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9일 금요일
싸라기 눈이 얕게 내리고있다.
친정에 가려면 준비 할 일들이 많은데 ,일하기 전
충전의시간이 필요한 사람처럼
그대로 움직이지 않고 앉아있다.
* * *
둘째딸이 인터넷으로 주문해 준 압력밥솥 ( 쿠 쿠 )은 사용법을 몰라 못쓰고 ,
그전에쓰던 웅진 압력밥솥 ( 취사과정을 말소리로 알려준다 ) 으로 다시밥을 짓고있다.
한국에서 온것이어서 한국말로 써 있는것을 읽어보고 그대로 누르고 했는데도 안된다.
전열을 바꾸는 소케트도 사와서 했는데 ....
* * *
저녁에 운전하는 차 속에서 먹을
김밥을 만들기 위해서 밥을 지었다.
휴게소에 안들르고 곧바로 가기 위해서이다.
잡채 재료도 다 따로 볶아서 작은 지퍼 프라스틱백에 담고 ,
안삶은 당면국수도 가져가고 , 간단한 냉채 재료로 오이 채썬것 , 겟살 찢은것 ,
안삶은 투명한 중국 국수와 겨자소스도 작은 통에 담아가니까 각각 국수만 삶으면 된다.'
백일'이라서라기 보다 가서 ,다들 힘들었을텐데 내손으로 음식을 차리고 싶어서이다.
딸에게 줄 김치두병과 설렁탕국물 한병에 파 썬것을 작은 그릇에 담고,굵은 소금도 담고 ,
아는분이 집에서 만들어 파는 만두 50개짜리 2판과후지사과 1상자 , 배 한상자 ,귤 1상자, 쌀 전병
2그릇을 차고에 한데모아 넣어 두었는데 ,아침에 막내 학교갈때 차고문을 열고보니 짐이 상당히많다.
뉴져지 우리집에서 한번도 쉬지않고 버지니아에 가려면 3시간 조금 더 걸려 친정에 도착하게된다.
* * *
학교에서 돌아온 막내를 태우고 , 금요일 저녁 6시에 집을 떠나
김밥 여섯줄을 남편과 나, 막내가 나누어 먹고 밤 9시 15분경 친정에 도착했다.
다리를 수술하신 어머니는 휠체어에 앉아서 우리들을 기다리고 계셨다.반갑게 맞아 주셨다.
1년에 반은 에콰도르와 미국서 지내는 막내동생 가족으로 인해어머니의 회복은 잘되고 있었다.
두손을 꼭잡고 ' 알리 ' ( 막내동생 부인 ) 에게 ' 너무~너무 고맙다' 고 말했다.
딸이 친정 뒷마당에 나무가 너무 많아서 집이 어두우니 다 잘라내면 좋겠다고 했었는데,
막내동생이 그 나무를 다 베어가지고, 리빙룸에서 우리 세식구가 자는데 춥지않도록 불을 피워 주었다.
알리가 리빙룸 벽난로 앞에 메트리스를 깔고 , 베게와 이불을 펴 놓아서, 참으로 편안하게 잘수 있도록 해 주었다.
1 - 10일 2015 토요일
친정 어머니와 외손자
막 목욕을하신 어머니께서 이층에서 아래층으로 층계에 앉으신채
한 계층마다 앉은 자세로 내려 오셨다.
딸보다 나음 며느리 !그동안 알리가 매일 어머니 목욕을 시켜드리고 있었다.
집안 구석 구석 정돈이 잘 되어있고 나보다 내어머니를 더 편안하게 해 주고 있었다.
잡채를 볶으려고 아주 큰 후라이팬을 찾는데, 알리가 찾아서 내게 주었다.
가져온 만두도 익혀 주었더니 가족들이 다 맛있어 했다.
뉴져지에서 사온 Baby Breath ( 안개꽃) 를 잠시 물에 담그려고 찾는데 알리가
꽃병도 가져다 주었다.
그동안 자기아이들도 돌보고 어머니 돌봐드리고, 집안 정리하고 , 설겆이 하고 ....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내 여동생이 음식을 만들고나면 , 뒷정리는 전부 알리가 해 온듯했다.
막내동생에게 알리 칭찬을 많이 해 주었다.
어머니께선 정말 요즘 보기힘든 며느리를 만나신 것이다.
막내동생이, 에콰도르에서는 자기보다 알리가 하는일이 더 많아서
아주 바쁘게 산다고 한다. 그럴것 같다는 생각이다.
착한 사람눈에는 자기가 해야 할 일들이 계속 눈에 들어오니까
바쁠수 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 * *
백일상을 어떻게 차리는지 모른다.
어릴적 동생백일이 생각나지만 , 거기에
무엇이 있었는지는 잘 생각이 안난다.
'축 백일' 이라고 써있는 떡케익과 초록색 컵케잌, 세가지색의 쌀 전병, 각종 떡 ,
사과, 귤, 배에다 잡채와 냉채 그리고 큰딸이 사온 한국식 튀긴 닭에 하얀 무 깍두기를
내놓았는데 그 닭이 그렇게 비싼것인 줄을 몰랐다.
튀긴 닭다리가 거의 100달라가 조금 넘는다고 한다.쿠폰으로 사서 싸게 산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200달라는 주어야 한다고 한다.한박스에 20달라가 넘는데 10박스정도 사왔다.
볼품도 별로 없었는데 워싱톤쪽에 사는 사람들은 이미 그 맛을 알고 있는듯 했다.
저녁식사때 다들 그 닭을 열심히 가져다 먹었다. 나도 먹어보니 참 맛이 있었다.
미국치킨집에서 몇 십개의 닭다리는 그렇게 많은 돈을 내지 않아도 살수 있는데
100달라를 넘게 주어야 한다니 이해가 안갔다.그런데도 그 한국식 닭은 인기가 굉장하다고 한다.
알리가 도토리묵과 청포묵울 쑤어서 저녁상에 반찬으로 내 놓았다.
백일상에 잠시 올려놓고 사진 찍었던 잡채와 냉채로 저녁을 먹었다.
다들 즐거운 식사를 했고 딸이 아주 좋아했다.
1- 12 2015
아침에 비가 내린다.살짝 지난주에 왔던 눈이 잔디밭 위에서 눈 왔었던
흔적을 보였었는데,아마도 오늘 내리는 비 때문에 더는 볼수 없게 될것같다.
그동안 꽤 따뜻한 기온이었었는데 , 친정에 도착한날 밤부터 연속 추웠다.
어찌나 추웠는지 차 속에서 그저 그대로 냉장고에 둔것처럼 있을줄 알았던
만두와 오이 채 썬것,각종 잡채 재료 볶아둔것이 살짝 얼려는것 같았다.
오늘은 ( 37 ~ 28 )F 이고 ( 3 ~ -2 )C 이다.조금 풀린 기온이다.
* * *
다시 나의 일상의 생활로 돌아왔다.다시 엎드려서 TV 도 보고 , 친정에 전화도 하고 ....
오늘은 무엇을 할까 ? 배추를 박스로 사와서 3통으로 김치 2병을 만들어 딸에게 주고 ,
나머지는 집에서 먹는 막김치로 하고 ....배추가 아직도 6통이나 남았다.
아주 실하고 맛있는 배추다.배추가 김치맛을 많이 다르게 하는것같다.
큰 배추가 연하고 부드러워서 딸이 LA 에 살고있을때 담아주었던 그 김치맛과 꼭 같았다.
사위와 딸이 꼭 맛있는 샐러드를 먹는것처럼 김치를 먹는것이 참 예뻣는데
바로 그맛이다 . 남편도 맛있다고 했다.
무엇을 하기 위해서는 동기부여가 있어야 즐거운 마음으로 움직일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