어도 잔뜩 흐린 날이었다.
막내는 집에 온지 한시간쯤 되었다.
이층 방 천장으로 창문이 있어서 밖을 볼수가 있다.
친정어머니께서는 지난주 신장결석으로 병원에 입원하셨다.
5년전에도 병원에 입원하셨다가 돌이 저절로 나온적이 있었다.
이번에는 오랫동안 편찮으셨던 것을 참으셨는지 너무 부어 있어서
바로 수술을 할수가 없다고 한다.
부기가 없어야 수술을 하실수가 있다고 한다.
가까우면 어머니를 찾아뵙고 무슨 도움이라도 드리고 싶지만,
지금은 선교사 동생네 가족도 있고, 복잡한데,안가는것이 나을것 같다.
더군다나 어머니 편찮으신데 터키를 구울수도 없을것 같다.
몇년전 큰딸이 결혼했던 첫해의 땡스기빙데이 저녁에
조금전 큰딸에게서 카톡이 왔다. 손녀가 어젯밤부터 열이 있었는데
오늘은 104도가 되어서 지금 Dr.s오피스에 와 있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카톡이 왔다. 폐염이라고 한다.
왜 두사람이나 한꺼번에 이즈음에 아프게 된것일까? 또 카톡이 왔다.
오늘부터 처방약을 먹고 월요일에 의사에게 가서 검진을 받게 된다고 한다.
남편은 아이들이 온다고 했다고 벌써 좋아하고 있었는데, 손녀가 나아야
할텐데 걱정이다. 남편은 땡스기빙데이는 다음주인데 그때쯤은 나을텐데
뭐 그렇게 걱정하느냐고 한다.큰딸이 남편에게 오겠다고 전화를 했다고 한다.
여름날에 손자와 손녀가 놀이터에서
잠깐사이에 밖이 어두워 졌다. 지금은 5시40분이다.
금년도 거의 다 지나갔다.이제 한달이 지나고나면 생각도 못한채
2016년이 되고서야 , 크리스마스가 어느새 지나갔다고 정신이 번쩍
들모양이다.해마다 이때가 어서 지나갔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즐거운날이라는데, 엄청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것 같다.
손녀 손자를 위해서 크리스마스츄리를 꺼내어 오나멘트로 장식하고
작년처럼 그 밑에 선물상자를 두고 좋아할 아이들을 위해 음식을 장만하고
그러고보니 크리스마스는 아이들을 위한날 인것이다.
손녀가 한살때 크리스마스장식 하는것을 도와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