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30일.2015년. 마지막 금요일.
10월의 마지막 금요일 낮 12시가 조금 넘은, 지금도 바람은 분다.
맑은 하늘에 하얀구름도 보이고, 환한 햇빛이 보이는 날이다.
남편이 은행을 작은 오븐에 정성으로 구어서 작은 병에 담아서
먹으라고 주었다. 그 중에서 겉껍질을 덜벗기고,구운 은행이 몇 있었다.
약간 께름칙 했으나 은행을 호두깍기로 깨어서 몇개 벗겨서 먹었다.
아마도 은행을 왼손으로 만졌는지 , 왼쪽 얼굴에 이상이 오기 시작했다.
남편은 변명하기 시작했다, 자기는 전혀 잘못이 없다고.... 가만히나 있지
말도 안되는 소릴 ... 은행 겉껍질을 잘 안벗긴것은 실수라고 하면 되는데 ...
그 다음날 부터 눈이 부었다. 그젯 밤에는 알러지약을 한알 먹고 잤다.
어제는 눈이 너무 부어서 외출 할수가 없었다. 나머지 다른 눈도 부었다.
어젯 밤에는 가려워서 잠을 잘수가 없었다.
자꾸 나도 모르게 눈을 비비니까 점점 부어 오르고, 쓰리기까지 해서
눈거풀 주위에 코티죤 크림을 바르고서야 잠을 잘수 있었다.
오늘도 남편 혼자 외출을 했다. 둘쨋딸이 좋아하는 고사리나물과
시금치를 사오라고 그리고 설렁탕에 필요한 파를 사오라고 말했다.
오늘도 부은눈으로 집에 있는데 둘째로 부터 전화가 왔다.
" 엄마 꽃 샀어요? " 그때서야 둘째가 꽃을 사놓으라고 말했던것이 생각났다.
흰 장미꽃과, 흰 수국꽃과 안개꽃을 사놓겠다고 약속을 했었다.
친구 웨딩샤워 하는데 장식으로 쓸 꽃을 사라고 했는데 깜박 잊고 있었다.
참 이상하게도 첫째와는 달리, 둘째의 부탁은 자주 잊어 버린다.
첫째는 거의 하루에도 여러번 전화나 카톡을 하는데, 둘째는
전화를 해도 남편에게 하니까, 적어놓지 않으면 잊어 버린다.
이뿐만이 아니라 둘째에게 약속해 놓고 잊어 버렸던일이 많았다.
아이가 언젠가는 엄마가 자기를 미워 한다고 말했던 적도 있었다.
콘서트에 아이를 들여 보내놓고, 잊고서 픽업을 늦게 간적도 있었다.
몇년이 흐른 후에 둘째가 울면서 덤벼 들었을때, 내가 잘못했다고
사과를 하고 화해를 했는데 , 또 똑 같은 일을 반복하고 말았다.
둘째가 나를 이해 해줄지 모르겠다. 솔직하게 둘째가 전화로
묻기전에 내게는 꽃을 사러가야 한다는 생각조차 전혀 없었다.
큰딸처럼 자주 전화를 하면 좋을텐데,오는날 말을하니 전혀 기억이 안난다.
남편이 내가 사오라는것과 둘쨋딸이 필요한 꽃도 사가지고 돌아 왔다.
조금 있으니까 둘째가 꽃은 무엇을, 얼마만큼 샀는지 확인을 하는 전화가
남편에게 왔다. " 뭐래 ?" 하고 남편에게 물으니까 둘째가 "퍼 팩" 이라고
했다고 한다. 남편이 " 둘째는 꼭 당신을 닮았어. 당신도 부탁을 할땐
꼭 한번만 말하잖아." 내가 남편에게 그랬었다는 생각에 미안 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