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같은 희뿌연 먼지
헬스클럽 파캉장에 핀 흰 배룡나무꽃.
7월25일.2017년.화요일.
어젯 밤에도 천둥번개가 치고 소나기가 한참이나 쏟아 졌었다.
요즘 이렇게 한차례씩 비가 오고 있다.
별 다른 하는일 없이도 시간은 잘가서,
쓰다만 일기를 지우고, 또 지우고,
오늘은 지우지 말고 끝을 내자고 다짐하면서 쓰기 시작했다.
지금은 아침 9시48분이다.
막내를 학교로 보내고,아침을 준비하는 시간은
거의 어떻게 했는지 느껴지지 않으면서 빨리 지나간다.
아래층 식탁위에 후렌치 토스트2개와, 채소쥬스와
계란후라이 두개를 남편 아침으로 차려 놓고 이층으로 왔다.
오늘도 남편은 기계로 돌을 자르면서 바닥에 돌을 놓고 있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돌을 자르는데 얼마나 희뿌연 먼지
바람같은 게 나오는지 모른다.
뿌연 먼지 바람속에서 돌자르는 남편이
꼭 무슨 영화에 나오는 장면속 사람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부엌창문으로 내다 보았다.
그런 영화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멋진 현장감이 느껴진다.
처음부터 규격에 맞추어서 잘라진
돌을 샀더라면 이런 돌자르는
힘든 일은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다.
일의 공정에 대해서 잘모르는 자는,
알고 처음부터 일을 추진해 가는 사람보다
훨씬 고생하고 힘들게 세상을 살게 된다.
사람이 교육을 받는 이유가 힘들지 않게 살기 위해서 일것이다.
멀치를 덮은 사이로 사랑초잎이 여기 저기 나오고 있다.
열심히 크레이그 리스트를 보던 남편이
바로 지금 자르고 있는 돌을
누군가 규격대로 자른 것을 150장 정도를
세일해서 판다고 광고가 났다고 한다.
그래서 그돌을 사자고 했더니,
남편이 그동안 자른 돌이 반인데,
반만 더 하면 되는데 왜 사느냐고 했다.
만약에 돌을 사면,나는 반이라도 고생을 더 안하고
일을 끝낼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남편은 반만 더 고생하면 일을 끝낼수 있다고 했다.
차고를 고치고 있는 문신의 남자.
고생을 고생으로 여기지 않는 남편에게는
더 고생을 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돈아끼는 사람을 보면 꼭 돈을 아끼려고
고생하는 것도 아닌 것을 남편을 보면서 느끼게 된다.
전문가의 손을 거쳐 비로소 스르르 잘 열리는 차고문.
매사에 돈을 아끼기 위해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는 이면에
보기에는 그럴 듯해 보여서 다들 이웃 사람들도 칭찬을 했지만
나 혼자서는 차고문을 못열어서 매번 남편을 불러야 했었다.
차고문은 새로 전문가를 불러서 다시 조립하고
문이 잘 열리기까지 재료비외에 설치비만 거의 $560이 들었다.
온몸에 문신을 새긴 율부리너같은 머리를 한 백인 젊은 남자가
차고 문을 설치하려고 왔다.드릴로 못을 박는지
시끄러운 소리가 한참 들렸다.
차고문 하나에 설치비가 $195라고 했는데,
줄을 바꾸어야 한다면서 두짝에 $80이라고 하고
또 무엇인가 더 넣고 하다 보니 다 고친 가격이 $560정도 들었다고 한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돈은 돈대로 들어 가고...
결국은 그전문가 덕분에 차고문은 스르르 열리게 되었다.
동영상을 못올려서 사진만 올렸다.
큰딸이 카톡을 보내왔다.
4살 보라색 수영복을 입은 손녀가 다이빙을 하는 동영상이다.
다이빙이 끝나자 수영을 해서 수영장벽으로 나오는 모습이었다.
큰딸이 손녀의 자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사람이 자기 가족이다.